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급한 불부터 꺼야…당선 즉시 추가 추경”
“대선 후 모든 에너지 경제와 민생 회복에 집중”
국힘, 민생은 뒷전…이재명 헐뜯기에 역량 집중
김문수도 “규제 완화·기업 지원” 한가한 소리만
소비 침체 장기화에 카페·식당·호프집은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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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은 오프라인 매장 중에 유일하게 성장하는 업종이었다.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카페나 치킨가게, 호프집처럼 쉽게 망하지 않는다. 1인 가구 증가로 수요층이 두텁기 때문이다. 자영업 중 가장 안전한 사업으로 인식돼 많은 은퇴자가 창업을 고려하는 업종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런 편의점 수마저 감소하기 시작했다. 전국적으로 편의점이 많이 생긴 이유도 있으나 소비 침체 장기화가 주요 원인이다.
이재명 “추경으로 내수 진작” vs 김문수 “규제 판갈이”
유통업계 ‘우량주’인 편의점이 줄고 있다는 건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다. 소비 침체가 성장하는 업종에도 악영향을 미칠 만큼 심각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비상경제대응TF(전담팀) 구성을 발표하며 당선 즉시 추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겠다고 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소비를 살리는 일이 그만큼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지금은 모든 에너지를 경제와 민생 회복에 둬야 하고, 정부가 나서서 효율적인 경기 진작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경기부양이 필요한 상태인 만큼 민생의 어려움을 덜기 위한 추가 추경으로 급한 불을 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쪽에서 나오는 경제와 민생 관련 공약이나 발언을 보면 한가하기 짝이 없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처방이나 대안을 내놓기보다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26일에도 이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과 ‘호텔 경제론’ 등을 언급하며 헐뜯기에 바빴다. 김문수 후보의 경제 공약 역시 소비 진작과는 거리가 멀다. 기업에 대한 지원과 규제 판갈이(완화)를 앞세우고 있다. 소상공인 채무조정·금융지원 등을 언급했으나 추경 같은 구체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소비 침체에 문 닫는 카페·호프집·식당 속출
요즘 거리를 걷다보면 빈 상가들이 많이 눈에 띈다. 대로변에도 '임대 문의' 현수막을 붙인 점포가 적지 않다. 커피숍이었거나 치킨 가게, 호프집 등을 하다가 적자가 쌓이자 문을 닫은 점포들이다. 소비 침체가 길어지며 골목상권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는 연합뉴스가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보도한 사업자 현황 자료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카페는 9만 5337개로 1년 전보다 743개 감소했다. 카페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포함해 2018년 통계 집계 이래 계속 증가했으나 올해 들어 폐점하는 곳이 더 많아졌다. 치킨과 피자가게, 호프집도 마찬가지다. 치킨과 피자 등 패스트푸드 매장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0개 줄어든 4만 7803개로 집계됐다. 한식집과 중식집도 각각 484개와 286개 감소했으며 호프 주점은 2만 2493개로 1802개 급감했다. 옷 가게는 8만 2685개로 2982개 감소했고, 화장품 가게는 3만 7222개로 1504개 줄었다.
늘기만 했던 편의점도 올해 1분기 455개 감소
하지만 충격적인 사실은 편의점이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편의점은 오프라인 점포에서 거의 유일하게 성장하던 업종이었다. 쿠팡과 마켓컬리 등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급증하며 할인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들은 계속 쪼그라들었다. 이에 비해 편의점은 주요 수요층인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데다 온라인 쇼핑몰이 취급하기 힘든 틈새 상품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률이 낮아 큰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돼 은퇴자들의 창업 우선순위에 속했다.
이런 편의점의 증가세가 꺾였다는 건 소비 침체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한다. 통계청 사업자 현황을 보면 올해 1분기 편의점 사업자는 5만 310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5개 줄었다. 편의점 매출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편의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4% 줄었다. 정부가 관련 통계를 처음 공개한 2013년 이후 편의점 매출이 감소한 건 처음이다. 소비 침체가 본격화하기 전까만 해도 편의점 매출은 연 5~10% 성장해왔다.
편의점이 이 정도이니 다른 업종 매출은 볼 것도 없다. 한국신용데이터가 발표한 올해 1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소상공인 사업장당 매출 평균은 1년 전보다 0.72% 감소한 4179만 원을 기록했다. 술집과 분식점, 제과점·디저트 가게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소상공인 폐업 공제 지급액·대위변제금도 급증
자영업자의 퇴직금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란우산 폐업 공제 지급액도 계속 늘고 있다. 영업할수록 적자만 쌓이니 문을 닫는 소상공인들이 급증한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공제금 지급액은 6072억 원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6%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4월 2635억 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빚을 갚지 못한 소상공인들도 계속 늘고 있다. 오세희 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소상공인 대신 재단이 갚아준 대위변제금은 2022년 5076억 원에서 2023년 1조 7126억 원, 지난해 2조 4005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1~4월 누적 대위변제금도 8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대위변제금이 작년보다 많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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