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소매판매 0.2% 감소…3년 만에 최소
소비심리도 강한 회복세…실물로 확산 확인
7월 민생쿠폰 영향에 14분기 만에 증가 가능
트럼프발 관세 여파, 소비 회복 악재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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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3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소매판매가 2분기 들어 3년 만에 최소로 낙폭을 줄였다. 2분기 보합에 가까울 정도로 회복한 소매판매가 이재명 정부의 민생회복소비쿠폰 등에 힘입어 14분기 만에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여파가 소비 회복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13분기 만에 감소 폭이 최소로 줄어든 소매판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매판매(불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0.2% 감소했다. 소매판매 감소는 2022년 2분기부터 13개 분기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장기 소비 위축 기록이다. 소매판매 연속 감소는 심지어 한국 경제를 파탄상태로 몰아넣었던 외환위기 때에도 1997년 4분기∼1998년 4분기까지 5개 분기에 그쳤다.
하지만 2분기 소매판매 감소 폭은 내수 부진이 시작된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작았다. 비록 소매판매 연속 감소가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2023∼2024년 1∼3%대의 무시무시한 감소세와 비교하면 올해 2분기는 사실상 '보합'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의 다른 한 축인 서비스업 생산도 2분기 1.4% 늘었다. 지난해 2분기(1.6%)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통상 서비스 소비와 재화 소비는 서로 번갈아 늘거나 줄면서 상호 보완하는 경향이 있지만 2분기는 동시에 개선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소비자심리지수(CCSI)에서도 회복 조짐이 점차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비상계엄 사태가 있던 작년 12월 88.2까지 급락했으나 최근엔 지난 3월 93.4에서 4월 93.8, 5월 101.8, 6월 108.7에 이어 7월 110.8까지 넉 달 연속 상승했다. 특히 7월 지수는 2021년 6월(111.1)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실물로 확산 중인 소비심리 개선 효과
살아나고 있는 소비심리가 실물로도 확인 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카드 승인액은 313조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통계청 속보성 지표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7월 첫째 주(6월 28일∼7월 4일)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12.6% 증가했다. 7월 둘째 주(7월 5∼11일)도 3.7% 증가했다.
실물소비가 확연히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는 것처럼 지난달 21일부터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되기 시작했다. 국민 1인당 15만∼55만 원이 본격 여름 휴가철과 맞물려 시장에 풀리기 시작했다. 소비쿠폰 지급 후 외식·서비스업·유통업 등 분야에서 눈에 띄는 매출 증가세가 나타난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다음 분기는 소매판매 증가 전환 가능성…국내총생산도 끌어올릴 듯
13분기 소매판매가 보합에 가깝게 올라온데다 7월부터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대거 풀리는터라 올해 3분기에는 14분기 만에 소매판매가 증가로 전환될 가능성이 대두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5월까지 소비가 극단적으로 침체한 기간이었던 만큼 앞으로 소비가 회복될 여지는 충분하다"며 "소비쿠폰도 단기적으로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소비 회복 신호에 힘입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현재 약 0.8%에서 약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분기에 소비 등 내수가 추가로 탄력을 받아 경제성장률을 더 강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내수는 1분기에 성장률을 0.5%포인트(p) 낮췄지만, 2분기에는 0.3%p 높였다. 실질 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은 1분기 -0.2%로 역성장한 뒤 2분기 0.6%로 반등했다.
정부 관계자는 "소비쿠폰 지급에 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기관이 적지 않다"며 "쿠폰 발급 전부터 돈이 들어온다는 점을 국민들이 인지하고 있어서 소비 개선 기대가 나온다"고 말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소비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소비가 회복되는데 불안요소도 있다. 트럼프의 미국이다.
미국과의 관세협상은 일단 성공적이었지만, 기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대부분 품목이 무관세였던 점을 고려하면 관세 부담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투자·대출·보증으로 구성된 3500억 달러(약 486조 4000억 원)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도 국내 투자를 생각하면 좋은 소식은 아니다. 다만 정부의 말대로 대출과 보증이 대미투자의 압도적인 부분을 차지한다면 그리 염려할 일은 아닐 성 싶다.
만약 대미 수출이 관세 여파로 크게 준다면, 이는 국내 투자 및 고용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소득과 소비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 예의 주시하며 대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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