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사진작가 이호가 쓴 거리의 기록

촛불 그리고 사람들. 사진·글 이호|316쪽|3만 3000원
촛불 그리고 사람들. 사진·글 이호|316쪽|3만 3000원

촛불집회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고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공간이자, 동시에 하나의 공동체다.

대통령이 취임도 하기 전인 2022년 3월 시민들은 마치 지금을 예견한 것처럼 또다시 촛불을 들기 시작했다. 촛불은 매주 토요일 시청역 앞에서 지금도 꺼지지 않고 타오르고 있다.

그리고 그 길 위에 시민들과 함께 매주 어김없이 현장을 지켰던 한 명의 기록자가 있다. 시민들에게 '촛불 전속 사진작가' 불리는 이호 작가다.

이호 작가가 펴낸 '촛불 그리고 사람들'(사진·글 이호, 내일을여는책)은 1년 반의 촛불 기록을 담고 있다.

촛불 집회가 시작되던 지난해 3월, 촛불행동 상임대표인 김민웅 교수와의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촛불집회 사진을 찍기 시작한 그는 어느덧 시민들의 '촛불 사관(史官)'이 됐다.

7~8년 전 받은 수술로 오른손 엄지와 검지만 움직이지만, 지금도 매주 수천, 수만 번의 셔터를 누르고 있다. '촛불 그리고 사람들'은 1년 반 동안 수십만 번 카메라 셔터를 누른 그의 성실함이 일궈낸 결과물이다.

지난 8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간토 학살 100주년 추모 전시회 '아이고展(전)'에 참가했을 때, 단 한 번의 예외가 있었을 뿐이다.

 

이호 사진작가가 지난 3월부터 1년 반 동안의 촛불집회 기록을 담은 '촛불 그리고 사람들'을 펴냈다. 2023.11.10. 내일을여는책 제공

이 작가의 사진은 단지 충실한 기록물로만 그치지 않는다. 그의 사진은 촛불시민들의 연대 매개물이기도 하다.

'촛불사진 현상소'가 된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는 매주 자신의 사진을 찾는 시민들의 댓글로 웃음꽃이 줄을 잇는다. 그 웃음꽃은 비탄에 빠진 시민들에게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촛불 그리고 사람들'이 담은 시민들의 얼굴은 정권의 무능과 폭정에 대한 분노와 비탄뿐만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는 연대와 미래를 종횡으로 교차해 거대한 모자이크를 이뤄낸다.

수십만 장에서 고심을 거듭해 추려낸 수백 장의 사진은 촛불시민들의 역동과 에너지, 폭발하는 민심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오늘도 시민들 속에 들어가 바쁘게 셔터를 누르고 있는 이 작가는 '촛불 그리고 사람들'을 시민들의 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언론 민들레와 인터뷰에서 "(사진을 찍기) 힘든 상황에서도 시민들의 역동적인 힘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며 "'촛불 그리고 사람들'은 제가 쓴 책이 아니라 시민들이 만든 책이다. 촛불시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고 전했다.

오는 28일 정식 출간되는 '촛불 그리고 사람들'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예약 구매할 수 있다.

 

촛불행동 전속 사진작가 이호. 2023.4.18. 이호 작가 제공
촛불행동 전속 사진작가 이호. 2023.4.18. 이호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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