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구 시민기자의 '동그라미 생각'
강릉지역이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사태로 사상 처음 '재난 지역'으로 선포됐다. 그러나 강릉의 물 부족은 올해만의 일이 아니기에 인접 지역과 비교하면 이번 사태는 천재(天災)라기보다는 인재(人災)에 더 가까워 보인다.
인근 속초의 경우를 보자. 속초 역시 매년 여름 가뭄이 반복됐지만,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쌍천계곡에 지하댐을 건설하고 안정적인 수자원을 확보함으로써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했다. 반면 강릉은 수년째 이어진 가뭄에도 불구하고 시장, 지역구 의원, 도지사 누구도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있다. 강릉은 가뭄뿐만 아니라 봄철 산불, 가을 태풍, 겨울 폭설 등 사계절 자연재해가 잦은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해 반복되는 피해 소식을 들을 때마다 '과연 제대로 대비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든다.
옛날부터 지방 수령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치산치수(治山治水), 곧 산과 물을 관리해 재해를 예방하는 일이었다. 이번 가뭄 사태를 점검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았지만, 정작 강릉시장이 내놓은 대책은 시민의 불안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키우는 수준이었다.
재난은 막을 수 없더라도 피해를 줄일 수는 있다. 강릉의 이번 가뭄은 자연 앞에 무력했기 때문이 아니라, 예견된 위험을 방치한 정치와 행정의 무능과 안일함이 빚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더 안타깝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