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생업 : 경제적, 생태적, 교육적, 문화적 ‘마을일자리’

 

율티어촌계와 율티마을회가 함께 설립, 운영 예정인 '율티체험휴양마을협동조합' 설립 준비 총회
율티어촌계와 율티마을회가 함께 설립, 운영 예정인 '율티체험휴양마을협동조합' 설립 준비 총회

율티마을 사람들은 마을 앞 바다를 ‘호수같은 바다’라고 부른다. 경남 중부 해안권역의 최대 규모 갯벌인 창포만에 아늑하게 둘러싸여 있다. 그래서 바다가 마치 호수처럼 보인다.

2022년에 행안부로부터 탄소중립실천마을로 지정되었다. 탄소중립 홍보관이 조성되고 탄소중립 갯벌체험장을 조성했다. 이미 이같은 어촌계의 공유자산을 활용해 갯벌체험 등 어촌 및 생태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 30일에는 마침내 창원시 수산과로부터 ‘어촌체험·휴양마을사업자’로 지정받았다. 하지만 기존에 창원 관내에서 어촌체험·휴양마을사업자로 지정받은 어촌마을은 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심지어 어떤 마을은 마을주민들이 사업을 꾸려가는 게 버거워 사업자 지정을 반납했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율티어촌체험·휴양마을’은 창원 관내에서, 나아가 경남지역에서 어촌체험·휴양마을사업의 성공적인 운영사업지가 되어야 할 책무와 필요가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을 잘 추진해서 마무리하면 얼마든지 현실적인 목표로 삼을 만하다.

 

율티마을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 함께 나누고 싶은, 경제적, 생태적, 교육적, 문화적 일터와 일자리
율티마을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 함께 나누고 싶은, 경제적, 생태적, 교육적, 문화적 일터와 일자리

어촌마을공동체사업의 중심, ‘어촌체험·휴양마을’ 사업

202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율티권역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의 성공적 수행이 관건이다. 어민복지회관을 리모델링한 소득사업의 거점 시설인 ‘채움스테이션’이 가동되는 2027년이 사업의 원년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탄소중립 홍보관, 창포만 갯벌 및 습지 등 율티마을 사업화의 핵심자원 및 자산이 여기에 잘 가미되고, 활용돼야 한다. 그렇다면, 경남환경재단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생태·환경 체험프로그램 등을 중심으로 ‘어촌체험·휴양마을사업’의 어촌마을공동체 소득사업화 가능성은 충분하다.

체험·휴양마을사업 등 율티마을 소득사업에서 율티리에서 탄생한 국내 최초 어류도감이자 천주교 성지순례 주요 테마로서, 대표적 사업 자산인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를 빼놓을 수 없다.

우해이어보 테마와 관련한 역사·문화 콘텐츠, 상품(굿즈), 프로그램, 서비스 등을 연계·연동한 ‘마을공유가게 직거래(직판)사업’과 연계한 소득사업 타당성도 적정하다. 다른 마을에는 없는 율티마을만의 특화 자원이고, 다른 마을에서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동 매계마을의 '마을협동조합 매계' 사무국과 조합원들
하동 매계마을의 '마을협동조합 매계' 사무국과 조합원들

어촌마을협동조합으로 ‘사람’과 ‘돈’의 숙제를 풀어야

남은 중요한 숙제는, 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두 가지 요인으로 집약된다. 바로 ‘사람’과 ‘돈’이다.

일단 이 소득사업을 책임지고 관리하고 운영할 주민, 그리고 주민조직이다. 율티어촌체험·휴양마을사업 등 소득사업의 책임운영주체로서 ‘율티체험휴양협동조합’을 올 초부터 준비하고 있다. 율티어촌계를 중심으로 율티마을회와 함께 이미 30여명의 조합원 등 조직구성, 정관 및 사업계획서 작성은 마친 상태다.

‘돈’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됐다. 조합 출자금은 어촌계와 마을회의 기금 등을 공동으로 마련해 놓은 상태다. 상반기 중 설립 등기를 마친다는 작업 일정은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또 다른 ‘돈’ 문제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초기 운영자금의 조달 문제, 수익금의 분배 또는 활용 문제다. 협동조합이 수지타산을 맞추기 전까지 초기 운영자금은 난제임에 틀림없다. 조합원들이 월 회비를 갹출하자는 합의는 이루었지만 충분하지 않다. 앞으로 수시로, 상시로 조합원들의 지혜를 모아서 슬기롭게 풀어갈 과제이다.

손익분기점에 이르고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면 운영자금 고민을 덜 수 있다. 당연히 사업의 수입금이다. 주력사업인 체험·휴양·학습프로그램 운영 수입금, 마을공유가게의 (농)수산물, 식품, 특산물 판매 수입금이 주요 수입원이다. 여기에 협동조합 신규 및 추가 출자금, 마을기업 등 마을공동체사업 관련 후속·연계 정부·지자체 지원사업 보조금도 고려하고 있다.

이렇게 더도 덜도 말고, 연간 1억 원 가량을 벌어, 200만~300만 원 정도의 월급여를 받는 정규직 2~3인, 비정규직 파트타임 다수의 ‘마을일자리’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제주시 선흘2리 마을회가 운영하는  '오름보러가게'
제주시 선흘2리 마을회가 운영하는 '오름보러가게'

율티마을 최대자산 ‘햇빛’으로 마을연금을

그리고 이른바 ‘햇빛생활연금’도 구상하고 있다. 지금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의 일환으로, 사업대상지인 국유부지를 지원사업비로 매입해, 마을생태주차장, 이음스테이션(생활복지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마을생태주차장 상부, 이음스테이션(생활복지시설) 등 건축물 지붕, 그리고 갯벌 방파제 등 유휴부지를 활용, 이른바 ‘율티탄소중립 햇빛연금 태양광발전소’를 세우고 싶다.

월 1000만 원의 수입을 마을생활복지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여주 ‘구양리 햇빛두레발전소’ 사례를 따라하면 될듯하다. 이 ‘구양리 햇빛두레발전소’는 2022년 산업통상자원부 '햇빛두레 발전소' 사업에 선정돼, 장기 저리 융자금을 활용한 1메가와트 규모의 선도 사례다.

마을공동소유 마을회관, 창고, 체육시설, 주차장 등, 마을주민이 100% 공동소유하는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했다. 그 결과, 연간 약 1억 2000만 원, 월평균 1000만 원 수익(햇빛연금)을 창출해, 마을공용 버스, 마을공동식당, 마을행사 지원 등의 주요재원으로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햇빛이 쏟아지는 율티마을 바닷가 '장미길'
햇빛이 쏟아지는 율티마을 바닷가 '장미길'

이처럼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면, 율티마을 공동체의 기본적 생활편의 및 경제적 복지 수준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게 확실하다. 무엇보다 경남지역을 대표하는 탄소중립실천 시범마을로서 사회적 역할과 생태적 전망을 이끄는 복합적, 부수적 사업효과까지 기대한다.

이 구양리 사례 외에도 햇빛연금은 현재 전남 신안군 ‘햇빛 및 풍력 연금’, 전북 익산시 ‘신재생에너지 마을자치연금’ 등 인구감소 등으로 지방소멸이 우려되는 일부 지자체에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판매 수익을 자급자족형 주민복지 재원으로 충당하고 있다.

최근 이재명 후보의 대선 정책공약으로도 햇빛연금 또는 바람연금을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이 후보는 “태양광 발전소를 몇 개씩 만들면 주민들이 직접 수익을 지급 받는 햇빛연금도 할 수 있다”면서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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