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직업이 개인도 마을도 함께 먹여 살린다
어촌계장과 이장이 마을 공동체 이끌 양대 주체
'마을 월급쟁이' 많이 탄생해야 마을공동체 건강
협동조합 비빌언덕 삼아 다양한 마을일터 창출
지금 율티마을은 마을협동조합 설립 준비가 한창이다. 6월 설립이 목표다. 어촌 신활력증진사업, 어촌체험 휴양마을사업, 탄소중립 실천지원사업 등 율티어촌마을 공동체사업의 관리와 경영을 실무적으로 책임질 책임운영 조직이 필수적이다.
지난 2월부터 마을주민들은 7월 설립을 목표로, 격주 목요일마다 마을교육장에 모여 '왜 협동조합을 만들어야 하는지', '함께 협동하고 연대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등 협동조합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경남지역 사회적경제 분야의 대표적 전문가인 김석호 경남대 부동산경제금융학과 교수가 강의와 자문을 맡고 있다.
율티 마을 주민들이 굳이 힘들게 협동조합을 만들려는 목적은 분명하다. ‘일과 삶이 하나되는 율티마을 공동체의 지속가능 발전 100년 비전’을 어촌계원을 비롯한 마을주민들이 일상적으로 공유하려는 것이다.
'비빌언덕' 협동조합에서 일하는 ‘마을사업가'와 '마을노동자'
이를 위해 협동조합과 율티어촌마을공동체를 이끌어나갈 양대 책임 주체로서, 어촌마을공동체사업의 법적 운영주체인 어촌계장과 마을공동체의 사회적 운영주체인 이장은 이미 의기투합한지 오래다.
다소 걱정했던 협동조합 실무운영 책임자의 자리도 뜻하지 않게 채워졌다. 결정적으로 협동조합의 사무국장이라는 중책을 감당할 의지와 역량을 충분히 갖춘 출향인이 귀향을 결심했다.
협동조합이 설립되면 율티 어촌계 및 율티 마을회와 가칭 ‘율티마을 협동조합’은 위수탁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율티 어촌계와 율티 마을회의 어민들과 마을 주민들이 결심하고 결의하면, 율티마을 협동조합은 율티마을 주민들이 위탁한 사업과 과업을 성실하게 실행하고 실천할 것이다.
협동조합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가장 큰 목적과 가치는 ‘마을 일자리’다. 율티마을과 율티마을 협동조합에 이른바 ‘마을 사업가’와 ‘마을 노동자’가 많이 일했으면 한다. 가령 갯벌체험장, 마을가게 직판장에서 일하는 경제사업팀, 마을축제와 마을시장을 벌이는 문화사업팀, 마을학교와 마을캠프를 운영하는 교육사업팀, 마을 공유주방과 마을 공유게스트하우스를 관리하는 생활사업팀 등 다종다양하고 다채로운 이른바 ‘마을월급쟁이’들이 많이 탄생하기를 바란다.
지속가능한 마을일자리는 ‘적정한 경제적 보상’ 보장돼야
나아가 아예 협동조합을 비빌언덕 삼고, 로컬크리에이터로서 마을일터를 창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율티 어촌계의 이상율계장과 율티마을회의 김정주 이장이 올해 경남대 미래라이프대학의 로컬크리에이터학과의 신입생으로 입학해서 ‘마을창업’의 길을 가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설령 마을공동체사업을 통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한들, 적정한 수준 또는 ‘좋은 일자리’가 가능할 것이냐는 의문이다. 불행히도 우리 마을공동체사업의 현장과 현실 속에서는 자신있게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장담할만한 선례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율티마을은 일단 현실과 현장에 발을 딛고 꿈을 꿔야하는 신중함을 잊지 않을 작정이다. 예를 들어 어촌 신활력 증진사업이 완료되고, 사업공간이 완비되는 2027년이나 2028년을 사업원년으로 삼는다면, 생활임금 정도의 보수가 책정되는 정규직 2~3명, 월간 50여만 원 정도의 겸업수입을 기대하는 시급제 비정규직 5명 안팎 정도만 되어도 나쁘지 않겠다.
물론 조합원들의 자원봉사 또는 당번제 노동, 재능기부도 불가피하겠지만, 그건 운영 초기에 한정되어야 한다. '마음은 있어도 결국 몸이 움직이지 않는' 한계상황에 부딪쳐, 공동체에 상처를 입히고마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법이라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경제적, 생태적, 교육적, 문화적 ‘마을일자리’의 사업영역과 직업군
굳이 ‘마을일자리’의 유형을 일반적이면서도구체적으로 분류하자면 경제, 생태, 교육, 문화 등의 주제 분야별로 다종다양하고 다채로운 사업영역과 직업군을 얼마든지 창출할 수 있다.
물론 개중 농사를 짓는 ‘농부’가 농촌에서는 가장 중요한 직업으로 대접받아야 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농부는 국가의 식량주권을 지키는 공익요원과도 같은 성직이다. 그래서 비록 전업농부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제 식구 챙겨먹일 반찻거리 정도의 작은 텃밭농사나마 손에서 놓지 말아야 할 이유와 가치가 충분하다.
‘먹고 살 일거리’를 책임지는 경제 분야는 ‘마을기업’과 ‘마을시장’으로 대별할 수 있다. 마을기업은 다시 친환경농부가 일하는 ‘마을농장’, 농식품가공원으로 취직할 ‘마을공장’, 직거래 유통상으로 근무하는 ‘마을가게’, 그리고 도농교류 및 체험 지도사로 활동하는 ‘마을공원’으로 나뉜다.
마을시장은 유럽의 라이파이젠 협동조합은행 같은 대안금융기관으로서 ‘마을은행, 스위스 미그로(MIGROS) 협동조합의 모태가 된 ’보따리 마을 상인‘들이 모여서 여는 ’마을장터‘라는 ’마을에서 먹고 살만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율티형 일자리는 마을 체험해설사, 가게매니저, 공방공예가, 주방세프 등
생태분야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생태건축 등 엔지니어들이 적정기술 모델을 개발하고 제품화하는’마을발전소‘, 마을을 인문, 사회, 자연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컨설팅하는 ’마을연구소‘ 등의 '마을연구개발(R&D) 센터'를 세워서 꾸릴 수 있다. 또 '마을체험캠프‘에서는 마을캠프, 자연캠프 등의 체험 지도교사, 청소년 지도사 등이 마을에는 많이 필요하다.
교육분야는 ’마을학교‘와 ’마을학원‘으로 나눌 수 있다. 마을학교는 유소년에서 청소년까지의 어린이학교와 청년에서 노인까지의 어른학교로, 마을학원은 명상, 문학 등을 배우는 마음학원과 춤, 그림, 노래 등을 가르치는 몸학원으로 교과과정을 편성할 수 있다. 다양한 공부와 경험을 한 전문교사와 강사 자원의 일자리를 얼마든지 많이 만들 수 있다.
문화분야는 ‘마을생활원’에서는 마을펜션과 마을회관을 기반으로, ‘마을문화관’에서는 마을도서관, 마을박물관 등의 마음문화관과 마을극장, 마을출판사 등 몸문화관을 바탕으로 한다. 사회복지사, 마을요리사 등 각 시설의 운영 및 관리자, 사서, 큐레이터, 공연예술인, 기자, 편집자 등이 도시의 어느 직장에서처럼 일할 수 있는 마을의 일터를 마련할 수 있다.
율티마을에는 곧 마을체험장, 마을공유가게, 마을공유주방, 마을문화공방 등의 마을일터가 만들어진다. 마을체험해설사, 마을가게매니저, 마을주방세트, 마을공방 공예가 등의 ‘율티마을형 마을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삶과 일이 하나되는 율티마을공동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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