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2022년 6·1 보궐선거 공천개입 의혹
오죽하면 여권 내부서도 "민심 살펴라" 쓴소리
정신 못차린 국민의힘, 특검법 본회의 표결 불참
국힘 배준영 "결국 거부권 행사로 특검 소멸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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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또다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의 공천개입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이번엔 재작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김건희 씨는 추석 내내 각종 비리 의혹으로 민심이 들끓었음에도 사과 한마디 없이 남편을 따라 체코 순방에 동행했고, 국민의힘은 일부 당내 반발 기류에도 또다시 '김건희 특검법'을 반대하며 '방탄 모드'에 돌입했다.
"김건희 재작년 6·1 보궐선거 개입 의혹"
<뉴스토마토>는 19일 오전 단독 보도를 통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씨가 지난 4·10총선뿐만 아니라,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하는 데 개입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앞서 제8회 동시지방선거가 열린 지난 2022년 6월 1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는 국민의힘 박완수 전 의원이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창원 의창구는 보수세가 강하고, 정권 출범 직후였던 만큼 국민의힘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 유력한 곳이었다. 비례대표 재선, 지역구(일산서구) 재선으로 4선을 지낸 김영선 전 의원은 창원시 의창구에 별다른 연고가 없음에도 공천을 받았고, 결국 5선 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도 김건희 씨가 개입했다는 게 <뉴스토마토> 보도의 주요 내용이다.
<뉴스토마토>는 공천 개입의 근거로 '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된 명태균 씨의 음성파일을 제시했다. <뉴스토마토>는 명태균 씨가 20대 대선을 계기로 윤 대통령 내외와 인연을 맺은 인물로, 스스로 '김종인, 오세훈, 이준석, 김영선, 박완수'를 언급할 정도로 보수 진영 내 폭넓은 인맥을 자랑하며, 윤 대통령 내외와 가까운 함성득 교수도 그의 우군 중 하나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명태균 씨에 대해 "창원을 기반으로 경남 전역까지 영향력을 넓혔으며 그의 입김은 중앙에까지 미쳤다"고 평가했다.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음성파일에는 명태균 씨가 6·1선거를 앞두고 윤 대통령 부부와 통화한 정황들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명태균 씨는 윤 대통령 취임 하루 전인 지난 2022년 5월 9일 E씨와 통화에서 "사모하고 전화해가, 대통령 전화해가지고 (따졌다).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라대"라며 "그래서 윤상현(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 끝났어"라고 말했다. E씨는 해당 통화에 대해 윤 대통령 내외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의 보궐선거 공천을 약속 받았다는 뜻이라고 <뉴스토마토>쪽에 설명했다.
또 명태균 씨는 해당 통화에서 당시 '윤핵관'으로 불렸던 국회의원 두 명이 대통령을 위시해 김영선 전 의원이 아닌 다른 후보를 공천하도록 당 공관위를 압박했지만, 본인이 이를 이틀 뒤 뒤집었다고 했다. 명태균 씨는 당시 통화에서 "Y가 대통령 이름 팔아가지고. K가, 공관위 압박을 넣어 가지고"라며 "내가 가만히 있을 놈이라? 끝났어. XXX들, 대통령 뜻이라고 해갖고, 내가 대통령 전화한 거 아나"라고 말했다. 이어 "소문내면 안 돼요. 후보들 난리 날 겁니다. OOO 입 조심하라 하고"라고 보안을 당부하며 "내일 아마 점심 때 발표하겠지"라고 했다.
명태균 씨는 같은 날 오후 E씨에게 다시 전화해 "김영선 그 현수막, 이제 본선 후보잖아. 본선 후보는 좀 틀려야 되거든 문구가"라며 공천을 받기도 전에 본선을 대비했고, 다음 날인 5월 10일엔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명태균 씨 부부는 윤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범 권오수 회장의 아들 권혁민 대표 등과 함께 '주요인사'석에 자리했다. 그리고 같은 날 명태균 씨 발언대로 국민의힘은 김영선 전 의원을 창원시 의창구에 공천한다고 발표했다.
대통령과 측근의 공천 개입은 형사 처벌 대상이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공천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오죽하면 여권서도 "민심 살펴라" 쓴소리
여권도 김건희 씨의 공천 개입 의혹이 또다시 터져나오면서 난처한 모습이다. 김건희 씨를 두고 명품가방 수수 의혹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저 특혜 공사 의혹, 4·10 공천 개입 의혹 등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기 때문이다.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것 자체만으로는 개입이라고 보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김건희 씨의 공개 행보에 대해 "본인이 조용한 내조를 하겠다고 말한 바 있고,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 법률적 판단은 끝났지만 정치적 판단이 남아있으니 여기에 대해 당당하게 국민들에게 어떤 행동이었고 앞으로는 잘하겠단 입장을 말한 후 공개 행보를 하면 국민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속히 제2부속실을 설치했으면 좋겠다"며 "한번 맺고 끊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가) 마포대교 시찰을 나간 것은 이제까지 못 보던 영부인의 모습이라 많은 사람이 어리둥절해하고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민의를 잘 수렴해 영부인이 움직이는 데 나름대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제2부속실장도 내정된 상태 아닌가. 인원은 다 정비된 것으로 안다"면서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든가 영부인에 대한 민심 동향을 세밀하게 파악하는 일을 민정수석실에서도 해야 한다"고 했다.
여권에서 이처럼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김건희 씨는 눈치도 보지 않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김건희 씨가 대통령처럼 마포대교 순찰을 해 비난 여론이 제기되자, "여사의 행보를 정쟁으로 삼는 것 자체가 상당히 부적절하고 과하다"고 역정을 내면서 "앞으로도 약자와 소외계층을 돌보는 행보,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는 행보는 꾸준히 할 예정"이라고 한 바 있다. 비판에 모르쇠로 일관하겠다는 것이다.
김건희 씨는 실제 온갖 의혹 제기에도 지난 13일 대통령의 추석 영상에 등장한 데 이어, 15일엔 장애아동거주시설에 방문한 일정을 공개했다. 같은 날 새벽 수행원을 대동하고 반려견과 심야 산책하는 모습이 <서울의소리>에 의해 보도되면서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반응도 없다.
김건희 씨는 연휴 직후인 이날 오전에도 윤 대통령을 따라 체코 순방에 동행했다. 대통령실 브리핑에 따르면 2박 4일 일정으로 짧은 기간 이뤄지는 이번 순방에는 대통령 부인이 특별히 수행할 일정도 동포 만찬 간담회 정도밖에 없어 보인다. 그외에 비공개된 일정이 있더라도 '원전 세일즈'라고 홍보한 이번 순방에 대통령 부인이 필수 인력인지 의문이다. 이에 국내 여론을 의식한 '도피성 외유'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체코 프라하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신혼여행지다.
정신 못차리는 국힘, 김건희 특검 표결 불참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공천 개입 의혹이 추가로 폭로되면서, 야당은 김건희 씨에 대한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김건희 씨의 6·1 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김건희 특검법으로 총선 개입 의혹은 물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겠다"면서 "김건희 여사가 가야 할 곳은 마포대교나 체코가 아니라 특검 조사실"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전남 영광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씨의 공천 개입 사실이 확인되면, 탄핵의 '스모킹 건'이 될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위성정당에 불과한 검찰이 수사할 리가 없다. 결국 특검만이 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의원들도 김건희 특검법안에 찬성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김건희 씨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 여론에도 여전히 '대통령 부인 방탄'에만 골몰하는 모습이다.
국회는 오후 본회의를 열고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재석 167명, 찬성 167명으로 통과시켰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를 거부하고 의사진행 발언만 참여한 채 전원 표결에 불참했다. 이들은 김건희 특검법뿐 아니라 이날 함께 상정된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표결에도 전부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특검법을 비롯한 이날 통과된 모든 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표결을 앞두고 진행한 의사진행발언에서 "오늘 본회의는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일정"이라고 주장하며 "막무가내 본회의가 열렸다"고 반발했다. 배 수석부대표는 "오늘의 법안들 역시 국민보기 창피하다"면서 "결국 재의 요구에 거쳐 소멸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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