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경기 둔화로 세계 경제성장률 0.1%p 낮춰

"침체 시나리오 피했지만 저성장 기조 장기화 우려"

수출 의존 구조인 한국으로서는 부담 요인 될 듯

대다수 국내외 기관들은 유엔보다 0.1~0.6%p 낮아

유엔 '2024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 표지. 자료 : 유엔 경제사회국(DESA)
유엔 '2024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 표지. 자료 : 유엔 경제사회국(DESA)

유엔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나온 국내외 기관들이 내놓은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선진국 그룹의 경기 둔화로 세계 경제성장률은 낮춰 잡았다. 수출 의존적인 한국으로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엔 경제사회국(DESA)은 4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4%로 예상했다. 지난해 5월에 발표한 전망치보다 0.1%p 낮춘 수치다. 선진국 중심으로 경기가 작년보다 둔화하면서 세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2.7%·추정치 기준)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유엔의 이 같은 전망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제시한 2024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2.9%) 대비 다소 비관적인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유럽연합의 올해 성장률은 1.2%로 종전 대비 0.3%p 하향 조정됐고, 영국도 0.4%로 종전 대비 0.7%p 낮아졌다. 신흥국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대비 0.2%p 낮춘 4.0%로 제시했다. 반면 미국은 1.4%로 직전 보고서 대비 0.4%p 상향 조정됐고, 일본(1.2%)과 중국(4.7%)도 직전 보고서 대비 각각 0.2%p 상향됐다.

 

유엔 주요국 경제성장률 전망
유엔 주요국 경제성장률 전망

보고서는 한국의 지난해 실질 경제성장률을 1.4%로 추정했고, 올해는 2.4%로 성장세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획재정부가 4일 올해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제시한 2.2%보다 0.2%p 높은 수준이다. 기재부가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2024년 경제성장률은 2.4%였으나 전날 발표에서는 이를 하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한국경제에 대해 "민간소비의 둔화는 고물가 지속으로 실질임금이 하락한 것을 반영한다"면서도 "긴축적 통화정책과 금융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2023년 민간투자가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2024년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라고 평가했다.

 

주요 기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2023-2024년)
주요 기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2023-2024년)

하지만 국내외 기관들이 내놓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모두 유엔보다 낮은 수준이다. IMF와 아시아개발은행(ADB),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2.2%로 전망했고, 한국은행은 2.1%로 예상했다. 1%대 성장률을 전망한 곳도 있다. LG경영연구원은 지난해 12월 25일 발표에서 2024년 성장률을 1.8%로 전망하면서 2년 연속 1%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유엔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이유가 선진국 그룹의 경기 후퇴라는 점도 한국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경제성장의 근간을 수출에 두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선진국들의 경기가 부진할 경우 수출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엔은 올해 미국 경제가 가계저축 감소와 고금리, 노동시장 과열 완화로 올해 중 소비가 약화하고 투자가 부진한 상태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엔은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은 현저히 감소했지만 노동시장과 주택시장, 금융시장 여건 악화로 경제가 현저한 하강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4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자료=유엔 2024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
'2024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자료=유엔 2024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

유럽 경제는 긴축 통화정책의 여파와 재정지원책의 중단이 성장세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흥국 경제에 대해서는 다수가 경제 구조가 취약하고 소득 수준이 낮아 성장세가 약화한 상황이며, 이에 따라 팬데믹에 따른 손실의 완전한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5년엔 세계 경제 성장률이 2.7%로 다소 높아지겠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의 세계 경제 성장률 추세(3.0%)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는 "지난해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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