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대변인 성명 "필요한 모든 조치 취할 것"

홍콩도 도쿄 등 10개 도·현 수산물 수입금지 예고

"일본, 글로벌 공익 무시한 극도로 이기적인 행동"

 

24일 오후 핵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023.8.24. 연합뉴스
24일 오후 핵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023.8.24. 연합뉴스

중국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핵 오염수 해양투기(방류)에 돌입한 24일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전면적 수입 중단을 선언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이날 일본이 핵 오염수 해양투기를 개시한 직후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가 식품 안전에 가져다줄 방사성 오염 위험을 방지하고, 중국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며, 수입 식품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오늘을 기해 일본이 원산지인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이날 오후 1시를 기해 오염수 1t을 바닷물 1200t으로 희석해 미리 대형 수조에 담아 놓았던 혼합물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기시다 정부는 22일 핵 오염수 방류 관계 각료회의를 열어 이날 방류를 최종적으로 결정한 바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는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과 서울환경연합 주최로 열린 전국 동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 8. 24. 연합뉴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는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과 서울환경연합 주최로 열린 전국 동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 8. 24. 연합뉴스

중국, 일본 수산물 수입 전면 중단…"일본 피고석에"

그동안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반대와 만류에도 일본이 핵 오염수 해양투기를 강행할 경우 일본산 수산물 등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기회 있을 때마다 경고해왔다.

지난달부터 후쿠시마현 등 일본의 10개 도·현에서 생산된 수산물과 식음료 등에 대한 전면적인 방사능 검사를 벌여온 중국은 그동안 일본이 투기를 개시하면 수입 금지 조치를 수산물 이외 품목으로 확대하고 범위도 현재의 10개 도‧현 이상으로 넓힐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 투기 개시하자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장문의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는 늘 우리 인민의 행복을 최우선에 두고 있으며 식품 안전과 우리 인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 프렌즈 회의에서 발언하는 중국의 왕이 중앙정치국 위원. 2023. 07. 24. AFP 연합뉴스
24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 프렌즈 회의에서 발언하는 중국의 왕이 중앙정치국 위원. 2023. 07. 24. AFP 연합뉴스

외교부 대변인 성명 "필요한 모든 조치 취할 것"

성명은 "일본은 투기를 개시한 순간부터 국제공동체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을 피고석에 앉히고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세월 동안 국제적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성명은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투기는 △일본의 국경을 넘어서 영향을 미침으로써 일본만의 사안이 아니다 △핵 오염수 해양투기의 전례가 없고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기준도 없다 △일본의 이기적 이익을 위해 인위적 2차 재앙이 될 수 있다는 등의 문제를 따졌다.

또한 성명은 일본 정부는 △해양투기 결정의 정당성과 합법성, 정화설비의 장기 신뢰성, 핵 오염수 데이터의 진본성과 정확성 △해양 환경과 인간 건강에 안전하고 무해함 △모니터링 계획의 충실함과 효과성 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명은 "해양투기 강행은 글로벌 공익을 무시한, 극도로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일본은 리스크를 나머지 세계로 확산하고 인류 미래세대에 ‘열린 상처’를 넘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은 스스로 생태 시스템의 파괴자, 글로벌 해양 환경의 오염유발자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은 22일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이 다루미 히데오 주중 일본 대사를 불러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 투기 결정에 "엄중 항의"했다. 23일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선 "한 번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우리는 2023년 8월 24일이 해양 환경 재앙의 날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막판까지 투기 결정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24일 홍콩 주재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2023.8.24.. [로이터=연합뉴스]
24일 홍콩 주재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2023.8.24.. [로이터=연합뉴스]

홍콩도 도쿄 등 10개 도·현 수산물 수입 금지 예고

홍콩 정부도 이미 공언한 대로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한 이날부터 도쿄를 포함해 일본 10개 도·현으로부터의 수산물 수입 금지에 즉각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물과 냉동·냉장 제품은 물론이고 바닷소금, 건어물, 해초 등 모든 종류의 수산물이 수입 금지 대상이다.

홍콩 정부는 23일 밤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핵오염수 배출에 대응해 꾸린 부처 간 태스크 포스팀이 일본 수입 식품의 안전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하고 수입 금지 대상 지역이외의 수입 식품에도 포괄적인 방사능 검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은 중국에 이어 일본 농수산물의 두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다.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마카오 정부도 홍콩과 같은 일본 10개 지역산 식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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