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7일 콘서트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시대의 아픔과 고통 함께해온 30년의 노래들

서민들의 삶의 애환과 시대의 역사의식을 잔잔한 포크송으로 풀어내어 시대의 아픔과 함께해 온 음유가객 이지상의 콘서트가 내달 7일 열린다. 지난 30년 내내 한결같이 인간에 대한 사랑과 희망을 노래해온 그의 노래 인생의 한 요약인 듯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제목이다.

1991년 ‘통일은 됐어’ ‘내가 그대를 처음 만난 날’을 작곡하며 음악을 시작해 정규 앨범으로는 2020년 6집 앨범 '나의 늦은 애인아'까지 그는 지난 세월 쉼 없이 아름다운 노래들을 불러왔다.

특별히 이번 무대에서는 국내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와 듀엣으로 함께한 노래 '12월 이야기'도 들려준다. 콘서트 제목은 양희은, 안치환이 그의 곡을 리메이크해 부른 노래에서 가져왔다. 시인 도종환, 안도현, 정호승, 그리고 윤동주의 시를 노래로 만든 곡들도 함께한다.

 

가수 이지상
가수 이지상

그의 지난 앨범 제목들은 세월의 아픔을 문학적 감수성의 글로 확장한 것이다. 첫 정규 앨범 ‘사람이 사는 마을’부터 ‘내 상한 마음의 무지개’ ‘위로하다, 위로받다’ ‘기억과 상상’ ‘나의 늙은 애인아’ 등. 일상의 균열과 회복, 사랑과 상실을 노래해왔다. 노래로도 못다한 생각들은 에세이집 ‘이지상, 사람을 노래하다’(2010), 여행기 ‘스파시바, 시베리아’(2014) 등에 담았다.

그는 누구보다 시대의 아픔과 고통의 현장에 함께해온 가수로 이름이 높다. 높다기보다 '깊다'고 해야겠다. 일본군 ‘위안부’의 아픔을 담은 ‘사이판에 가면’, 산재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를 기리는 ‘그 쇳물 쓰지 마라’ 등을 통해 저항과 시대정신을 노래하는 동시에 민중에 대한 사랑과 희망을 놓지 않았다.

미군에게 살해당한 윤금이(‘보산리 그 겨울’), 손배 가압류에 맞서 항거한 배달호(‘지친 날개를 접고’), 일본의 민족학교 아이들(‘아이들아 이것이 우리 학교다’), 비운의 복서 김득구(‘김득구’),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희생자(‘편지’)를 기리는 노래를 만들고 불러왔다. “그의 노래 목록이 곧 우리 현대사의 ‘만인보’다”라고 어느 언론에서는 말한 바 있다.

이지상에 대해 "가무악은 물론이고 문사철과 시서화에 두루 능하고 인문정신이 빛나는 보배같은 예술가라고, 이지상의 후원회장을 자처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은 평한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그렇게 '두루 능한' 이지상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서사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아름다운 노래와 사진 작가로 발표한 아름다운 사진들, 그리고 시가 함께 어울어지는 음악과 문학과 사진예술이 함께 어우러진다.

“이지상의 노래를 처음 얼핏 들으면 어눌하게 들린다. 그러나 두 번 들어보면 그가 얼마나 깊은 공감과 진정성으로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지 알 수 있다”(곽노현)는 말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를 관객들은 콘서트에서 알게 될 듯하다.

8년 만의 콘서트에 나서는 이지상은 “트럼펫 소리에 목소리를 얹고, 첼로 소리에 마음을 달래며 노래하던 시절을 떠난 지 오래지만, 다시 무대에서 그 시절의 마음으로 노래하고 싶다”며 “공연 날 관객의 환부에 문득 다가서는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다. 한발 한발 차근차근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위한 일에는 주장 한 번 제대로 해 본 적 없는 그는, 그래서 남들 위한 일에는 두 발 벗고 나서면서 자신의 공연에는 가까운 지인들에게조차 와 달라는 얘기도 제대로 못한다. 다만 “벗님들의 힘에 기대어 큰 산 하나 잘 넘어 보겠습니다”라고 짧게 말할 뿐이다.

그의 30년의 세월은 많은 이들이 그와 그의 노래에 빚진 시대를 지나온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었다. 그 시간 동안 이지상은 시대와 정면으로 마주했고 그 시대의 아픔에 희생당하고 고통당하는 이들을 위로해 왔다. 

공연을 준비하는 이들은 '초대의 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좋은 스승은 훌륭한 제자들이 만듭니다, 좋은 작가는 훌륭한 독자들이 만듭니다,

좋은 공연은 휼륭한 관객이 있기 때문이고, 좋은 세상은 훌륭한 시민이 만들어갑니다.”

좋은 공연을 위해, 좋은 가수에 대해 이제 우리가 좋은 관객, 좋은 시민이 돼 줄 차례다. 

* 공연일시: 2025년 12월 7일(일) 오후 5시

공연장소: 가빈아트홀 (서울 강남구 삼성로)

티켓예매: 티켓링크, 네이버티켓

공연문의: 비전컴퍼니 (031-812-2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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