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말 가계신용 잔액 14.3조원 늘어 역대 최고

부동산 꿈틀하자 주담대 17조원 늘어 2분기째 증가

여행·여가 수요 증가에 카드 미결제액도 2.6조원 늘어

한은 "고금리에 부동산 관망세 확산…정부 정책도 변수"

올해 3분기 말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친 가계신용이 또다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고, 여행 수요 증가 등으로 신용카드 사용도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75조 6000억 원으로 2분기 말(3월 말·1861조 3000억 원)보다 0.8%(14조 3000억 원) 늘어났다. 이는 종전 최고였던 지난해 3분기 말(1871조 1000억 원)보다 4조 5000억 원이 많은 역대 최대 규모다.

 

가계신용 증감액 추이 (2018년 1분기~2023년 3분기)  자료=한국은행
가계신용 증감액 추이 (2018년 1분기~2023년 3분기) 자료=한국은행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합친 포괄적인 가계부채를 의미한다.

가계신용은 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의 영향으로 작년 4분기(-3조 6000억 원)와 올해 1분기(-14조 4000억 원) 등 두 분기 연속 감소했지만, 세 분기 만인 2분기(+8조 2000억 원) 반등한 뒤 3분기에도 증가 폭을 키웠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신용카드 미결제분)을 뺀 가계대출은 3분기 말 잔액이 1759조 1000억 원으로 2분기 말(1747조 4000억 원)보다 11조 7000억 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잔액도 종전 기록인 작년 2분기(1757조 1000억 원)를 제치고 역대 가장 많았다.

 

가계신용 잔액 및 증감률 (2008년 1분기~2023년 3분기) 자료 = 한국은행
가계신용 잔액 및 증감률 (2008년 1분기~2023년 3분기) 자료 = 한국은행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1049조 1000억 원)이 17조 3000억 원 급증하며 직전 분기에 이어 최대 기록을 또 경신했다. 증가 폭도 2분기(14조 1000억 원)보다 더 커졌다. 하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잔액 710조 원)은 5조 5000억 원 줄어 8분기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다.

예금취급기관 중에서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전분기 말보다 10조 원 증가했지만,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에서는 4조 8000억 원 줄었다.

가계신용 추이 (2023년 3분기) 자료 = 한국은행
가계신용 추이 (2023년 3분기) 자료 = 한국은행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6조 4000억 원)을 중심으로 6조 5000억 원이 늘어났지만 이는 전분기의 11조 7000억 원보다는 증가 폭이 줄어든 규모다. 한은은 이에 대해 주택도시기금의 주담대와 증권사 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가계 판매신용 잔액(116조 6000억 원)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2조 8000억 원) 위주로 2조 6000억 원 증가했다. 1분기(-3조 3000억 원)와 2분기(-5000억 원) 연속 감소한 뒤 세 분기만의 반등이다. 여행·여가 수요가 늘면서 신용카드 이용 규모도 커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서정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가운데)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올해 3/4분기 가계신용(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2023.11.21 [한국은행 제공]
서정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가운데)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올해 3/4분기 가계신용(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2023.11.21 [한국은행 제공]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3분기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의 감소세는 이어졌지만, 주택 경기 회복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판매신용도 세 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전체 가계신용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서 팀장은 향후 가계신용 전망에 대해 "최근 금리 상승으로 주택시장 관망세가 확산하고 있고,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정책의 효과도 시차를 두고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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