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전년 동월비 17개월 연속 올라

전달보다 0.3% 올라 상승률 5개월새 최고

설 명절 앞두고 휘발유 1800원까지 치솟아

국내 공급물가도 두 달 연거퍼 0.6% 상승

환율, 국제유가 당분간 안정세 회복 어려워

한은 "1월 수입 물가 더 오를 가능성 크다"

윤석열 정부 최상목 경제팀이 자랑삼아 온 물가마저 무너지고 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17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월 대비로도 5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르며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생산자물가 상승으로 2~3개월 뒤 소비자물가는 더욱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더구나 물가변동의 주요 변수인 환율과 국제유가도 당분간 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없어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설명절 '민족 대이동'을 앞두고 서울 주유소 휘발유값도 리터당 1800원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설 연휴 '민족 대이동'을 앞두고 서울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1800원 가까이 급등했다. 20일 오후 서울 한 주유소에 기름값 안내판이 놓여 있다. 2025.1.20. 연합뉴스
설 연휴 '민족 대이동'을 앞두고 서울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1800원 가까이 급등했다. 20일 오후 서울 한 주유소에 기름값 안내판이 놓여 있다. 2025.1.20. 연합뉴스

21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51(2020년 수준 100)로 전월(119.10)보다 0.3%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11월(0.1%) 넉 달 만에 반등한 이후 2개월 연속 상승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 올라 17개월째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1.7% 상승했고, 지난달 상승폭은 지난해 7월 이후 5개월만에 가장 컸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전월보다 2.8% 상승했다. 작황 부진으로 농산물(3.4%)이 오르고, 축산물(3.7%)도 연말 수요 증가, 공급 부족으로 상승했다. 공산품은 국제유가와 환율이 오르면서 석탄 및 석유제품(2.2%)과 화학제품(0.4%) 등을 중심으로 0.3% 상승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도시가스(4.9%) 등이 올라 0.4% 상승했으며 서비스업도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0.3%)와 운송 서비스(0.3%) 등을 중심으로 0.1% 올랐다. 세부 품목 중에는 감귤(22.6%), 무(22.0%), 닭고기(14.3%), 휘발유(4.8%), 휴대용전화기(4.1%), 국제항공여객(8.8%) 등이 대폭 상승했으며, 물오징어(-28.1%), 혼합소스(-9.6%) 등은 크게 떨어졌다.

 

생산자물가 추이
생산자물가 추이

수입품 가격 변동까지 포함해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6% 상승했다. 생산자물가 상승 폭의 2배 수준이다. 국내 공급물가는 지난해 11월(0.6%)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이후, 지난달에도 같은 오름폭이 계속됐다. 원재료(1.7%), 중간재(0.5%), 최종재(0.7%) 모두 상승했다. 지난해 연간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1.9% 올랐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12월 총산출물가지수도 0.8% 높아졌다. 농림수산품이 2.8%, 공산품이 1.0% 올랐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2.7% 상승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11월에 이어 12월에도 수입 물가가 환율 상승 영향으로 오르면서 생산자물가에 비해 국내 공급 물가 상승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물가 오름세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고,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2~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도 추종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이달에도 환율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국제유가도 전월 대비 8%나 올랐다. 직접적인 수입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국제유가 추이
국제유가 추이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1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현재 리터당 1722.73원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1798.29원으로 18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서울 휘발유값이 18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여파로 유가가 급등했던 2023년 11월 6일이 마지막이었다.

국내 기름값 상승은 이달 들어 국제 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러시아 에너지기업 제재 여파로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국제 유가 변동은 통상 2~3주 시차로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므로 국내 유가는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자물가 등락률. 자료 : 한국은행
생산자물가 등락률. 자료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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