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청문회] 임성근 "친척, 광주고검 현직 검사"

"증인선서 여부, 국회 휴대폰 검증에 대해 물었다"

검사 탄핵 비판 성명 게시 전력, 변호사법 위반 소지

국힘 "친척이고 금전 이해 관계 아니라 문제 없어"

정청래 "청문회 도중 검사와 문자, 국회 모욕 행위"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오른쪽)이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소추안 발의 관련 청문회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왼쪽)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4.7.19. 국회방송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오른쪽)이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소추안 발의 관련 청문회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왼쪽)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4.7.19. 국회방송 갈무리

[기사 종합 : 오후 6시 58분]

채 해병 순직 사건 당시 부대 지휘관이자 '구명 로비'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국회 청문회 도중 친족 관계인 현직 검사에게 법적인 내용을 문의하고 답변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현직 검사는 변호사를 겸직할 수 없다. 청문회 도중 증인에게 법률 조력을 제공한 것은 친족 관계더라도 상당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19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이하 청문회)에서 임 전 사단장이 증인신문 도중 외부인과 문자를 주고 받았는지에 대해 물으며, 보도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가 촬영한 사진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청문회 증인신문이 진행됐던 이날 낮 12시 3분 누군가에게 "박균택 의원께서 휴대폰 확인하자는 것은 법적으로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는가요"라고 법률 조력을 구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바로 아래 다른 문자에는 '해병 877기'라는 문구도 확인됐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소추안 발의 관련 청문회 도중 외부와 문자를 하고 있는 모습. 2024.7.19. 뉴시스 보도 갈무리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소추안 발의 관련 청문회 도중 외부와 문자를 하고 있는 모습. 2024.7.19. 뉴시스 보도 갈무리

임 전 사단장이 보낸 문자는 민주당 박균택 의원이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압수수색 뒤 새로 장만한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를 검증하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된 내용이다. 오전 신문에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휴대전화 검증에 "동의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검증을 앞두고 법률 관련 문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박 의원이 휴대폰을 확인하자고 한 것에 대해서 외부인과 문자를 주고받은 것이 있느냐"고 물었고, 임 전 사단장은 문자를 보낸 사실을 시인하며 "친척 관계인 법조인과 주고 받았다"고 답했다. "해병 877기가 누구냐"는 질문엔 "그는 해병대 후배"라며 "법적 문제를 대화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장 의원은 "본인 청문회에서 질의를 하는데 외부인 최소 2명 이상과 문자 대화를 하고 있었느냐"며, 사단장을 질타했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9일 법사위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소추안 발의 관련 청문회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왼쪽)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4.7.19. 국회방송 갈무리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9일 법사위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소추안 발의 관련 청문회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왼쪽)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4.7.19. 국회방송 갈무리

정청래 법사위원장도 임 전 사단장에게 청문회 도중 외부와 문자를 한 데 대해 문제를 삼았다.

정 위원장은 "(문자 보낸 사람이) 현직 검사냐"고 물었고, 그제야 임 전 사단장은 해당 법조인이 광주고검에 있는 '친척 현직 검사'라고 밝혔다. <시민언론 민들레> 취재를 종합하면 이 검사는 광주고검 박모 검사로, 임 전 사단장의 외사촌 동생이다. 그는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검사 탄핵을 비판하는 성명을 올리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현직 검사는 변호사 자격이 없지 않냐"고 따졌고, 이에 임 전 사단장장은 "제 법 상식으로는 가능하다 판단해서 그렇게 (조력을) 받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증인선서에 대해 답변을 구하고, 휴대폰은 어느 정도 공개하는 게 법적으로 타당한지 문의했다"며 "답장이 온 건 없다. 점심시간에 (검사와) 통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 전 사단장의 증언과 달리 박 검사는 통화뿐 아니라 문자로도 법률 조력을 제공했다. 법사위가 박 검사로부터 받은 문자를 보면, 박 검사는 임 전 사단장에게 휴대전화 검증에 대해 "카톡, 문자는 안 되구요. 연락처 명단만 알려주세요. 새 휴대폰 개통 이후 대화는 관련성이 없어 공개 불가라 하시면 됩니다"라며 구체적인 대응 방법을 언급했다(아래 사진 참고).

박 검사는 증인 선서와 관련해서도 "선서 거부 관련해 외압 부분은 사건이 없어 선서하겠다고 하십시오"라고 문자로 답했다. 박 검사는 법사위와 언론에 공개한 서면에서 "문자 메시지를 보낸 뒤 전화통화로 문자 메시지 내용의 근거 설명과 함께 일부 사안에 국한해 선서하기보다는 전체에 대해 선서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부연했다.

 

광주고검 박모 검사가 외사촌형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청문회 도중 보낸 문자 내용. 2024.7.19.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광주고검 박모 검사가 외사촌형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청문회 도중 보낸 문자 내용. 2024.7.19.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직 검사의 법률 조력은 임 전 사단장에게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오전에 증인선서를 거부한 임 전 사단장은 오후에 돌연 증인선서를 했다. 검사의 지시대로 행동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전에 계획했던 휴대폰 검증은 청문회 도중 임 전 사단장이 휴대전화를 조작하고 곧바로 제출하지 않아 '증거가 오염됐다'는 이유로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변호사 겸직이 금지되는 현직 검사가 청문회 도중 법률 조력을 제공했음에도,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임 전 사단장을 두둔했다. 그는 "친척 관계라 이야기하고 있고, 더군다나 검사가 다른 금전적 이해관계가 있어서도 아니"라며 "선서할지 말지 물어볼 수 있는 거다. 거기에 대해서 어떤 위법적인 어드바이스(조언)을 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이 현직 검사에게 법률 조력을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법사위는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약 10분 동안 정회했다.

정 위원장은 "국회증언감정법(증감법)에서 정한 합법적인 변호인을 대동한 게 아니라 현직 행정부 공무원인 검사와 청문회장에서 실시간으로 문자를 주고받은 행위는 증감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법률 조력을 한 박 검사에 대해서도 "검사윤리강령 위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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