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극우 선동, 증거 인멸 지령"

한동훈 "내란 자백 취지…탄핵 찬성"

우원식 "참담…여야 대표 회담하라"

이재명 "윤, 이제 다 내려놓으시라"

조국 "내란수괴, 국민과 야당 겁박"

경기·광주·전남 단체장 "당장 체포"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전두환이 자행한 12·12 쿠데타 45주년인 12일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를 통해 군을 불법으로 동원했던 친위 쿠데타 행위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대국민 담화에서 비상계엄은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키려 했던 것"이라며 "그 길밖에 없다고 판단해서 내린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가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정치적 최후를 앞둔 윤석열이 내지르는 '단말마의 비명'으로 들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2024.12.12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2024.12.12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 윤석열 담화에 "참담"

이재명-한동훈 회담 즉시 개최 제안

7일 오전 담화에선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통한 즉각적 직무 정지를 피하고자 "제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 향후 국정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라고 '2선 후퇴'를 내비쳤다. 여당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국힘 의원들의 탄핵 동참을 막고자 수를 썼다가 5일 만에 다시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윤 대통령의 담화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데다가 그 내용도 시종일관 불법적 계엄령 선포의 정당성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거대 야당의 "횡포'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됐다는 궤변으로 점철됐고, 일말의 자성의 빛도 보이지 않자 여야 모두 혀를 내둘렀다.

특히 우원식 국회의장은 긴급 입장문을 통해 "참담한" 심경을 밝히는 한편 국가적 불안정성을 최대한 빨리 정리하기 위한 즉각적인 여야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우 의장은 "국회에 경고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헌정 질서에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파괴해도 된다는 것이고, 국민 기본권을 정치적 목적의 수단으로 삼아도 된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12.12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12.12 연합뉴스

한동훈도 돌려세운 윤석열의 '광기'

탄핵 찬성 표결 제안…친윤계 반발

'광기 어린' 윤석열의 담화는 뭣보다 국힘 한동훈 대표를 '탄핵 찬성'으로 돌려세웠다. 한 대표도 낌새를 몰랐던 듯하다. 한 대표는 때마침 새 원내대표를 뽑는 의원총회장에 들러 "방금 대통령이 녹화로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대국민 담화를 했다. 저는 이런 담화가 이뤄진다는 사실 자체를 사전에, 그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말해 '충격'을 고백했다.

한 대표는 "지금의 상황을 반성하는 게 아니라, 합리화하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였다"면서 즉각적 대통령의 직무 정지를 위한 탄핵을 제안했다. 또한 윤 대통령의 탈당·제명 논의를 위한 당 윤리위원회도 소집했다.

의총 발언에 앞서 한 대표는 별도의 입장 발표를 통해 "대통령이 조기 퇴진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임기 등 문제를 당에 일임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어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군 통수권을 비롯한 국정운영에서 즉각 배제돼야 한다", "더 이상의 혼란은 막아야 한다"라고 말한 뒤 탄핵 찬성을 당론으로 삼자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런 한 대표의 발언에 당내 반발도 뒤따랐다. 임종득 의원은 언성을 높이며 발언 중단과 연단에서 내려올 것을 요구했고, 이상휘 의원은 대표가 주관적 발언을 한다고 비판했다. 뒤이어 이철규 의원은 "당 대표가 수사 결과도 발표되지 않았고 또 재판이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부적절한 행위, 이 또한 실정법에 저촉되는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지만, 내란죄라고 단정하는 것은 서두른 감이 있다"며 "대표의 말씀은 당의 얘기가 된다. 적어도 의총에서 의원들과 한마디 상의를 하고 그런 결정이나 발표를 하는 것이 민주적 절차에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상계엄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집회 참가 시민들이 행진 도중 국민의힘 당사를 둘러싸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11 연합뉴스
비상계엄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집회 참가 시민들이 행진 도중 국민의힘 당사를 둘러싸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11 연합뉴스

민주 "극단적 망상…대국민 선전포고"

김민석 "극우 선동, 증거 인멸 지령"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의 담화를 극우 세력의 결집과 관련자들의 증거 인멸을 사실상 '지시'했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극도로 비정상인 만큼 즉각 탄핵과 긴급 체포를 요구했다.

윤석열의 담화는 오전 이재명 대표 주재의 비상최고위원회 회의 이후에 나오는 바람에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별도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은 "담화로 윤석열의 정신적 실체가 재확인됐다. 극단적 망상의 표출이자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규탄했다. 특히 "이미 탄핵을 염두에 두고 헌법재판소 변론 요지를 미리 낭독해 극우의 소요를 선동한 것"이라며 "나아가 관련자들에 증거 인멸을 공개 지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4.12.12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4.12.12 연합뉴스

앞서 이재명 대표는 비상최고위원회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당신의 그 알량한 자존심, 그 알량한 고집, 그 때문에 수많은 5,200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왜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라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지 말고, 윤석열 대통령도 이제 다 내려놓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회의를 마친 이 대표는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찾아가 계엄 사태의 조기 해소를 위해서 종교계도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윤 대통령의 상태가 매우 심각한 만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민주당은 탄핵 가결 때까지 엄중하고 비상한 각오로 준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도 명백한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은 윤 대통령을 긴급 체포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아직도 미쳤다. 미치광이에게 대통령직 군 통수권을 1초라도 맡길 수 없다"며 "공수처와 경찰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당장 체포하라"고 적었다.

 

10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에서 학생들이 '비상계엄 규탄 윤석열 정권 퇴진, 단국대학교 1,500인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2024.12.10
10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에서 학생들이 '비상계엄 규탄 윤석열 정권 퇴진, 단국대학교 1,500인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2024.12.10

김동연 "내란 수괴 광기"…1위 시위

강기정 "당장 탄핵" 김영록 "체포"

김동연 경기지사도 페북을 통해 "내란 수괴의 광기를 본다. 분노를 넘어 참담하다...태극기 부대에 기대, 나라를 쪼개고 광장을 오염시켜 극도의 혼란을 부추기려는 시도"라면서 "수사기관은 지금 즉시 체포, 격리하기를 엄중히 촉구한다"고 썼다. 김 지사는 이날 수원 중심가를 찾아 윤 대통령의 즉각 체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페북에서 "답 없는 윤석열! 지금 당장 체포하고, 국회는 토요일이 아니라 당장 탄핵해야 한다"면서 "광주는 윤석열을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적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페북에 "일부 보수 유튜버 주장을 방패 삼아 국민을 오도하려는 반헌법적 변명에 불과하다"며 스스로 반국가 반헌법 세력임을 자인했다. 바로 체포해야 한다...14일 전에라도 바로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와 관련해 질문하기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4.12.11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와 관련해 질문하기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4.12.11 연합뉴스

조국 "내란수괴, 국민과 야당 겁박"

혁신당 "스스로 자리서 내려오라"

조국혁신당도 강하게 성토하고 나섰다. 조국 대표는 "내란 수괴이자 과대망상, 편집증 환자가 뻔뻔하게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하고 '광란의 칼춤' 운운하며 국민과 야당을 겁박했다"며 "토요일이 아니라 당장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기소된 조 대표에게 징역 2년을 확정됐다.

김보협 혁신당 대변인은 윤석열 담화에 대한 논평에서 "내란 및 군사 반란 수괴 윤석열의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 대해 논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며 "중대 범죄 피의자의 자기 변론이고, 망상 장애와 편집증이 심한 이의 헛소리"라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권력으로 국민에게 총부리를 들이댄 자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유권자들 마음을 손톱만큼이라도 생각한다면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도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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