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탕탕전…'친일청산하기 딱 좋은 날'
31일까지 광주 예술의 거리 27번가 갤러리
올해는 대구서도 합동전시 개최…26일부터
10·26기념행사도…백금렬 공연, 분장놀이 등
'10월 26일'의 역사적 의미는 남다르다.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대통령 박정희의 심장을 향해 권총을 쐈고, 영구집권을 꿈꾼 독재자가 쓰러졌다.
1920년 같은 날 홍범도 장군, 김좌진 장군, 최운산 장군, 최진동 장군 등이 이끈 독립군은 청산리 전투에서 일본군에 대승을 거뒀다.
1909년 그날 안중근 의사는 만주 하얼빈 역에서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권총을 발사하고 "코레아 우라!(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1597년 10월 26일(음력 9월 16일) 성웅 이순신 장군은 함선 13척으로 왜군 함선 330여 척을 격퇴해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한국사를 관통하는 10월 26일이라는 날의 의미를 기념하기 위해 미술인들이 전시회를 열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광주 예술의 거리 뒷골목 27번가 갤러리(BHC)에서 열리는 '10·26 탕탕전'이다. 올해로 네 번째 열리는 탕탕전은 10월 26일 뿐 아니라 홍범도 장군 추모일이자 독도의 날인 10월 25일도 함께 기념한다.
'10·26탕탕전 추진위원회'가 주관하고, 종교계와 예술계, 민주시민단체,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으로 추진된 올해 전시회에는 김규표, 류기정, 박성완, 이상호, 전혜옥, 조아진, 조현, 위종만, 김윤숙, 김사리, 레오다브, 이하, 이구영, 백영욱, 고경일 작가 등 현장미술 활동과 창작을 하는 진보 미술인들이 힘을 모았다.
전시는 오후 1시부터 0시까지 방문하는 누구나 무료 관람할 수 있으며, 12인 이상 단체관람은 사전신청 문의를 통해 전시해설을 예약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광주에서 열리던 탕탕전이 대구에서도 열린다.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대구 '공간7549 인혁재단 갤러리'에서 '탕탕전 in(인) 대구'라는 제목으로 서울·대구·광주작가들의 합동전시가 시민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10월 26일 당일 다양한 체험행사와 볼거리도 마련돼 있다. 광주 전시회에서는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기념행사를 갖는다.
사전 체험행사로 과녁에 비비탄 권총 사격을 하는 입장 체험과 전시관람 해설 등이 준비돼 있다. '파묘-두 개의 굿판'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본 행사는 친일파 저주굿과 독립·민주투사 한풀이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소리꾼 백금렬이 안중근 의사의 옥중가를 부르고, 김진환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광주전남지부장이 나룻배 노 젓던 시절 백범 김구 선생의 모습으로 하모니카 연주를 한다. 독립운동가들이 저승에서 독도에 임시정부를 두고 완전한 독립을 외치는 퍼포먼스와 영화 <파묘>를 패러디한 격문도 낭독할 예정이다.
이 밖에 행사에서는 독재자 이승만, 박정희를 주제로 한 분장놀이 '지랄하고 자빠졌네1.2'가 열리며, 시민들이 참가하는 분장놀이 경연대회도 함께 진행된다. 시민 경연대회 참가자들은 의병과 독립운동가, 친일파 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모두가 알아야 하는 인물을 분장하고 그 이야기를 표현하며, 온라인 투표에서 선정된 수상자들에게는 상금과 상품도 수여된다.
올해 네 번째 탕탕전 기념행사는 유튜브 채널 '탕탕전'에서 생중계한다. 2021년 첫 번째 전시부터 모든 작품해설도 유튜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추진위원장인 노주일 화백은 <시민언론 민들레>에 "일제강점기 친일파와 군사독재가 같은 맥락에 있듯이, 그에 맞서 저항한 의병과 독립운동가, 민주투사의 정신과 실천력이 이어진다는 점을 행사를 통해 강조하려고 한다"며 "10월 25일과 10월 26일을 계기로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알리고 친일청산을 하는 의지를 다지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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