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치인 아닌 광장의 민중이 주인공으로
이달 26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인사동 아르떼숲
여의도만 가면 괴물이 된다고들 말한다. 금배지를 달고 여의도에 입성할 때마다 국회의원들은 '국민 섬김'을 말하지만, 종국엔 국민들을 권력 놀음의 배경처럼 여기기 십상이다. 무대 아래에서 눈비 맞으며 외친 사람들은 외면 당한다. 기자가 '애완견'이라 불리는 시대에, 매주 울려퍼지는 거리의 함성은 9시 뉴스와 신문에 기사 한 줄도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무대 아래에 있는 이들은 매일 거리로 나간다.
'촛불 작가'로 불리는 이호 작가의 첫 개인 사진전 <무대 아래, 당신이 주인공입니다>는 무대 위 정치인이 아닌 무대 아래에서 외치는 수없이 많은 민중을 바라본다. 그들이 서 있는 광장은 죽은 자를 따르는 산 자의 투쟁 무대이면서 동시에 정과 웃음이 넘치는 무대다. 사진기를 어깨에 메고 커피를 들어 손이 없을 때 "당 떨어지면 먹어" 잔소리하며 주머니 한 가득 초콜릿을 넣어주는 사람들, 겉절이와 수수떡을 나눠먹으며 함박 웃음을 짓는 무대 아래의 사람들이 바로 주인공인 공간이다.
이호 작가 개인 사진전은 △시민들의 항쟁 사진 △진보진영 정당 활동 사진 △작가의 시선을 보여주는 사진 등 크게 3개 부문의 사진 10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정당 활동 사진조차도 정치인은 배경이다. 사진은 오로지 무대 아래의 '주인공'이 만드는 서사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11월 촛불대행진 기록을 담아낸 사진책 '촛불 그리고 사람들'(사진·글 이호, 내일을 여는 책)에서도 그가 풀어낸 서사는 무대 아래의 사람들에게 집중됐다.
이번 개인 사진전에서 이호 작가는 무대 아래 있던 이들을 주인공으로 '승격'시켜 우리 자신도 잊고 있던 제자리를 찾고자 한다. 아울러 '열림마당'을 통해 작가 개인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거리의 기록을 쌓아가는 사이 그에게는 '들에 던져진 사람'이라는 뜻의 '야투(野投)'라는 수식이 붙었다. 그가 광야에 서게 된 이야기도 사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이호 작가는 <민들레>와 통화에서 "엘리트 정치를 넘어 시민중심의 정치사회로 바뀌면 좋겠다는 바람을 사진에 담았다"고 전했다.
전시 정보|아르떼숲 갤러리(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12) |2024년 6월 26일~7월 15일|열림마당 2024년 6월 29일 늦은 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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