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해병특검, 조태용·임종득 자택도 압색

수사서류 회수, 결과 변경 경위 등 조사

국힘당, 임 의원 사무실 앞에서 항의시위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 관계자들이 1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저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해 이동하고 있다. 2025.7.11. 연합뉴스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 관계자들이 1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저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해 이동하고 있다. 2025.7.11. 연합뉴스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11일 윤석열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은 오전 9시에 시작해서 약 3시간 뒤인 낮 12시 16분경에 종료됐다. 특검팀은 윤석열의 휴대전화를 확보한 상황이다. 윤석열 외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 등도 압수수색을 했다. 국민의힘은 임 의원 사무실 앞에서 특검의 압수수색을 방해했다. 특검팀은 "VIP 격노설 관련 상황을 전반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정민영 순직해병 특별검사보는 11일 오전 10시 45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전 대통령 주거지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거주지 아크로비스타에 대해선 9시 넘어서 아마 간 걸로 알고 있다"며 "아크로비스타 1층에서 윤 전 대통령 변호인과 우리 측 수사관들이 얘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정 특검보는 윤석열이 구속 상태에 있는데 영장을 집행하는 것에 대해 "변호인이 참여하는 것으로 합의되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번 압수수색 영장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피의자로 되어있다"며 "최초 채상병 수사 기록과 관련해 이첩을 보류하게 하고 회수하도록 하고 이후에 수사 결과를 변경하는 과정 전체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피의자로 고발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주거지에 대한 특검팀의 압수수색은 낮 12시 16분에 종료됐다. 특검팀은 윤석열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압수수색을 진행할 때 윤석열의 배우자 김건희 씨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 입회한 최지우 변호사는 기자들과 만나 "압수수색에 최대한 협조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해병 특검팀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임종득 의원실을 찾아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7.11. 연합뉴스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해병 특검팀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임종득 의원실을 찾아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7.11. 연합뉴스

이른바 VIP 격노설은 윤석열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고 격노한 것이다. 윤석열이 채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 경찰 이첩을 보류시키고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날 윤석열 주거지를 포함해 VIP 격노설 의혹이 제기될 당시 안보실장이었던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국가안보실 2차장이었던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 등 10여 곳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조 전 원장은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했었다. 특검팀은 전날 조 전 원장 대상 국가안보실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날 자택에 대한 영장을 집행한 것이다.

임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이라 자택과 국회의원 사무실이 압수수색 대상이다. 국민의힘은 압수수색에 반발해 임 의원 사무실 앞에서 영장 집행을 막았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국회 의원회관 내 임 의원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 의원에 대한 수사 내용은 의원 시절의 일이 아니라 대통령실에 근무하던 때"라며 "대통령실에 가서 압수수색을 해야 하는데 왜 의원실에 와서 압수수색하는가"라며 항의했다. 

송 원내대표는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국민의힘 의원 전원에게 '임 의원 사무실 앞으로 모여달라'고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의원 20여 명인 임 의원 사무실 앞에 집결해 특검 압수수색에 항의했다. 이에 특검팀은 검사와 수사관을 추가로 투입했다.

특검팀은 사건 이첩 보류 등에 관여한 국방부 법무관리실 사무실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전날에 이은 이틀째 강제수사다. 전날에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전하규 대변인,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의 사무실과 자택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3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김 전 차장에 대한 조사는 이정민 부부장검사가 맡는다. 김 전 차장은 VIP 격노설이 제기된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회의서 채상병 사망사건에 대한 최초 보고됐고, 그 내용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알려졌다"며 "당시 회의에서 보고받고 지시한 내용, 개입이 이뤄진 경위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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