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0차 촛불대행진·양평 촛불문화제 개최
양평 집회 간 한준호 "방법은 하나, 원안대로"
강득구 "원희룡 말 한마디에 박살…국정농단"
서울-양평 이원 생중계…한 목소리 구호 외쳐
"고속도로 게이트 국정농단 대통령이 답하라"
오늘 7월 행진의 날, 시청부터 홍대까지 행진
홍대 나들이온 청년들도 관심…"윤석열 퇴진"
낮 최고기온이 34도를 넘나들었던 29일, 서울 도심과 양평군청 앞에서는 '김건희 양평 고속도로 게이트'에 성난 민심이 들끓었다.
오후 5시 경기도 양평군청 앞에서는 시민과 정당인 등 320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윤석열·김건희 고속도로 게이트 진상규명 촉구'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집회는 민주당·정의당 여주시양평군지역위원회, 국민주권당 경기도당 준비위원회, 양평녹색당,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양평지부, 양평 문화예술인네트워크, 생활정치네트워크 여민동락, 민생경제연구소, 더민주 경기혁신회의, 서울의소리 등이 주최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많은 주민들이 이야기했지만, 국토부와 양평군 등의 242개 민원 사안들을 다 뒤져도 종점을 바꿔달라고 한 요청이 단 한 건도 없었다"면서 "방법은 하나다. 원안대로 진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종점 변경보다는 현실적인 이야기(원안대로 추진)를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국토위에서 원안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강하면 주민들을 위해 인터체인지(IC)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서울-양평고속도로는 양평 공흥지구의 판박이었다.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것들이다. 권력이 작동하지 않으면 바뀔 수가 없는 것"이라며 "노선이 55% 이상 바뀌고, 종점이 바뀌는 것은 경기도에서도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한 번도 강상면 병산리(변경안)를 이야기한 적 없는데 조건이 바뀌고, 군수가 바뀌고, 대통령이 바뀌고 이렇게 됐다. 모든 행정에는 절차가 있는데, 절차를 원희룡 말 한마디로 박살냈다"며 "이것은 행정농단, 국정농단, 국민농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속도로 시점부인 하남시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최종윤 의원도 이날 연대발언을 했다. 최 의원은 "하남시는 굉장히 많은 민원을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반영이 안 됐다"면서 "갑자기 종점만 변경됐다"고 말했다.
그는 "책임자를 색출해서 단죄하고, 반드시 양평군민, 광주·하남시민이 원하는 고속도로 만들어야 한다"며 "양평군민의 고속도로, 광주·하남시민의 고속도로, 경기도민의 고속도로, 국민의 고속도로로 돌려드리는데 항상 함께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여현정 양평군 의원은 "(정권은) 고속도로 종점 변경의 가장 큰 이유가 양평군민들의 강력하고 간절한 요구라고 한다. 웃기지 마라"며 "양평군민들이 종점 바꿔 달라고 한마디라도 했는가. 했다면 증거를 제시하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두 편으로 갈라치기 하지 말고, 양평 공무원과 군수 앞세워서 여론조작 하지말고, 국토부 장관 뒤에 숨어서 괴담 유포하고 국민들 힘들게 하지말고, 윤석열 대통령 당신이 답하라"며 "고속도로 종점을 왜 바꾸었는가"라고 외쳤다.
여 의원은 "원희룡 장관이 전진선 군수가 괴담과 특혜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게 되느냐"라며 "이것은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다. 이 의혹의 진실을 끝내 밝혀내서 법적 처벌을 반드시 이뤄내고 역사적 심판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양평군청 앞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던 오후 6시, 서울 지하철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는 '50차 촛불대행진'이 개최됐다. 집회는 시청역에서 홍대까지 2시간 30분을 행진하는 '7월 행진의 날'로 꾸려졌다.
촛불대행진은 행진을 앞두고 열린 사전집회에서 양평군청 앞 촛불 문화제를 이원 생중계로 연결해 연대의 목소리를 내는 시간을 가졌다.
양평군청 앞에서 "고속도로 게이트 국정농단 대통령이 대답하라" "고속도로 백지화 철회하고 원안대로 추진하라"라고 외쳤고, 서울에서 행진에 참가한 80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이 구호를 따라 소리쳤다.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상호 변호사는 사전 집회에서 고속도로 게이트에 대해 "김건희 모녀 '해먹을 결심'에 국고 1조 원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박근혜에게 적용한 그 잣대 국고손실죄를 적용하면 무기징역도 모자르다"라고 했다.
조 변호사는 이어 "민주당이 더 유능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양평 땅을 윤석열 부부 재물로 가는 고속도로가 아니라, 윤석열 탄핵열차의 급행노선으로, 김건희 모녀 빵으로 가는 구속도로로 만들어달라"고 외쳤다.
아울러 조 변호사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과 관련, "젊은 목숨 159명이 희생된 참사에 대해서 단 1명의 재판관도 탄핵사유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다시 한번 헌재에 대해서 한계와 분노를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변호사는 "헌재는 국민들 원성보다 윤석열 정치검사 일당들의 부릅뜬 두 눈이 더 두려운가 보다"라며 "윤석열 정치검사가 정적 죽이기에 올인하고, 제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동안 국민은 이태원, 청주 오송에서 생명권을 침탈 당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대장동에서, 양평에서 '이권 카르텔'을 형성해서 자기들끼리 해먹는 부패정치 검사 윤석열과 그 일당들에게 '무상급식'(구치소나 교도소에서 주는 급식)을 먹여주자"며 법적 처벌을 촉구했다.
사전집회에는 초등학교 교사의 발언도 이어졌다. 35년차 교사인 윤영채 씨는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갓스물이 넘은 젊디젊은 교사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며 "부모인 우리 세대와 우리 사회가 만든 거대한 비극"이라고 했다.
윤 씨는 "사건이 터지자 당장 교권강화를 위해 학생인권을 문제 삼는 발언이 나온다. 이것이 윤석열 정부의 입장"이라며 "교육현장에서 교사와 학생을 적대관계로 몰아가고, 교육현장을 더욱 참담하게 파괴하는 매우 야만적인 방식"이라고 말했다.
윤 씨는 "윤 정부는 근본적 문제 해결을 할 의지도, 관심도 없다. 학생과 교사 모두를 경쟁으로 통제하고 차별하며 소외를 오히려 키웠다"면서 "어두운 교육현장에도 촛불을 켜달라. 그 미래를 위해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시민들은 "교사와 학생은 서로에게 귀한 존재이다, 학급당 학생수 줄여라" "OECD 평균에도 못미치는 교육예산 웬말이냐, 교육예산 확대하라" "촛불시민은 선생님과 함께 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전 집회를 마치고 시민들은 오후 6시 30분부터 8시 50분까지 시청역에서 출발해 경찰청→서대문역→아현역→이대역→신촌역→홍대입구역을 행진했다. 촛불행동은 무더위를 고려해 물과 비상약, 구급차 등을 배치했다.
행진 대열 맨 앞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씨의 조형물이 실린 차량 등이 섰으며, '고속도로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검도입' '인생조작 주가조작 도로조작 김건희를 특검하라' 등이 적힌 현수막이 그 뒤를 이었다.
바다를 상징하는 파란 그물과 '핵폐수 방류공범 윤석열 퇴진' 등이 적힌 물고기 모양의 손팻말을 든 시민들과, '서이초 교사' '건설 노동자' '전세사기 피해자' '이태원참사 희생자' 등이 적힌 영정 상징물을 든 시민들도 이어서 행진했다.
이 밖에 '검찰 특활비 비리 당장 조사' 서이초등학교 선생님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합니다' '수해 참사 희생자분들을 추모합니다' 등 사회정치 현안 관련한 다양한 현수막과 깃발들이 행렬을 따라 길게 이어졌다.
시민들은 "고속도로 국정농단 특검을 실시하라" "고속도로 특혜비리 국정조사 즉각 실시하라" "윤석열 비리돌격대 원희룡은 사퇴하라" "후쿠시마 핵폐수 방류 공범 윤석열을 몰아내자" "검찰총장 특활비리 대통령 특혜비리 윤석열을 탄핵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 대열이 도심을 통과하자,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거나 팔뚝질을 하며 연대를 표시한 시민들도 있었다. 외국인들도 행진 모습과 손팻말을 사진으로 찍는 등 관심을 나타냈다.
행진을 마치고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열린 거리 촛불에서는 공연과 발언 등이 이어졌다. 주말 홍대 거리에 나들이를 나온 청년이나 직장인들은 걸음을 멈추고,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예술단 '빛나는 청춘'의 공연을 보며 박수를 치거나 손을 흔들었다.
주간 뉴스를 정리해서 배우 주현영 씨 성대모사로 전해주는 '퇴진뉴스' 코너도 청년,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 주 퇴진뉴스에서는 헌재의 이상민 장관 탄핵 기각,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업무추진비 영수증 잉크 휘발 발언 등을 소개했다.
청년을 대표해 무대에 오른 윤석열 퇴진 대학생 운동본부 건국대 지부장 김나인 씨는 "윤석열 정권 들어서 공직 후보자 아들이 학폭을 해놓고도 당당하게 서울대 입학했다. 이게 나라냐"며 "후보자 아들이면 학교폭력 상관 없이 명문대를 입학해도 되냐, 공정과 상식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했다.
"대선 때 청년들에게 잘 보이려고 그렇게 난리 치더니 결국 당선돼서 청년들에게 도움이 된 게 무엇이 있냐. 청년예산 삭감하고 등록금 인상한다고 했는데,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가서는 자기 이름으로 장학금까지 만든다고 했다"며 "그럴거면 우크라이나 가서 대통령 하라. 반대할 사람 아무도 없다"고 했다.
극단 '경험과 상상' 배우 한덕균 씨는 재치있는 발언으로 시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한 씨는 "장모 최은순은 고작 1년이지만 법정 구속됐고, 김건희는 명품쇼핑으로 국민들 화에 기름을 붓고, 원희룡 일타강사 장관은 가스통을 메고 퇴진 불꽃에 뛰어들었다"며 "윤석열이 입을 떼는 순간 우리의 분노는 시청, 광화문을 넘어 삼각지를 태워버릴 것"이라고 했다.
한 씨는 "지인에게 촛불집회 같이 나가자니까,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때가 되면 나가겠다고 했다. 박명수(희극인) 씨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정말 늦은 때'라고 했다"라며 "늦기 전에 윤석열 퇴진의 때를 직접 만들어 나가자"고 청년과 시민들의 참가를 독려했다. 그러면서 "퇴진이 답이다, 윤석열을 몰아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은 '나라 말아 먹는 윤석열' '건희도로 국정농단' '윤석열이 핵폐수' 등이 적힌 대형 현수막을 찢는 상징 의식을 하고, 노래 '나가자'를 합창하며 행진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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