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통화 목격자, 〈워치독〉에 직접 증언해

"명태균이 차 낡아서 통화 잘 안들린다 하니…

홍준표가 덕담으로 명태균 차 바꿔준다고 해"

"홍준표가 에쿠스급으로 바꿔준다 한 말 들어"

홍준표 시장과 명태균 관계 단적으로 보여줘

홍준표 "워치독 취재 기자들 서울청에 고소"

홍준표 대구시장이 26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2.26.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26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2.26.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명태균 씨와의 관계 등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가운데 "홍준표 시장이 명태균과 통화하면서 차를 사주겠다고 말하는 것까지 들었고, 둘이 매우 가까운 사이로 보였다"는 명태균 씨 지인의 추가 증언이 나왔다. 앞서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은 "윤석열-홍준표 부부 동반 회동도 명 씨가 성사시켰고, 홍 시장이 고맙다고 명 씨에게 전화하는 음성을 들었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보도한 바 있다. '명태균 게이트' 관련 홍 시장의 거짓 해명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명태균이 전화하자 홍준표가 화기애애하게…"

<워치독>과 만난 경남지역 정계 인사이자 명태균, 최용휘(홍준표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당사자)씨의 오랜 지인 ㄱ씨는 인터뷰에서 "(2020년 4월) 홍준표 시장이 (대구 수성을 무소속) 국회의원으로 재선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명태균 씨와 홍 시장이 통화하는 것을 옆에서 들었다. 명 씨가 '타고 다니는 차가 낡았다'고 하니까 홍 시장이 '그러면 새 차로 바꿔줘야 되겠네'라고 덕담처럼 말했다. 명 씨가 전화를 걸었고 홍 시장은 전화를 받자 반가워하는 목소리로 '명 박사 잘 지내냐'고 안부를 물었다"고 말했다. ㄱ씨는 "홍 시장과 명 씨가 통화하는 모습을 본 목격자는 나 외에 한명 더 있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 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서 조사를 마치고 자신의 차량에 오르고 있다. 2024.11.8.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 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서 조사를 마치고 자신의 차량에 오르고 있다. 2024.11.8. 연합뉴스

ㄱ씨의 설명을 종합하면, 명태균 씨는 ㄱ씨와 함께 서울에서 볼 일을 보고 자신의 차량으로 창원으로 내려가던 중 대구시를 지나갈 때 홍 시장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명 씨가 홍 시장과 통화하는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ㄱ씨는 "차의 소음 때문에 홍 시장이 '목소리가 잘 안 들린다'고 말했고, 명 씨가 '차가 낡아서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자 홍 시장이 '그러면 좋은 차로 바꿔줘야 되겠네'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ㄱ씨는 다만 "덕담 조의 대화였고 실제로 홍 시장이 차를 바꿔주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홍 시장이 명 씨의 전화를 바로 받을 정도로 대단히 가까워보였고 통화 이후 내가 '홍 시장과 억수로 친하네'라고 그를 추켜세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ㄱ씨는 "명태균 씨와 최용휘 전 대구시 서울본부 대외협력팀장(홍준표 시장의 아들 친구,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당사자)과 오랜 지인 관계로 지내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ㄱ씨는 "내가 최용휘를 통해 들은 이야기도 많다. 홍 시장이 명 씨를 모르는 사람 취급하는 것은 말도 안 되고, 최용휘가 홍준표의 2021년 대선캠프 경남 상황실장도 맡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워치독>은 ㄱ씨가 실제 명태균, 최용휘 씨와 지인 관계로 지낸 정황들을 확인했다.

<워치독>은 ㄱ씨 외에도 '홍준표 시장이 명태균에게 차를 사주려고 했다'는 말을 명 씨로부터 전해들은 명 씨 지인의 증언도 추가로 확인했다. 명 씨의 최측근 ㄴ씨는 <워치독>에 "명태균이 '홍 시장이 차를 에쿠스급 정도의 고급차로 바꿔주려고 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 있다"고 증언했다. ㄴ씨는 또 "차 관련 통화는 내가 직접 듣지는 못했고 명 씨로부터 전해들은 것이지만, 홍 시장이 (2024년 총선 뒤) 윤석열 부부를 만나고 와서 명 씨에게 '고맙다'고 전화하는 것은 옆에서 직접 들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 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3.11.7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 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3.11.7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윤석열 부부 만난 홍준표, 명태균에게 '고맙다' 전화"

이러한 내용들은 홍준표 시장의 해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홍 시장은 지난해 12월 26일 가진 송년 기자회견에서 "(대선 이후) 참모 중 한 사람이 '명태균이 김건희 여사와 통화하는 실세'라 해서 전화 딱 한번 받아준 기억이 있다. '잘 해라' 몇 마디 안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민주당 명태균게이트진상조사단이 2021년 12월 5일, 2023년 7월 10일 명태균과 홍 시장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자 "의례적 답변"이라고 해명하거나 "명태균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후퇴했다.

홍 시장은 여론조사비용 대납 의혹을 받는 최용휘 씨에 대해서는 사실상 아무런 해명을 못하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해 12월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용휘는 내 측근도 아니고 우리 (대선) 캠프 근처에도 온 일이 없으며 우리 하고는 아무런 관계없는 명태균 측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워치독>은 이후 "최용휘가 홍준표 대선 캠프에서 일했다"는 복수의 증언, 최씨가 창원지검에 출석해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다"고 진술한 내용을 추가 보도했다. 

이에 대한 추가 해명을 요구하는 <워치독>의 질문에 홍 시장은 지난 3일 "모두 찌라시 기자들이라서 상대 안 합니다. 서울경찰청에 고소했고 곧 민사청구도 합니다. 찌라시 전화라서 차단합니다"라고 밝혔다. 최용휘 씨의 오랜 친구인 홍 시장의 아들 홍정석 씨는 <워치독>이 지난달 전화를 건지 하루 만에 전화번호를 바꾼 뒤 모든 취재 접근을 차단했다.  홍 시장은 이번 주 대구시장을 사퇴한 뒤 대선에 출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김시몬·허재현·김성진·조하준 워치독 기자 watchdog@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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