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긴급 기자회견 열고 육성 통화 직접 공개
취임식 하루 전 통화서 '공천 개입' 정황 드러나
명태균 "윤석열이 마누라한테 보여줄라고 전화"
"정권 추악한 민낯 드러나…강력한 심판만 남아"
윤석열 대통령 :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명태균 : 진짜 평생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2년 5월 9일 윤석열-명태균 통화
더불어민주당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공천개입 관련 육성 통화 내용을 직접 공개했다.
명 씨가 윤 대통령이나 김건희 씨와 통화한 내용을 강혜경 씨 등을 통해 전하는 녹취는 공개됐지만, 당사자들이 공천개입을 논의한 내용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해당 녹음은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과 명 씨가 통화한 내용이다. 해당 통화 내용은 2022년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인 같은 해 6월 15일 지인에게 들려주는 과정에서 녹음됐다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해당 녹음에서 윤 대통령은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다"며 "그런데 당에서 말이 많다"고 했고, 명 씨는 "평생 은혜 잊지 않겠다"고 했다.
아울러 녹음에서 명 씨는 윤 대통령과의 통화 배경 대해서도 부연한다.
명 씨는 "지 마누라(김건희)가 옆에서, '아니 오빠(대통령 지칭) 명 선생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이 이렇게 아침에 어? 이래 놀라셔가지고 전화오게끔 만든 게,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이 있는 거야?'(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명 씨는 "(윤석열이) '나는 분명히 (부탁받은 거) 했다'라고 마누라(김건희)보고 이야기하는 거야, 장관 앉혀 뭐 앉혀, 암것도 모르는데 시× 이거 앉혀라 저거 앉혀라 , 마누라 앞에서 했다고 변명하는 거야"라고 설명했다.
김건희 씨의 모종의 독촉에 윤 대통령이 변명이나 핑계를 만들기 위해 명 씨와 전화를 한 모습을 연출한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그러면서 "바로 끊자마자 마누라(김건희)한테 전화왔어 '(명태균) 선생님 윤상현(당시 공관위원장)이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취임식 오십시오'"라고 덧붙였다. 실제 명 씨는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명 씨의 발언에 대해 "(5월 9일) 통화 당시 대통령 바로 옆에 김건희 씨가 있었다는 내용이 주된 내용"이라며 "(통화하는 모습을 보여) 김건희 여사에게 윤 대통령이 이른바 보고하는 본질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공개된 음성 파일의 진위 여부에 대해선 "당에서 책임지고 확인했다"며 "진위검증 실무팀에서 철저히 했다"고 밝혔다. 음성 공개와 관련해서도 "법률 검토를 받은 것으로 알고 문제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했다는 직접 증거가 나오면서 대통령 부부에 대한 검찰 수사와 탄핵 요구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는 국정농단 사건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만 2년형을 받은 바 있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이 부분(공천개입)은 김건희 특검법에 포함된 내용"이라며 "검찰이 수사하지 않으면 특검 수사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인 서영교 의원은 "진상조사단에선 여론조사 관련해서 정치자금법 위반, 여론조사 조작으로 당선하게 된 당선 무효형 관련해서도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대선 경선부터 본선에 이르기까지 취임 전부터 후까지 사적 채널이 강력하게 작동한 뒷거래 정권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며 "무엇으로도 덮을 수 없고 무엇으로도 멈출 수 없다. 강력한 심판만이 남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녹취가 공개되자 언론 공지를 통해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관위원장이었다"고 책임을 돌렸다.
대통령실은 "당시 당은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전략공천으로 결정했다"며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의 경우, 김영선 후보자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였다. 결과적으로 김 후보자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실은 "당시 윤 당선인과 명태균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당시 당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에서의 전략공천 결정은 문제가 없다고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며,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의 페이스북 글들을 발췌해서 첨부했다.
해당 페이스북 글에서 이 의원은 "당시 김영선 후보와 경쟁했던 김종양 현 의원은 공천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보궐선거 공천은 전적으로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윤상현 의원)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실이 언론 공지를 통해 해명하고 자신의 페이스북 글까지 인용한 데 대해 "지금 상황에서 이렇게 변명하다니 말미잘도 이것보다는 잘 대응할 것"이라고 비아냥했다.
이 의원은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관위에서 보고를 받는 줄도 알지 못했고, 또 후보 측 관계자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하는지도 몰랐다"며 "그건 바로 니들(대통령실)이 해명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 달 뒤에 윤리위 걸어서 쫓아내려고 기획했던 자들이 어디서 이준석 팔아서 변명하려고 하느냐"며 "양두구육을 넘어서 이제 인면수심(人面獸心) 을 하려고 하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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