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탕탕전…'친일청산하기 딱 좋은 날'

31일까지 광주 예술의 거리 27번가 갤러리

올해는 대구서도 합동전시 개최…26일부터

10·26기념행사도…백금렬 공연, 분장놀이 등

김규표 〈토착왜구 파묘요〉 80호F, 목판화 프린팅, 시민참여. 시민참여로 완성되는 시민 자유표현 작품이다.자생적인 친일파를 의미하는 토착왜구(土着倭寇)는 나라를 좀먹고 백성을 병 들게 하는 종류(人種)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토착왜구는 누구입니까? 2024.10.12. 작품 사진 10·26탕탕전 추진위원회 제공
김규표 〈토착왜구 파묘요〉 80호F, 목판화 프린팅, 시민참여. 시민참여로 완성되는 시민 자유표현 작품이다.자생적인 친일파를 의미하는 토착왜구(土着倭寇)는 나라를 좀먹고 백성을 병 들게 하는 종류(人種)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토착왜구는 누구입니까? 2024.10.12. 작품 사진 10·26탕탕전 추진위원회 제공

'10월 26일'의 역사적 의미는 남다르다.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대통령 박정희의 심장을 향해 권총을 쐈고, 영구집권을 꿈꾼 독재자가 쓰러졌다.

1920년 같은 날 홍범도 장군, 김좌진 장군, 최운산 장군, 최진동 장군 등이 이끈 독립군은 청산리 전투에서 일본군에 대승을 거뒀다.

1909년 그날 안중근 의사는 만주 하얼빈 역에서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권총을 발사하고 "코레아 우라!(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1597년 10월 26일(음력 9월 16일) 성웅 이순신 장군은 함선 13척으로 왜군 함선 330여 척을 격퇴해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한국사를 관통하는 10월 26일이라는 날의 의미를 기념하기 위해 미술인들이 전시회를 열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광주 예술의 거리 뒷골목 27번가 갤러리(BHC)에서 열리는 '10·26 탕탕전'이다. 올해로 네 번째 열리는 탕탕전은 10월 26일 뿐 아니라 홍범도 장군 추모일이자 독도의 날인 10월 25일도 함께 기념한다.

'10·26탕탕전 추진위원회'가 주관하고, 종교계와 예술계, 민주시민단체,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으로 추진된 올해 전시회에는 김규표, 류기정, 박성완, 이상호, 전혜옥, 조아진, 조현, 위종만, 김윤숙, 김사리, 레오다브, 이하, 이구영, 백영욱, 고경일 작가 등 현장미술 활동과 창작을 하는 진보 미술인들이 힘을 모았다.

전시는 오후 1시부터 0시까지 방문하는 누구나 무료 관람할 수 있으며, 12인 이상 단체관람은 사전신청 문의를 통해 전시해설을 예약할 수 있다.

 

오는 31일까지 광주 예술의 거리 뒷골목 27번가 갤러리(BHC)에서 개최 중인 '10·26 탕탕전' 전시장 풍경. 2024.10.12. 사진 10·26탕탕전 추진위원회 제공
오는 31일까지 광주 예술의 거리 뒷골목 27번가 갤러리(BHC)에서 개최 중인 '10·26 탕탕전' 전시장 풍경. 2024.10.12. 사진 10·26탕탕전 추진위원회 제공

특히 올해는 광주에서 열리던 탕탕전이 대구에서도 열린다.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대구 '공간7549 인혁재단 갤러리'에서 '탕탕전 in(인) 대구'라는 제목으로 서울·대구·광주작가들의 합동전시가 시민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10월 26일 당일 다양한 체험행사와 볼거리도 마련돼 있다. 광주 전시회에서는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기념행사를 갖는다.

사전 체험행사로 과녁에 비비탄 권총 사격을 하는 입장 체험과 전시관람 해설 등이 준비돼 있다. '파묘-두 개의 굿판'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본 행사는 친일파 저주굿과 독립·민주투사 한풀이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소리꾼 백금렬이 안중근 의사의 옥중가를 부르고, 김진환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광주전남지부장이 나룻배 노 젓던 시절 백범 김구 선생의 모습으로 하모니카 연주를 한다. 독립운동가들이 저승에서 독도에 임시정부를 두고 완전한 독립을 외치는 퍼포먼스와 영화 <파묘>를 패러디한 격문도 낭독할 예정이다.

이 밖에 행사에서는 독재자 이승만, 박정희를 주제로 한 분장놀이 '지랄하고 자빠졌네1.2'가 열리며, 시민들이 참가하는 분장놀이 경연대회도 함께 진행된다. 시민 경연대회 참가자들은 의병과 독립운동가, 친일파 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모두가 알아야 하는 인물을 분장하고 그 이야기를 표현하며, 온라인 투표에서 선정된 수상자들에게는 상금과 상품도 수여된다.

올해 네 번째 탕탕전 기념행사는 유튜브 채널 '탕탕전'에서 생중계한다. 2021년 첫 번째 전시부터 모든 작품해설도 유튜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추진위원장인 노주일 화백은 <시민언론 민들레>에 "일제강점기 친일파와 군사독재가 같은 맥락에 있듯이, 그에 맞서 저항한 의병과 독립운동가, 민주투사의 정신과 실천력이 이어진다는 점을 행사를 통해 강조하려고 한다"며 "10월 25일과 10월 26일을 계기로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알리고 친일청산을 하는 의지를 다지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윤숙 〈소곤소곤-새로운 시작〉 132x65㎝, 한지에 수묵담채. 어느 평범했을 그 젊은 시간의 하루처럼꽃신을 신어보고 싶은 소녀의 소망처럼 평안한 할머니들의 마음 한구석…평안해지기를… 2024.10.12. 작품 사진 10·26탕탕전 추진위원회 제공
김윤숙 〈소곤소곤-새로운 시작〉 132x65㎝, 한지에 수묵담채. 어느 평범했을 그 젊은 시간의 하루처럼꽃신을 신어보고 싶은 소녀의 소망처럼 평안한 할머니들의 마음 한구석…평안해지기를… 2024.10.12. 작품 사진 10·26탕탕전 추진위원회 제공
류기정 〈구축Ⅳ_날아라 슈퍼깡통〉 80×90×20㎝, FRP+합판+도자기. 무식한 자들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다.기회주의자들이 반역의 옷을 입고 우리의 정의로운 투쟁의 역사를 욕보이고 있다. 자신들만의 안위를 위한 세상에 숨어 살면서 거짓으로 점철된 식민역사를 사실인냥 외치는 자들의 실체를 확실히 벗겨내야겠다. 2024.10.12. 작품 사진 10·26탕탕전 추진위원회 제공
류기정 〈구축Ⅳ_날아라 슈퍼깡통〉 80×90×20㎝, FRP+합판+도자기. 무식한 자들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다.기회주의자들이 반역의 옷을 입고 우리의 정의로운 투쟁의 역사를 욕보이고 있다. 자신들만의 안위를 위한 세상에 숨어 살면서 거짓으로 점철된 식민역사를 사실인냥 외치는 자들의 실체를 확실히 벗겨내야겠다. 2024.10.12. 작품 사진 10·26탕탕전 추진위원회 제공
이상호 〈반야용선을 탄 투사들〉 220x100㎝, 한지에 먹. 불보살들이 반야용선이라는 배에 독립투사와 민주투사를 태우고 극락으로 모시고 있다. 만해 한용운, 승려생활을 했던 홍범도 장군, 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 6월항쟁의 주역 지선스님, 거리춤꾼 이애주 선생, 5·18 당시 새벽도청을 지키다 산화하신 김동수 열사, 한국불교통사 저자이며 평화운동가 정의행 법사를 모셨다. 무신론자이신 백기완 선생을 부처님 품으로 모셨는데, 극락이 맘에 드셨으면 좋겠고, 지선스님은 생존하시지만 언젠가 극락에 가실 분이라서 그려 넣었다. 2024.10.12. 작품 사진 10·26탕탕전 추진위원회 제공
이상호 〈반야용선을 탄 투사들〉 220x100㎝, 한지에 먹. 불보살들이 반야용선이라는 배에 독립투사와 민주투사를 태우고 극락으로 모시고 있다. 만해 한용운, 승려생활을 했던 홍범도 장군, 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 6월항쟁의 주역 지선스님, 거리춤꾼 이애주 선생, 5·18 당시 새벽도청을 지키다 산화하신 김동수 열사, 한국불교통사 저자이며 평화운동가 정의행 법사를 모셨다. 무신론자이신 백기완 선생을 부처님 품으로 모셨는데, 극락이 맘에 드셨으면 좋겠고, 지선스님은 생존하시지만 언젠가 극락에 가실 분이라서 그려 넣었다. 2024.10.12. 작품 사진 10·26탕탕전 추진위원회 제공
이하 〈다케시마는 우리 땅〉 43x83㎝, 혼합재료. 인간적으로 최악, 능력은 극악, 역사적으로는 패악, 윤석열 정부의 정체 타락한 권력자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매국 친일뿐. 2024.10.12. 작품 사진 10·26탕탕전 추진위원회 제공
이하 〈다케시마는 우리 땅〉 43x83㎝, 혼합재료. 인간적으로 최악, 능력은 극악, 역사적으로는 패악, 윤석열 정부의 정체 타락한 권력자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매국 친일뿐. 2024.10.12. 작품 사진 10·26탕탕전 추진위원회 제공
조아진 〈섯알오름 - 나를 찾아 주세요〉 30호 F, digital painting and print on canvas. 이승만 정부는 법에도 없는 '예비검속'을 한다며 4.3 관련자라는 이유로 교사, 학생, 공무원, 마을 유지 등을 잡아들인 뒤 1950년 7∼8월 3000여 명을 집단학살했다. 셋알오름 인근 일본군의 옛 탄약고 터에서도 예비검속자 218명이 총살당했다. 당시 희생자들은 죽음을 예상하고 검은 고무신을 벗어 던지며 가족에게 가는 길을 알렸지만, 국군은 시신을 가져가지 못하게 7년 동안 접근을 금지했다. 어렵게 시신을 수습한 유족은 위령비를 세웠다. 하지만 1961년 6월 이번엔 경찰이 위령비를 파괴했다. 당시 학살터 추모비엔 눈물의 검정 고무신들이 모셔져 있다. 2024.10.12. 작품 사진 10·26탕탕전 추진위원회 제공
조아진 〈섯알오름 - 나를 찾아 주세요〉 30호 F, digital painting and print on canvas. 이승만 정부는 법에도 없는 '예비검속'을 한다며 4.3 관련자라는 이유로 교사, 학생, 공무원, 마을 유지 등을 잡아들인 뒤 1950년 7∼8월 3000여 명을 집단학살했다. 셋알오름 인근 일본군의 옛 탄약고 터에서도 예비검속자 218명이 총살당했다. 당시 희생자들은 죽음을 예상하고 검은 고무신을 벗어 던지며 가족에게 가는 길을 알렸지만, 국군은 시신을 가져가지 못하게 7년 동안 접근을 금지했다. 어렵게 시신을 수습한 유족은 위령비를 세웠다. 하지만 1961년 6월 이번엔 경찰이 위령비를 파괴했다. 당시 학살터 추모비엔 눈물의 검정 고무신들이 모셔져 있다. 2024.10.12. 작품 사진 10·26탕탕전 추진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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