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29.5%, 가스 36.2%, 난방 34.0%↑
석유류 1.1%↓ 축산물 2.0%↓ 탓 상승률 둔화
'체감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5.5% 올라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대로 둔화됐지만, 전기·가스·수도는 역대 가장 높은 30%대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38(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 올랐다. 전달 상승률(5.2%)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물가는 작년 7월(6.3%)을 정점으로 전반적인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것은 작년 4월(4.8%) 이후 10개월 만이다.
작년 11월과 12월에는 두 달 모두 5.0%를 기록했으나, 올해 1월에는 전기요금 인상의 영향으로 다시 5.2%로 상승했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상승률 기록을 갈아치우며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전기·가스·수도는 평균 28.4%나 올라,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두 달 연속 갈아치웠다. 지난달에만 전기료가 29.5%, 도시가스료가 36.2%, 지역 난방비가 34.0% 각각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지난 1월에도 28.3%가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상수도 요금 인상의 영향으로 지난달에는 상승률이 0.1%포인트 더 올랐다.
전체적인 2월 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둔화된 것은 석유류와 축산물 가격이 내린 영향이 컸다.
공업제품 중 석유류는 1.1%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한 건 2021년 2월(-6.3%) 이후 2년 만이다. 경유(4.8%), 등유(27.2%)는 올랐지만 휘발유(-7.6%)와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5.6%)가 내렸다.
농축수산물 중 축산물은 2.0% 하락했다. 축산물이 1년 전보다 하락한 것은 2019년 9월(-0.7%)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국산 쇠고기(-6.1%), 수입 쇠고기(-5.2%)가 내렸다. 닭고기는 16.4% 상승했다.
반면 공업제품 중 가공식품은 10.4% 올라 전월(10.3%)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이는 2009년 4월(11.1%) 이후 최고치다. 빵(17.7%), 스낵 과자(14.2%), 커피(15.6%)가 많이 올랐다.
농축수산물 중 축산물을 제외한 농산물과 수산물도 전월보다 더 많이 올랐다.
전월 0.2% 내렸던 농산물이 2월에는 1.3% 올랐고 이 중 채소류가 7.4% 상승했다. 풋고추(34.2%), 파(29.7%), 오이(27.4%), 양파(33.9%)가 대표적 상승 품목이다.
수산물도 전월 7.8%에서 2월 8.3%로 상승 폭을 키웠다. 특히 고등어(13.5%) 가격이 많이 올랐다.
석유류, 가공식품을 포함한 공업제품은 5.1% 올라 전월(6.0%)보다 상승률이 둔화했다. 농축수산물은 1.1% 올라 전월과 상승률이 같았다.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5.7%로 전월(5.9%)보다 둔화하는 흐름이 지속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8% 올라 전월(5.0%)보다 상승 폭이 낮아졌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0%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5.5% 올랐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달 외식 등 개인서비스 상승률이 소폭 둔화하는 등 작년 하반기부터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반면 중국 경제활동 재개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움직임도 보이는 등 (향후 물가는) 여러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부문별로 불안 요인이 남아있지만 특별한 외부충격이 없다면 향후 물가는 둔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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