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마지막주 키워드 분석] '오염수' '홍범도' 언급 많아

생산·소비·투자·수출·일자리·임금 감소…물가·대출 올라

민주당 정부땐 연일 '경제위기' 말하던 언론, 지금은 침묵

오염수 불안에 '수산물', 이념몰이 탓 '홍범도' 관심높아

단식 농성 들어간 '이재명' 대표는 SNS에서 언급량 1위

최근 보름간 발표된 경제지표를 보면 어느 것 하나 나아진 게 없다. 아니 악화일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월 중 소비자심리지수는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같은 달 제조업 업황BSI(경기실사지수)도 6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흑자를 냈지만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해 생기는 ‘불황형 흑자’다. 반도체 수출은 13개월째 감소다.

7월에는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감소해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라던 정부의 예측과는 달리 ‘상저하저(上低下低)’ 우려가 나오고 있다. 2분기 중 가계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15%수준의 고금리 카드론 잔액도 급증했다고 한다. 1분기 신규 일자리가 45만개로 4분기 연속 감소했다는 통계도 나왔는데, 신규 일자리의 2/3 이상인 30만개는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였고, 30~40대 일자리는 고작 3만5천여개, 20대 일자리는 6만개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반기 실질임금이 작년보다 1.5%나 감소했다고 한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내다봤는데, 이는 작년 2월 전망치 2.5%에서 반토막 정도로 고꾸라진 것이다. 중국 리스크, 반도체 리스크, 가계부채 리스크, 물가 리스크, 환율 리스크, 일자리 리스크 등 그야말로 경제 분야에 어느 것 하나 위험하지 않은 게 없다.

예전 같았으면 언론이 ‘경제위기론’ ‘경제파탄론’을 꺼내들고 대서특필했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 1~2년차에 여러 주요 언론들은 ‘경제위기’니 ‘성장엔진 꺼져간다’는 제목의 기사를 수없이 쏟아냈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도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족벌기득권언론과 경제지를 중심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노동 때문에 한국경제가 곧 무너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이 정부 들어서는 경제 지표가 하나같이 악화되고 있는데도 언론은 조용하고 평화롭기만 하다. 한겨레가 ‘한국경제, 경고음이 높게 울린다’(아침햇발 칼럼, 8월6일), ‘생산·소비·투자 모두 감소…하반기 경제도 암울’(1면, 9월1일), ‘경기 방어 사면초가 형국’(3면, 9월1일), 그리고 경향신문이 ‘늪에 빠진 한국 경제 헤어날 길 안보인다’(1면, 8월17일) 등의 기사에서 경제 위기감을 보도했을 뿐이다. 

경향신문 8월 17일자 1면과 한겨레 9월1일자 3면.
경향신문 8월 17일자 1면과 한겨레 9월1일자 3면.

근거 없는 경제위기론으로 불안을 조성해서는 안되지만, 현재 한국 경제의 여러 지표에 빨간불이 켜진 게 사실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별다른 말이 없다. 정부에 대책마련을 주문하거나 무대책·무책임을 비판해야 할 언론도 조용하다. 이 정부 아래서 진행되는 외교·안보 위기, 민주주의 붕괴도 중요하지만 경제 위기 우려도 심각한 상황이다. 언론이 이를 제대로 지적하지 않는 것은 자기 할 일을 외면하고 게을리 하는 것이다. 1997년 'IMF사태' 때처럼 언론도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최근에는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범죄와 윤 정부의 시대착오적인 이념공세로 언론과 시민들의 관심이 경제 문제에 쏠릴 틈이 없게 됐다. 일본이 후쿠시마에서 핵 오염수 방류를 개시한 24일 이후 지난주에도 언론 뉴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오염수’ ‘수산물’ ‘방류’ 등이었다. SNS·유튜브·커뮤니티 등의 디지털 플랫폼 역시 ‘오염수’ ‘방류’ ‘후쿠시마’ 등이 모두 언급량 10위권의 상위에 올랐다.

윤 정부가 독립운동 영웅으로 추앙받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군사관학교에서 철거하기로 하면서 ‘홍범도’ 키워드도 언론 뉴스와 디지털 플랫폼 모두에서 언급량이 급증했다. 조선인이면서 ‘중국 3대 음악가’로 알려져있고 조선인민군가를 작곡했다는 정율성에 대해서도 윤 정부와 조선일보 등이 느닷없이 색깔몰이로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언급량이 급증했다. 커뮤니티에서는 한 때 남로당 활동 전력이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도 덩달아 언급량이 늘었다. 단식 농성에 돌입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SNS에서 언급량 1위를 기록했다. 

‘오염수’에 대한 연관발언 긍부정어로는, 여전히 부정어가 66%로 긍정어 34%에 비해 2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결정한 ‘국방부’ 키워드는 부정어가 58%로 긍정어 42%보다 높았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빅데이터 여론분석 전문기업인 <스피치로그>의 ‘주간 키워드 분석’을 매주 게재합니다. ‘주간 키워드 분석’은 한 주 동안 보도된 뉴스, SNS, 커뮤니티, 유튜브 등 언론과 디지털 공간에서 나타나는 전체 여론의 동향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시민들이 개인 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이고 활발히 소통하며 새로운 공론의 장을 만들어 가는 시대에 SNS, 커뮤니티, 유튜브에서 나타나는 키워드 분석은 민심의 동향을 보다 정확히 읽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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