주요 외신들 한미간 외교적 긴장 여파에 촉각
한미관계에 “찬물 끼얹는 사태 될 수도”
검거 몇 개월 전부터 수사 시작된 ‘기획 단속’
극우 친트럼프 MAGA주의자의 제보로 시작
조지아 사상최대 산업투자라는 공장 건설 중단
“조지아 주 현대차 공장, 한국인 이민 단속에 적발.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 건설현장에서 약 500명 근로자 체포” “서울에서 외교적 우려 불러일으켜”(<뉴욕타임스>)
“미국정부가 현대자동차에서 475명 구속, 불법취업 혐의. 거액투자에 찬물”(<일본경제신문>)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주요국 언론 매체들이 5, 6일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조지아 주 서배나 인근 엘라벨에 짓고 있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취업, 불법체류 등의 혐의로 다수의 한국인들을 비롯한 수백명의 노동자들을 체포 구금한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국토안보부(DHS) ‘사상최대의 작전’을 요란하게 보도했다.
국토안보부(DHS) 창설 이래 최대작전
‘조지아 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업투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지아 주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극찬(<가디언>)했다는 이 사업이, 불과 열흘 전쯤 한국이 대규모 추가투자까지 약속한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얼마되지도 않은 시기에 대규모 현장 건설노동자 체로 구금으로 건설 중단사태를 빚은 것에 언론들은 놀라움을 표시했다.
<가디언>은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국(DEA), 주류·화기·담배·폭발물단속국(ATF)까지 나선 미국 국토안보부 창설 후 단일 현장 단속작전으로는 최대라는 이날 일제검거에서 현대자동차 공장과 LG에너지솔루션(LGES)의 노동자 560명이 구금됐으며, 이들 중 약 300명이 한국 국적자라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쪽은 구금된 노동자들 중에 현대 직원들은 없다고 밝혔으며, 그들 대부분은 협력(하청)업체들이 채용한 사람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이들은 4일 밤(현지시각) 조지아 주 포크스턴 구치소에 수감됐다.
한미관계에 “찬물 끼얹는 사태 될 수도”
언론들은 이날 단속은 조지아에서 진행 중인 현대자동차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게 만들었고, 아울러 트럼프 정부의 강화된 이민자 단속정책이 다시 한번 극적으로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자 투자국인 한국과 미국 간의 긴장이 악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닛케이>는 “(문제의) 공장은 한국의 미국에 대한 거액 투자의 상징으로 양국간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될 수도 있다”면서 한국 언론들의 보도를 인용해 한국정부와 현대자동차가 받은 충격이 크다고 전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이번 일제단속 및 수사 이유를 “불법고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 당국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사람들이나 취업 금지당한 사람, 취업비자를 갖고 있었지만 기간이 지나는 등의 이휴로 체류초과 상태가 된 사람들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들 대부분은 공장 건설 작업반원들이었다. <아사히신문>은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언론 보도와 <연합뉴스> 기사를 인용해 구속된 한국인 출장자들 다수가 회의참가나 계약협상 등을 목적으로 미국에 가는 사람들에게 발부하는 ‘B-1’비자나 비자 면제 프로그램을 통해 필요한 전자도항인증 시스템(ESTA)을 신청해서 입국한 사람들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일제단속은 몇 개월에 걸친 수사의 정점”
<뉴욕타임스>는 이번 일제단속이 몇 개월에 걸처 진행돼 온 수사의 ‘정점’(culmination)이라고 했다. 즉흥적인 검거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조사를 진행하면서 법적인 근거를 확보한 ‘공들인 기획수사’라는 얘기다. 이번 단속이 현지의 친트럼프 극우 정치친의 제보로 시작된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신봉자인 제보자는 미국인들의 취업을 위해 불법취업 현장을 고발했다고 주장했다. 전임 조 바이든 정부 때 인가받아 건설을 시작한 이 공장에 대한 이 지역 극우 공화당세력의 반민주·바이든 정서가 작용하진 않았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5일 기자회견에서 “많은 불법이민자들이 있었다. 그래서 (ICE 등이) 직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미 경제협력에 균열?
<아사히>도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기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 점에 주목하면서, “우리 투자업체들의 경제활동과 우리 국민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당해선 안 된다”는 외교부의 우려와 유감 표명 사실과 함께 한미 경제협력에 균열이 생길지 모른다는 한국 보수언론들의 지적을 인용해 실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미국 제조업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해 왔으며, 그 중 상당부분은 반도체와 전기차 공장 건설에 대한 미국 연방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은 것이었는데, 트럼프 정부가 그 혜택의 일부를 이미 철회했다면서 “이는 SK그룹, LG, 삼성과 같은 대기업들의 예상 수익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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