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치 석방 뒤 유튜브서 "우리 대적하면 죽는다" 

"이진관 이놈의 XX는 죽었어, 뭣도 아닌 XX가"

법정서 검사들에겐 "어디서 그런 버르장머리"

김경호 변호사, 대한변협에 '징계의뢰서' 제출

법원 "법률·절차에 따른 적절한 조치 취할 예정"

민주 "조희대 사법부가 내란 세력 감싸고 비호"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김용현 변호인단인 이하상, 권우현 변호사는 지난 19일 극우 성향 유튜브 방송 '진격의 변호사들'에 출연해 감치 명령을 내린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33부 이진관 재판장을 향해 막말을 쏟아냈다. 가운데가 이 변호사, 이 변호사 왼쪽이 권 변호사다. 2025.11.21. 유튜브 '진격의 변호사들' 화면 캡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인 이하상, 권우현 변호사는 지난 19일 극우 성향 유튜브 방송 '진격의 변호사들'에 출연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33부 이진관 재판장을 향한 막말을 쏟아냈다. 가운데가 이 변호사, 이 변호사 왼쪽이 권 변호사다. 2025.11.21. 유튜브 '진격의 변호사들' 화면 갈무리

재판에서 막말과 고성을 일삼아 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이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신들에게 감치 선고를 했던 이진관 부장판사를 대상으로 원초적인 욕설까지 퍼부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21일 오후 "향후 관련 법률과 절차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조치 내용은 제시하지 않았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법부 권위가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 데도 여전히 침묵만 고수하는 중이다.

앞서 김 전 장관의 변호인인 이하상 변호사(법무법인 자유서울), 권우현 변호사(법무법인 추양 가을햇살)는 지난 1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장관과 동석하겠다고 요구하며 소란을 피우다 감치 15일 명령을 받았지만 자신들의 인적 사항을 안 밝히는 꼼수를 통해 석방됐다. 이들은 바로 그날 저녁 극우 성향 유튜브 방송 '진격의 변호사들'에 출연해 자신들에게 감치 명령을 내린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33부 재판장인 이진관 부장판사를 향해 막말을 쏟아냈다.

이 변호사는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저희를 위해 기도해준 자유애국 시민에게 감사드린다"며 "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함께 출연한 고영일 변호사(법무법인 추양)는 감치 석방을 두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단을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마찬가지고 계엄 관련 사령관들도 동일한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이제 우리 팀에 대적하는 사람은 모두 죽는다. 이진관 이놈의 XX는 죽었어. 여러분이 이진관 벌벌 떠는 것을 봤어야 한다. 걔 약한 놈이다. 진관이 그거 전문용어로 뭣도 아닌 XX인데, 엄청 위세를 떨더라. 감치 재판할 때는 문을 딱 걸어잠그고 했다"고 폭언을 이어갔다. 

권 변호사는 "언론에서는 우리가 소란을 피웠다고 하는데 우리는 정중하게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그런데도 숨 쉴만한 공간과 틈을 주지 않았다.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수 있는 법정 분위기였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다시 "우리는 당당했다. 이진관이 벌벌벌 떨었기 때문에 우리가 이길 것을 확신했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반성이나 성찰을 하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 이들은 감치에서 풀려난 것을 두고 '하나님의 은혜'라고도 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심문이 진행된 2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김 전 장관의 변호인인 이하상 변호사가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6.25. 연합뉴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심문이 진행된 2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김 전 장관의 변호인인 이하상 변호사가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6.25. 연합뉴스

이하상 변호사, 검사들 향해 "어디서 그런 버르장머리를"
지귀연 판사 "변호사님들이 주말이라 들떠서 그러느냐"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이 내란 관련 재판에서 막말과 고성을 낸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17일 김 전 장관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2차 공판에서 김용현 변호인단은 특검보가 불출석한 채 파견 검사만 출석한 것을 두고 "이재명 하명대로 6개월 안에 이 재판을 날리려는 것 아니냐"며 "이것이 정의라고 하는 검사의 황당한 주장 아니냐. 이러니 검찰청이 없어지는 거 아니냐"고 했다. 

지난 14일 김 전 장관의 내란 혐의 공판에서는 특검 검사들이 증인심문 과정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자 이 변호사가 "검사들이 정말 제대로 교육을 안 받았다. 아따, 진짜 검사들이, 어디서 그런 버르장머리를"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는 웃으면서 "변호사님들 오늘따라 (내일이) 주말이어서 들떠서 그러나. 일단 이 정도로만 하자"고 달랬다.

지난달 31일 김 전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재판에서 검사가 지 부장판사에게 "증인이 나갈 때 방청석에서 무슨 발언을 했다. 괜찮다면 발언한 사람을 지목해서 어떤 발언을 했는지 질서 유지 차원에서 확인하고 재발 방지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요청했다.

이에 이하상 변호사와 유승수 변호사가 곧바로 서 검사를 비난했다. 지 부장판사는 "변호사님, 검사님 말씀 다 듣고 해요"라고만 말하고 행동을 제지하지 않았다. 김 전 장관 변호인들이 계속 막말을 쏟아내자 지 부장판사는 "변호사님들 배고프실 때가 되면 이러시더라"라고 했다.

이 같은 황당한 법정 상황이 계속되자 김경호 변호사(법무법인 호인)는 이 변호사와 권 변호사를 징계해 달라고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의뢰서를 제출했다. 김 변호사는 20일 자신의 SNS에 "지난 19일 오후 7시 33분에 국민신문고로 징계의뢰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어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 법정에서 벌어진 추태는 한국 사법사의 씻을 수 없는 치욕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 사태의 본질은 법률 전문가가 법의 권위를 스스로 조롱하고, 신성한 사법 절차를 정치 선전의 도구로 악용하려 한 '지능적 사법 방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이들의 행위를 두고 "증인 신문을 무산시키고 형사사법 절차의 목적을 침해했다"면서 "법정 질서 수호를 위해 엄중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변호사법 제1조(변호사의 사명)와 제24조(품위유지의무)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며 대한변협 차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결국 이진관 부장판사가 속한 서울중앙지법도 21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법원은 "감치 재판을 받은 변호사들이 재판장을 상대로 욕설 등 인신공격적 발언을 한 것은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만 아니라 법관의 독립과 재판 절차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위법하고 부당한 행위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중앙지법은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법조인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품위와 책임을 저버린 이들에 대해 향후 관련 법률과 절차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법원 관계자는 "형사고발, 대한변협에 대한 징계 요청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전광훈 목사와 함께 연단에 선 이하상 변호사. 유튜브 전광훈TV 화면 갈무리
전광훈 목사와 함께 연단에 선 이하상 변호사. 유튜브 전광훈TV 화면 갈무리

"조희대 사법부가 내란 세력 감싸며 잘못된 신호 보내"
"국민 시선에선 이진관 부장판사만 제대로 재판하는 것"

여당에서도 개탄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사태의 정점은 두 변호사가 석방 다음 날 출연한 유튜브 방송이다. 감치 명령을 내린 이진관 판사를 향해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막말을 퍼붓고, 자신들을 '투사' '독립군'이라고 칭하며 자화자찬하는 모습은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면서 "역시 전광훈 목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을 변호한 최측근 극우 변호사답다"고 했다.

이어 "주목해야 할 점은 두 재판장의 대조적 대응"이라며 "이진관 재판장은 법정 질서를 훼손하려는 행태에 단호한 조치를 취한 반면, 지귀연 재판장은 변호인의 황당한 언행, 반복된 기피 신청, 재판 지연 행태를 제압하지 못하고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재판 초기부터 지귀연 재판장이 엄정하게 대응했다면 두 변호사가 법정을 농락하는 태도를 보이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내란범들에게 유독 관대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조희대 사법부의 미온적 태도가 이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준 것은 아닌지, 사법부 스스로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했다.

판사 출신인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이날 오전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재판장이 희화화되고 모욕 받는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그 책임은 결국 사법부에 있다"면서 "조희대 사법부가 지금 변호인들이 조롱하고 있는데도 법정의 엄정함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다.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어이없어했다.

이어 "국민들 시선에서는 이진관 부장판사만 그나마 제대로 재판을 하는 것이고 조희대 사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조희대 사법부는 이 부장판사가 잘못한 것처럼, 독특해서 저런 일을 당하는 것처럼 침묵하고 있는데 이것 자체가 다른 부장판사들에게 (내란 관련 재판을) 세게 하지 말라고 사인을 보내는 것"이라고 짚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변호사 출신 전현희 의원은 "김용현 변호사들이 사실상 법정에서 재판부를 갖고 놀고 있다"면서 "조희대 사법부가 전반적으로 내란 세력에 대해 감싸기를 하고 비호하고 있다. 지금 특검 수사를 가장 방해하는 세력도 조희대 사법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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