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제수지 잠정통계…하반기 전체로 적자 가능성

수출 부진-상품수지 감소가 주요인…올 상반기가 고비

부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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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3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됐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6억 2000만 달러)가 8월(-30억5000만 달러) 이후 3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화공품 등의 수출이 대폭 감소하면서 상품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서비스수지 역시 한 달 만에 다시 적자 전환한 게 주 원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경상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서비스수지 적자가 고착화 된다면 경상수지 적자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 상품수지 2개월 연속 적자…서비스수지 적자 전환

지난해 11월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76억 4000만 달러 감소하면서 15억 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체 경상수지 감소 폭이 74억 4000만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품수지 감소액이 고스란히 경상수지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상품수지는 지난해 7월(-14억 3000만 달러) 적자 전환한 뒤 8월(-44억 5000만 달러) 2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9월(4억 7000만 달러) 반짝 흑자를 보였으나 10월(-14억 8000만 달러)과 11월(-15억 7000만 달러) 다시 2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수출은 523억 2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2억 7000만 달러, 전년 동월 대비 73억 1000만 달러 줄었다.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화공품 등의 수출이 줄어들면서 전년 동월대비로는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통관수출 기준 승용차는 32%, 석유제품은 22.1% 증가했지만 철강제품(-11.3%), 화공품(-16%), 반도체(-28.6%) 등의 감소 폭이 컸다.

지난해 11월 수입은 538억 8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1억 9000만 달러 줄었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3억 2000만 달러 증가했다.

원자재 수입 증가,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 확대로 전체 수입(전년 동월 대비)은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품수지와 함께 지난해 10월 반짝 흑자(5000만 달러)를 기록했던 서비스수지는 한 달 만에 다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11월 서비스수지는 3억 4000만 달러 적자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7000만 달러나 늘어났다.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69.5% 하락하는 등 수출화물 운임 하락세로 운송 수입(33억 3000만 달러)이 전년 동월 대비 12억 5000만 달러 감소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 지난해 하반기 경상적자 추정…올해는 상반기가 고비될 듯

지난해 11월 월간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전체로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7∼11월 경상수지는 4억1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는데 12월에도 적자가 이어졌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과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9.5%와 2.4% 감소한 549억 9000만 달러와 596억 8000만 달러였다. 이에 따라 12월 무역수지는 46억 9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경상수지에서 상품수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 역시 적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지난해 연간으로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1월 경상수지는 243억 7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내놓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지난해 경상수지가 25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흑자 기조는 유지하더라도 지난 2021년(883억 달러 흑자)과 비교하면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분의 1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올해, 특히 상반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품 수출이 전년 대비 0.7%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상반기 수출은 3.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는 20억 달러 흑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 부진, 수입 증가세가 확대된다면 흑자 기조가 유지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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