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검찰이 꼬리 끊은 '명태균 폭로' 확인 나서

윤상현, 윤석열이 "김영선이좀 해 줘라" 전화

김영선, 윤 부부에게 공천 청탁 후 거액 건네

김상민, 김건희가 명씨에게 "의원되게 도와 달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 전선을 안에서 밖으로 돌려야 한다"며 당내 갈등을 중단하고 대여 투쟁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2025.6.15.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 전선을 안에서 밖으로 돌려야 한다"며 당내 갈등을 중단하고 대여 투쟁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2025.6.15. 연합뉴스

김건희 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8일 '공천개입 의혹' 관련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특검팀은 윤 의원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문서 자료, PC 내 파일 등을 확보했다.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김상민 전 검사의 자택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시점에서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곳도 있고 완료된 곳도 있다"며 "구체적인 압수 대상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디지털 자료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해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전 검사가 법률특보로 근무하고 있는 국가정보원이나 국민의힘 기획조정국·공천관리위원회 등은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특검 관계자는 "특검법 수사 대상 중 9호과 11호에 해당하고, 수없이 많은 의혹이 제기됐던 내용이라 새삼스러운 수사 대상 확대는 맞지 않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김건희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22년 재보궐선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하였다는 의혹 사건' '김건희, 명태균, 건진법사 등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2021년 재보궐선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22년 재보궐선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불법·허위 여론조사, 공천거래 등 선거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 사건' 등을 수사 대상으로 규정한다.

오늘 압수수색을 당한 윤 의원, 김 전 의원, 김상민 전 검사는 윤석열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한 핵심 인물이다. 윤석열 부부는 2022년 보궐선거 공천 당시 선거 과정에서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김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명 씨는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것으로 파악됐다.

윤 의원은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윤석열은 명 씨에게 전화해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윤석열이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공천 개입' 의혹 관련자들을 상대로 전격적인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나선 8일 특검팀 관계자들이 국회의원회관 윤상현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2025.7.8.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공천 개입' 의혹 관련자들을 상대로 전격적인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나선 8일 특검팀 관계자들이 국회의원회관 윤상현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2025.7.8. 연합뉴스

김 전 의원은 윤석열 부부에게 2022년 보궐선거 공천을 청탁하고 회계담당자였던 강혜경 씨를 통해 명씨에게 8070만 원을 건네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해 12월에 기소됐다. 김 전 의원과 강 씨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지난 4월 보석이 인용돼 석방됐다.

김건희 씨는 작년 4·10 총선에서 김 전 의원 선거구였던 경남 창원 의창 지역에 김상민 전 검사를 출마시키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있다. 명 씨는 김건희 씨로부터 "김상민 검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때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라며 "김상민이 의창구 국회의원이 되게 도와주세요. 김영선 의원은 어차피 컷오프라면서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민주당 현역이 있던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한다고 발표했지만, 결국 김 전 검사와 나란히 공천에서 탈락했다. 김 전 검사는 윤석열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특수3부에 소속됐고,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에 일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 김 전 의원과 김 전 검사는 특검팀 출범 이전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특검팀은 별개 수사기관이어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물증을 토대로 추가 소환할 가능성도 있다. 특검팀은 이날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윤석열이 윤 의원을 통해 공천에 외압을 행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