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구 시민기자의 '동그라미 생각'

안철수의 '긁' 정치
안철수의 '긁' 정치

안철수는 2011년 ‘새정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정계에 입문했다. 기존 정치 생태계와는 차별되는 서울대 의대 출신의 성공한 벤처기업가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박원순에게 양보하며 ‘통 큰 정치’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안철수의 정치적 신드롬은 거기까지였다.

그가 약속한 ‘새정치’는 신당 창당과 합당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분열의 정치로 변질됐다. 양당 정치의 폐해를 극복하겠다며 내세운 중도정치는 결국 기존 정치를 답습하는 형태로 끝이 났다. 정치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목소리를 바꾸는 변신을 시도했지만, ‘내가 MB 아바탑니까!’라는 자폭성 발언으로 오히려 한계를 노출했다.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을 찍은 사람은 1년 후 손가락을 자르고 싶어질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으나, 이후 국민의힘과 합당하는 모습을 보이며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였다. 

최근에는 유발 하라리 교수와 토론하는 이재명을 겨냥해 “목을 긁힌 뒤 죽은 듯이 누워 있는 이재명”이라고 저격하며 극우 쪽으로 기우는 듯한 극단 정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드롬처럼 시작된 안철수의 ‘새정치’는 1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정치권에 기생하면서, 사라지지 않는 정치적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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