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이화영 진술' 고리로 이재명 기소 시도 가능성

이 '진술 인정' 태도에 반발…변호인, 재판 중 "사임"

변 "김성태, '이해찬 관련' 폭로하겠다며 협박"

이 "이재명에 보고 안 해"…부인 "검찰이 형량 딜"

재판장 "해광 변호인 사임할 수도…최악 경우 국선"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19년 10월 10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공유경제 국제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9.10.10.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구속 기간이 10개월을 넘어 구속 만료와 연장의 기로에 선 시점에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다"며 '폭로성 진술'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그 이후 검찰이 구속 연장을 시도하지 않으면서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비슷한 시기와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 해 9월 28일 구속되어 구속기간 1차 연장을 거쳐 만 10개월 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이 전 부지사는, 기소 혐의와 관계없이 검찰이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는 '대북 송금' 관련 혐의로 추가 기소되어 구속이 또 한 번 연장될 수 있다는 압박과 위협을 받고 있다. 

이 '진술 인정' 태도에 반발, 변호인 재판 중 "사임"

8일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해임 논란'에 올라있는 법무법인 해광 대신 변호인으로 출석한 법무법인 덕수의 김형태 변호사가 "최근 피고인의 검찰 진술 조서는 강압과 회유로 작성된 것이므로 증거 채택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지만, 이 전 부지사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혀 최근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검찰에서의 진술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자세를 취했다. 

이는 자신의 진술 변화를 고리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기소하려는 검찰의 의도에 호응할 뜻을 비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전 부지사가 이러한 태도를 취하자 김 변호사는 그 자리에서 '사임'을 선언하고 곧바로 법정을 떠나 지난 7월 25일 공판에 이어 이날 공판도 파행을 빚었다.

이날 공판은 지난 7월 25일 이 전 부지사 부인 백 모씨의 변호인 해임과 이 부지사의 계속 선임 의사 표시, 민주당에 대한 탄원서 제출, 이 부지사의 옥중서한 공개, 백 씨의 2차 탄원서 공개 등으로 해광 변호인 계속 선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재판이었다. 이 전 부지사는 재판 시작에 앞서 재판부에 의견서을 제출하고 "해광 변호인에 대해 계속 선임을 원하며 해광 변호인이 출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변 "김성태, 이해찬 관련 폭로하겠다며 협박"

이에 김형태 변호사는 계획된 대로 재판을 진행해줄 것을 요청하며 이 전 부지사의 최근 검찰 진술조서에 대해 "피고인에 대한 회유와 압박, 신체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등에 따라 임의성이 의심되는 자백이 포함돼 있다"며 "김성태 전 회장이 과거 이재명 재판 당시 2심 재판부에 로비한 사실, 이재명의 측근 김용을 통해 이재명에 후원금을 기부한 사실, 이해찬·조정식 등이 관여한 광장이라는 조직에 비용을 댄 사실 등을 모두 폭로하겠다고 피고인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재명에 관해 허위진술을 해주면 신용카드 제공 등에 관한 진술을 번복해 주겠다는 김 전 회장의 회유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법인카드 사용을 통한 뇌물 혐의로 시작된 이 재판이 공소장에도 없는 300만불 방북비용 대납 시비로 6개월, 500만불 스마트팜 조성비용 대납 시비로 6개월을 끌고 있다"며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 제기 및 유지의 편의를 위해 불완전한 공소장을 그대로 방치한 상태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절차 진행을 하고 있다. 재판부 기피를 신청한다"면서 "이런 재판에 더는 변호인 조력을 할 의사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과 김형태 변호사는 서로 거친 말로 큰 충돌을 빚었다. 김 변호사가 이 전 부지사 검찰 진술조서 증거채택을 부인하는 의견을 진술하자 검찰은 말을 끊고 "이의 있다"며 "변호인의 의견이 피고인의 의사에 맞는 것인지 확인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당신이 변호사냐"고 맞섰고 검찰은 "검사에게 당신이라고 부르는 게 맞냐"며 반발했다. 

또한 검찰이 "변호인이 피고인과의 의견조율이 안 된 상태에서 증거 인부에 대해 얘기하고 재판부에 대해 기피신청을 하는 등 오로지 검찰 조서에 부동의하고 부인하는 미션을 받고 온 것 아닌가 한다"고 비꼬듯 얘기하자 김 변호사는 "미션이라니. 제가 무슨 미션을 받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에 재판장은 큰 소리를 지르며 변호인을 제지하기도 했다. 

이 "이재명에 보고 안 해"…부인 "검찰이 형량 딜"

이 전 부지사의 최근 진술의 변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7월 21일 옥중서신을 통해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 추진과 관련해 쌍방울에 요청한 것은 맞지만 이 대표에게 보고한 것은 아니며, 방북 비용 대납도 요청한 적 없다"며 "따라서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 대납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의 부인 백 모씨는 해광 변호인 해임을 둘러싼 충돌이 있은 뒤인 지난 7월 31일 <MBC>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검찰이 어떤 방식과 내용으로 이화영을 회유하고 협박해 왔는지를 이제는 정확히 말하려 한다"며 "검찰은 이화영이 공무원 시절에 부주의하게 쓴 법카(법인카드)를 약점 잡아서 쌍방울 김성태 회장이 이화영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줘서 형량을 낮추고 구속 만기인 10월에 불구속 상태로 나오게 해주겠다는 등 지속적인 회유와 협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뇌물죄에서 정치자금법으로 형량이 줄고 다른 추가 건은 하지 않겠다고 해서 남편은 그 기대로 계속 검찰의 조사에 응하고 있고 (구치소에) 갇혀 있었다"며 "정신적으로 피폐한 상황에서 자포자기식으로 검찰의 딜에 끌려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그걸(검찰과의 딜을) 도운 변호사를 해임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심지어 해당 변호사가 속해있는 법무법인은 이화영을 변호하면서도 한편으론 2023년 3월 쌍방울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화영의 변호인인지 쌍방울의 변호인인지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직접 보고'는 여전히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보고에 대한 간접적인 정황만이라도 있으면 이 대표를 기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이 전 부지사로부터 이 부분에 대해 어떤 진술이 나올지가 앞으로의 최대의 관건이다. 

또한 법무법인 해광 변호인에 대해 이 전 부지사 부인은 "검찰에 유화적인 태도로 딜을 돕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고, 이 전 부지사는 여전히 다른 변호인들에 비해 절대적인 신임을 공개적으로 표시하고 있어 해광 변호인들이 계속 변론을 맡을 것인지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 전 부지사가 해광 변호인의 계속 변론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어 변호인 역할을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변론 기조에 대한 불신과 변호인에 대한 검찰 수사로 이미 변호인으로서의 대외적인 신뢰가 크게 실추돼 있어 자진 사임을 선택할 수도 있다. 

재판장은 자신에게 전달된 해광 변호인의 입장을 전하면서 "사임의 가능성도 있다"고 말하고, "최악의 경우 국선변호인을 임명할 수도 있다"며 변호인 선임 문제를 잘 조정해줄 것을 당부하고 재판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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