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투표 하루 앞둔 한국대선 분석과 전망

“이념보다 실용주의” 전략 보수·중도층에 먹혔다

윤석열 그늘 벗어나지 못한 국힘당 위기탈출 실패

이재명은 “계엄 혼란에서 정치적 정상으로 가는 길”

“국힘당 빨리 무너져야 제대로 된 보수 설 수 있다”

이재명은 벼랑 끝에 선 한국을 구해낼 수 있을까? 투표 하루 앞둔 한국대선 상황을 분석하고 전망한 영국 일간지 .   가디언 6월 2일
이재명은 벼랑 끝에 선 한국을 구해낼 수 있을까? 투표 하루 앞둔 한국대선 상황을 분석하고 전망한 영국 일간지 .   가디언 6월 2일

이재명은 벼랑 끝에 선 한국을 구해낼 수 있을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일 하루 뒤로 다가온 한국 대통령선거전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혼란에서 “정치적 정상상태로 돌아갈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보수층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념보다 실용주의” 전략 보수·중도층에 먹혔다

이념보다 경제적 실용주의를 내세우면서 내란세력을 분명하게 거부한 이재명의 전략이 예전에 그를 끊임없이 비난했던 보수층과 그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던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계엄사태 기간 내내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탄핵에 반대했던 국민의힘당은 뒤늦게 사과 입장 표명과 함께 윤 씨의 ‘자발적’ 탈당을 요구함으로써 수세적 위기에서 벗어나려 했으나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한 윤 씨의 그늘, “신뢰할 만한 쇄신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드는” 그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그늘 벗어나지 못한 국힘당 위기탈출 실패

라파엘 라시드 기자의 서울발 기사에서 <가디언>은 국힘당을 버리고 민주당에 합류한 김상욱 의원의 행보에 대해, 그것이 단순한 선거 기회주의 때문이 아니라 국힘당의 제도적 위기이자 보수층의 광범위한 국힘당 이탈을 반영하는 사건이라며 주목했다. 김상욱 의원은 <가디언>의 취재에 “이재명은 보수와 진보의 기능을 열린 마음으로 통합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념적 순수성보다 안정을 중시하는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전상진 서강대 교수(사회학)는 이번 선거를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자와 부정하는 자의 싸움”이라고 했다.

<가디언>은 지난해 암살 시도와 끊임없는 살해 위협으로 방탄유리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이재명 후보 유세현장이 춤과 구호들이 펼쳐지는 즉흥적인 축제 분위기에 휩싸이는 것을 두고, “한국사회의 심각한 분열을 반영”하는 동시에 계엄사태로 깊어진 “분열을 치유하려는 의지의 표출”로 봤다.

 

암살 시도와 끊임없는 살해 위협으로 방탄유리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이재명 후보 유세현장 모습.  로이터 가디언 6월 2일
암살 시도와 끊임없는 살해 위협으로 방탄유리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이재명 후보 유세현장 모습.  로이터 가디언 6월 2일

이재명은 “계엄 이후 혼란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

“보수층의 끊임없는 비난으로 한때 중도 유권자들로부터 배척당했던 민주당 선두주자 이재명은 이제 그를 정치적 정상화로 돌아가는 길로 생각하는 같은 집단(보수층과 중도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기사는 2022년 대선 때 윤석열을 지지했던 유권자들 중 55%만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며, 그 지지자들의 절반 가까이가 탈당하거나 어느 후보를 찍을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일 오전 제주시 동문로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25.6.2.[제주도사진기자회]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일 오전 제주시 동문로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25.6.2.[제주도사진기자회] 연합뉴스

“국힘당이 빨리 무너져야 제대로 된 보수 설 수 있다”

기사가 인용한 보수 논객 정규재 씨는 “국민의힘은 빨리 사라져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빨리 무너져야 제대로 된 보수가 설 수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2017년 탄핵당한 박근혜 정부 관리였던 최상화 씨와 박근혜 지지자들의 민주당 입당 사실까지 지적하면서, 이재명이 이런 보수세력의 정치적 공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데 성공했다고 봤다.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이 “원래 중도우파”라며 자신이 “합리적 보수주의자들”이라 지칭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국힘당을 “극우 범죄조직”으로 규정한 전략이 먹혀들었다고 했다. 그는 “보수층에게 이념보다는 경제적 실용주의에 집중”하면서 기업 친화적 정책과 상속세 개혁, 대규모 AI 투자를 약속하고, 분열 여지가 있는 사회문제는 신중하게 피하는 한편 계엄령 등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가장 분명한 거부자세를 취함으로써 차별성 만들어냈다.

논객 정규재는 “국내 경제 침체와 변화하는 국제정세로 재분배보다는 생산성과 성장에 대한 절박함이 커졌다”며 그런 상황 변화에 맞춘 이재명 후보의 전략을 “자연스런 우경화”라며 호의적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는 진보세력과 전통적 민주당 지지세력에겐 비판의 재료가 될 수 있는 부분이어서, 집권 이후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이재명 후보의 그런 정책 기조 전환이 지속성을 가질지, 아니면 단순히 위기 돌파용 실용주의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 수십년간 상상해 보지도 못했던 권위주의의 출현으로 상처받은 국민들이 투표소로 향하는 지금, “그(이재명)의 메시지는 희망적으로 다른 길을 제시한다”고 <가디언>은 썼다.

"누구든 대한민국 시민으로 동등하게 존중하겠다"

이재명은 "계엄령 선포로 야당을 ‘쓸어버리겠다’는 (내란세력의) 극단적인 방식"을 비판하면서 "누가 저를 지지하든, 반대하든, 무관심하든, 저는 그들을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동등하게 존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선거 전 공표 가능한 마지막 여론조사(갤럽)에서 이재명 후보는 49%, 김문수 후보는 35%, 이준석 후보는 11%를 기록했다. 리얼미터의 최종 조사에서도 이 후보 49.2%, 김 후보 36.8%로 같은 추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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