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폰'에 녹음, 마침내 드러나…공천 개입 확인
윤석열 "김영선이 해줘라" 통화 전체 녹취도 공개
대통령 취임식 및 국힘 공천 발표 하루 전에 통화
윤 "윤상현에 한 번 더 얘기…공관위원장이니까"
김건희 "당선인이 지금 전화해 그냥 밀라고 했다"
"권성동, 윤한홍이 반대? 잘될 것이니 걱정 말라"
명태균 "은혜 안 잊어…내일 (취임식에서) 뵙겠다"
끝까지 잡아뗀 윤상현…"당시 통화한 적도 없어"
김건희 씨가 지난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개입하는 대화를 명태균 씨와 나눈 통화 녹음 파일이 24일 공개됐다. 명 씨의 이른바 '황금폰' 속에 들어있던 것을 주진우 시사IN 편집위원이 입수한 것으로, 김 씨와 명 씨 간의 통화 육성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9일 명 씨에게 전화해 "김영선이 해줘라"라고 한 통화의 전체 녹취록도 함께 공개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윤 대통령 육성 녹음에는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한 내용이 있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 통화 바로 다음 날인 2022년 5월 10일 김 전 의원을 실제 경남 창원 의창 국회의원 후보로 단수 공천했다.
전체 녹취록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식 전날이자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오전 10시 1분 명태균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 대통령은 "당에서 중진들이 제발 이거는 좀 자기들한테 맡겨달라고 (한다). 하여튼 내가 말은 내가 좀 세게 했는데 이게 뭐 누가 권한이 딱 누구한테 있는 그런 것도 아니고. 내가 하여튼 처음에 딱 들고 왔을 때부터 여기는 김영선이 해줘라 이랬다고"라고 전했다.
이어 "근데 뭐 난리도 아니야. 지금"이라고 하자 명 씨는 "박완수 의원하고요. 이준석 하고요. 윤상현도 다 전화해 보시면 다 해주려고 하거든요. 김영선 진짜 열심히 했습니다. 거의 뭐 만 명을···"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내가 저 저기다 얘기했잖아. 상현이한테, 윤상현이한테도 하고 그러니까"라고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을 직접 거명했다. 명 씨는 "아무래도 윤한홍 의원이 조금 불편한가 봐요. 윤(한홍) 의원이 권성동 의원(당시 원내대표)에게 얘기한 거고. 다른 사람은 반대하는 사람이 없어요"라고 다시 하소연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권성동이는 나한테 뭐라는 얘기 안 하고, 윤한홍이도 특별히 나한테 뭐라 안 하던데"라며 "알았어요. 내가 하여튼 상현이한테 한 번 더 얘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강조했다. 명 씨는 "제가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대통령님"이라고 감격해했다.
시사IN에 따르면 김건희 씨는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약 40분 뒤인 2022년 5월 9일 오전 10시 49분 명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씨는 명 씨와 1분간 통화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금 전화해서 (김영선을) 그냥 밀라고 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잘 될 거니까 지켜보라"고 안심시켰다. 다음은 통화 내용 원문이다.
명태균 : 아 예. 사모님.
김건희 : (멀리서 들리는 윤석열 목소리) 응, 응.
김건희 : 아니 저 뭐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요. 여보세요? 당선인이, 지금 전화를 했는데. 하여튼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그냥 밀으..밀으라고(밀라고) 했어요. 지금 전화해서.
명태균 : 예. 고맙습니다. 당연하죠.
김건희 : 권성동하고, 윤한홍이가 반대하잖아요. 보니까. 그렇죠?
명태균 : 예. 당선인의 뜻이라고. 그렇게 해야 된다고 윤상현이를 압박했던 것 같더라고요.
김건희 : 네네. 그렇게 하여튼 너무 걱정 마세요. 잘될 거예요.
명태균 : 예. 건강이, 목소리가 안 좋으신데요.
김건희 : 예, 이상하게 몸이 안 좋아가지고.
명태균: 아이, 어떡하노.
김건희: 괜찮아요. 어쨌든 일단은 그게 잘 한번, 잘될 거니까 지켜보시죠. 뭐.
명태균 : 예, 고맙습니다.
김건희: (웃음)
명태균: 네, 잊지 않겠습니다. 제가. 내일 같이 뵙겠습니다.
김건희: 네, 선생님.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당에서 진행하는 공천을 가지고 제가 왈가왈부할 수도 없고, (당선인 시기) 인수위원회에서 진행되는 거를 꾸준히 보고받아야 돼서 저는 그야말로 고3 입시생 이상으로 바빴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의 공천에 관심을 가질 수 없었고, 누구를 공천을 주라 이런 얘기는 해 본 적이 없다. 당시 공관위원장이 정진석 비서실장인 줄 알고 있었다"면서 "정말 당선인 시절에는 공천 문제를 가지고 (논의를) 할 정도로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 시종일관 거짓말로 둘러댔다.
윤상현 의원도 언론에 "공관위원장으로 대통령에게 (공천 관련) 자료를 가져간 사실이 없다. 당시 윤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와 통화를 한 적이 없다"며 윤 대통령의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발언에 대해서도 "명 씨가 하도 (김 전 의원을 공천해달라고) 우니까 립서비스 한 것 아니겠냐"고 끝까지 잡아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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