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주 키워드분석] 군사작전 같은 뉴스타파 탄압
'아메바 언론' 받아쓰기에 '김만배' SNS 등에서 급상승
김건희 비리·핵 오염수·경제파탄 덮는 '홍범도' '김만배'
단식투쟁 이재명, 언론 냉소·무관심…SNS선 언급 1위
'홍범도' '오염수' 등 국민 분노 키워드 여전히 10위권
검찰이 누군가의 혐의를 흘리면 기자들은 우르르 몰려가 받아쓰기를 시작한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를 검찰의 일방적 주장이 뉴스의 제목으로 뽑히면 여론시장에서 이 혐의는 곧 범죄사실로 굳어진다. 언론의 다음 순서는 ‘전문가’와 ‘법조계 관계자’를 동원해 이 범죄사실의 ‘전모’와 ‘예상되는 수사·처벌 과정’에 관한 ‘소설’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언론 보도 이후 정치인들이 앞다퉈 자기 주장을 내면 이 ‘소설’은 더욱 흥행에 성공한다. 정치인의 주장 역시 검증할 필요가 없다. ‘여야 공방’이라며 또 받아쓰기 보도로 판을 키우기만 하면 된다.
김만배 씨와 사적 대화한 내용을 뉴스타파에 제보한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을 검찰이 지난 1일 압수수색하면서 탐사보도매체 뉴스타파에 대한 공격이 시작됐다. 비판언론 때려잡기에 윤석열 대통령실, 이동관 방통위, 국민의힘 그리고 조중동 기득권언론은 한 몸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사적 대화를 ‘인터뷰’라고,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진술을 일방적으로 ‘허위’라고, 언론의 대선후보 검증을 ‘선거공작’이라고 단정해 총공세를 펴고 있는 모습이다. 윤석열 검찰정권은 이동관 방통위원장을 앞장세워 방송과 포털을 장악하고 비판언론을 여론시장에서 쫓아내겠다는 계획을 군사작전 벌이듯 진행하고 있다.
언론은 이번에도 정확한 사실관계 취재와 총체적·맥락적 관점의 보도를 하기보다는 검찰과 정치권의 주장을 받아쓰기에 바빴다. 정치검찰이 갑자기 뉴스타파 보도를 문제삼고 나선 배경과 목적에는 관심이 없다. 정치검찰과 정치권이 짜놓은 프레임 안에서 단세포적 보도만 쏟아내는 ‘아메바 언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주 언론 뉴스와 SNS·커뮤니티·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에는 ‘김만배’ ‘뉴스타파’ 키워드가 새로 등장했다. 특히 SNS에서 ‘김만배’는 10위권(9위)에 새로 진입했고, ‘뉴스타파’도 664위나 급상승했다.
‘뉴스타파’ 연관 키워드를 보면 ‘김만배’ ‘인터뷰’ ‘허위’ ‘가짜뉴스’ ‘신학림’ 등이 나온다. 연관발언 긍부정어 분석에서도 76%가 ‘부정’이었다. 부정어로는 ‘의혹’ ‘가짜뉴스’ ‘공작’ ‘위반’ 등이 많았다.
뉴스타파가 신학림-김만배 대화 녹취록 전체를 공개하며 반론을 폈지만, 여론시장에서는 일단 뉴스타파 보도를 ‘허위 인터뷰’ ‘가짜뉴스’로 몰고가는 검찰·국힘당·조중동의 프레임이 더 많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 조중동은 이른바 ‘김건희 고속도로’ ‘핵 오염수’ ‘경제파탄’ 등으로 인한 국민 분노 이슈를 ‘홍범도’ 이념몰이와 ‘뉴스타파’ 가짜뉴스 몰이로 덮는 데에 성공한 셈이기도 하다.
단식투쟁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SNS, 커뮤니티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언급량 1~2위에 올랐지만 언론 뉴스에서는 7위 정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목숨을 건 단식이 일주일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언론은 여전히 냉소적이거나 무관심하다. 언론 뉴스에 285단계나 급상승한 키워드는 ‘아세안’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 순방 때문이다.
전주에 이어 ‘홍범도’ 키워드도 커뮤니티에서는 여전히 관심을 끌어 언급량 순위 4위에 올랐다. 정부가 결국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사에서 철거하기로 하고 해군이 ‘홍범도함’의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윤 정권의 역사부정과 이념몰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과 분노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언론 뉴스에서는 거의 사라졌지만,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역시 국민들에게는 잊혀질 수 없는 주제어다. ‘오염수’는 SNS에서 언급량 8위를 유지했고, 종합 순위에서는 6위를 기록했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빅데이터 여론분석 전문기업인 <스피치로그>의 ‘주간 키워드 분석’을 매주 게재합니다. ‘주간 키워드 분석’은 한 주 동안 보도된 뉴스, SNS, 커뮤니티, 유튜브 등 언론과 디지털 공간에서 나타나는 전체 여론의 동향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시민들이 개인 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이고 활발히 소통하며 새로운 공론의 장을 만들어 가는 시대에 SNS, 커뮤니티, 유튜브에서 나타나는 키워드 분석은 민심의 동향을 보다 정확히 읽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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