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원 PNR 리서치 대표와 통화한 내용 보내와
"다들 여론조작으로 몰고 가는데 나는 방법 없어"
"하우스 이펙트는 내가 만든 게 아닌데 어쩌라고"
20분짜리 미공개 녹취록이지만 억울하다는 취지
김영선에 앙심 품은 측근이 허위 제보했다는 것
본질 비껴간 해명만…국정감사 나와 직접 밝혀야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각종 국정농단과 공천개입 의혹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가 의결한 '김건희 특검법'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거부권 행사까지 했지만 언론의 추적보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등은 재의결을 예고한 상태다.
뉴스토마토의 보도로 촉발된 이번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사건'의 열쇠는 겉으로는 명태균이라는 인물이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뉴스토마토는 명태균 씨와 함께 일해온 관계자의 증언과 그가 보관해온 각종 녹취록 등을 폭로하며 김건희 공천개입설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있다. 하지만 명 씨는 뉴스토마토가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있다"며 되레 경찰에 뉴스토마토 기자를 고소하는 등 적극 반박하고 있다. 명 씨의 주장은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지난 27일 명 씨에게 직접 입장을 들어볼 수 있었다. 명 씨는 기자에게 갑자기 녹취록 하나를 보내왔다. 내용을 들어보니, 명 씨와 서명원 PNR 리서치 대표가 통화한 20분짜리 녹취록이었다. '뉴스토마토가 서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을 왜곡해서 보도했고 뉴스토마토 기사에서 E 씨로 등장한 인물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앙심을 품고 제보했다'는 내용을 강조하는 취지였다. 아직까지 언론 등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녹취였다.
해당 녹취록을 들어보면 서명원 대표는 명 씨에게 "다들 여론조작으로 몰고 가는데 이게 왜 이렇게 높게 나오냐? 그럼 너가 설명을 해봐라, 이거예요. 결국엔. 그럼 나는 방법이 없다. 하우스 이펙트밖에 없다. 하우스 이펙트는 내가 컨트롤 할 부분이 아니다. 그 다음에 아니 그걸 내가 만들은 게 아니잖느냐? 나는 조그만 업체고. 가만히 있으면 다들 실어날라가지고 뉴스에 나오고 하는데 그걸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죠?"라고 하는 부분이 나온다.
20여 분짜리 녹취록의 핵심 내용은 이 정도다. 결국 서명원 대표는 자신이 지난 20대 대선 기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리하게끔 여론조작을 한 적이 없으며 뉴스토마토가 자신의 말을 왜곡해서 보도했다고 항변하고 싶은 것이고, 명태균 씨 또한 이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워 뉴스토마토 기사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뉴스토마토 보도의 본질을 비껴간 해명이다. 뉴스토마토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등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서 대표가 여론조사를 조작했다'고 보도한 게 아니라, 명 씨와 김건희 여사와의 수상한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과거 명 씨의 여러 행적을 보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명 씨와 김 여사 혹은 윤석열 부부와의 관계가 입증되어야, 김영선 전 의원과 관련한 공천 개입 의혹 등이 설명되기 때문이다.
뉴스토마토 보도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은 듯한 명 씨의 행적은 또 있다. 명 씨는 자신의 SNS에 직접 김기성 뉴스토마토 편집국장과 나눈 대화를 갈무리해 올렸다. 허위사실을 보도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듯했지만, 막상 보도 내용 중 무엇이 허위사실인지는 제대로 담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자신은 무속인이 아닌데 무속인처럼 알려졌다는 것과 △김건희 여사의 문자는 자신이 받았는데 김영선 전 의원이 받은 것처럼 보도됐다고 항의하는 정도의 내용이었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에게 문자를 보냈든, 명태균 씨에게 문자를 보냈든 그건 그렇게 중요한 지점이 아니다. 명 씨가 김 전 의원의 핵심 참모이고 윤석열 부부와 오랜 친분 관계를 맺고 있었다면, 김 여사가 공천 개입 메시지의 통로로 명 씨를 활용했다는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명 씨는 "김건희 여사의 문자는 내가 받은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되레 김 여사와 자신의 관계, 김 여사 문자의 존재를 모두 스스로 인정하게 된 셈이다.
명 씨는 언론에 자신의 억울함을 밝히려는 의도로 SNS 글도 쓰고 녹취록도 스스로 공개하고 있지만 '김건희 공천개입설은 허위다'라는 것을 입증할만한 증거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찰에 기자들을 고소하면서 공세를 취하는 것은 언론 보도의 확산을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셈법이 아닌가 의심된다. 그러나 명 씨가 아무리 막으려 해도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정황만 더욱 짙어지고 있다. 제보자 E 씨는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국회 국정감사장에 직접 나와 전말을 설명하겠다고 한다.
명 씨는 자신이 있다면 스스로 국정감사장에 나와야 한다. 뉴스토마토 쪽에 '김건희 문자를 직접 갖고 있느냐' 여부만 물을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내용을 공개하면 된다. 그리고 그 앞뒤 사정을 국민에게 상세하게, 설득력 있게 설명하면 될 일이다. 그런 노력은 없이 언론사를 상대로 고소 압박만 하고 있다. 특검을 통해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는 국민적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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