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후연구기관 WWA 이상 열파 분석
“최근 열파, 인간활동에 따른 온난화 탓”
250년에 한 번 닥칠 폭염 5년마다 발생
2도 올라가면 2~5년마다 열파 닥쳐
역사상 처음 17도를 넘긴 세계평균기온
한국과 일본이 더위와 함께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지구상의 광범위한 지역이 전례없는 이상고온으로 인한 열파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3일 세계 평균기온이 사상 처음으로 섭씨 17도를 넘어선 뒤 지구 곳곳에서 기록적인 더위로 많은 지역이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하면서 산불이 확산되고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상기후를 분석하는 국제 연구그룹 ‘월드 웨더 어트리뷰션’(World Weather Attribution, WWA)은 이런 현상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온난화 탓이라며, 중국의 경우 이런 이상고온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온난화 이전보다 50배나 높아졌다고 25일 밝혔다.
WWA 북미 서부, 남부유럽, 중국 폭염 분석
WWA는 미국 서부와 멕시코,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남부유럽, 그리고 중국 등 3지역에 대한 조사 분석을 통해 이들 지역에서 화석연료를 다량 방출하는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온난화로 격심한 폭염이 점점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헸다.
2014년에 영국, 네덜란드, 미국, 스위스, 인도 등지의 기후학자들이 결성한 WWA는 역사적인 기후관련 기록들과 통계치들로 정상기후와 극단적 이상기후 사례들을 분류해 컴퓨터 모델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면서 지금의 온난화 상태와 예전의 온난화 상태를 비교 분석하는 ‘익스트림 이벤트 어트리뷰션’ 방식으로 이런 현상들을 조사했다.
WMO 사무총장, “폭염은 새로운 일상”
지난 16일 미국의 데스 밸리와 중국 북서부의 기온은 섭씨 50도를 넘었다. 중국에서는 산바오 지역이 최고기온을 기록했고 유럽에서는 카탈루냐, 미국에서는 네바다, 콜로라도, 뉴멕시코, 애리조나 일부 지역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애리조나의 피닉스에서는 18일간 연속 43도가 넘는 고온이 지속됐다. 이탈리아는 로마의 기온이 지난 18일 섭씨 43도에 달하는 등 전국이 연일 40도를 넘는 혹서에 시달렸으며, 시칠리아는 유럽 사상최고치인 48.8도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매년 수백만 명의 피서객들이 찾는 그리스의 7월 최고기온이 40도를 넘긴 가운데 에게해 섬 로도스에서는 지난 18일부터 대형 산불이 발생해 주민과 관광객 등 1만 9천명이 피난을 갔다. 멕시코에서는 폭염으로 200명 이상이 숨졌다.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키프로스, 알제리, 중국에서도 열사병으로 병원치료를 받은 사람들이 급증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인구의 상당부분, 그리고 미국 남부의 1억 명 이상이 폭염 경보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베이징의 지난 6월 22일 기온은 41.1도를 넘겼고 이 달 들어서도 6, 7일 이틀 연속 40도를 넘겼다. 세 지역 모두에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스페인의 올리브와 중국 면화 등 주요 작물들 작황이 폭염 피해를 입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기록된 최고기온은 2013년 미국 네바다 주와 캘리포니아 주 경계에 있는 데스밸리의 56.7도였다.
이런 혹서는 이변이 아니라 일상이 돼 가고 있다. WMO의 페테리 탈라스 사무총장은 지난해 7월 유럽을 덮친 열파를 두고 “뉴 노멀”(New Normal 새로운 일상)이라고 말했다.
250년에 한 번 닥칠 폭염이 5년마다 발생
WWA는 이런 폭염이 미국 멕시코 지역은 약 15년에 한 번, 지중해 유럽은 10년에 한 번, 중국은 5년에 한 번 정도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이런 정도의 폭염은 극히 드물었을 것이라며, 중국에서는 250년에 한 번 정도 일어났을 것이라고 했다. 인간의 탄소 다량 방출로 인한 온난화 때문에 중국에서 비일상적인 폭염의 발생 가능성이 50배나 더 많아졌다는 얘기다. 올해 7월의 미국 멕시코 지역, 지중해 유럽의 폭염과 같은 이상기온도 인간의 화석연료 남용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참사라고 WWA는 지적했다.
WWA는 오늘날 지중해 유럽은 예전보다 섭씨 2.5도, 미국서부 멕시코에서는 2도, 중국에서는 약 1도가 더 높다면서, 이것을 인간 활동이 야기한 지구 온난화 탓이라고 본다.
역사상 처음으로 17도 넘긴 세계평균기온
올해는 남미 페루 서쪽 바다(태평양 동부해역) 수온이 평년보다 높은 상태가 1년 내내 지속되는 ‘엘니뇨 현상’으로 지역에 따라서는 열파의 온도가 한층 더 높아진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WWA는 올해 여름 열파를 몰고 온 이상기온은 주로 인간활동이 야기한 기후변동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3일에는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17.01도를 기록해 2016년 8월에 16.92도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7년 만에 그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17도를 넘어섰다고 미국 국립환경예측센터(NCEP)가 발표했다.
산업화로 2도 높아지면 2~5년마다 열파
WWA는 세계가 화석연료 사용을 신속하게 중단하지 않는 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일반화되고 세계는 더 뜨겁고 오래 지속되는 폭염을 경험할 것으로 내다봤다. 온난화로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2도 더 따뜻해진 세계에서는 2~5년마다 최근과 같은 폭염이 발생할 것이라고 WWA는 경고했다.
이런 결과는 인간의 탄소 대량방출 활동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온난화 요인들을 줄이거나 제거하면서 폭염 대응 조치를 취할 경우 피해를 줄일 수 있다. WWA는 실제로 그런 사례들이 있다며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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