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핵폐수 투기 중단 국민행진
이재명 "마지막 할 수 있는 순간까지 최선 다할 것"
박광온 "죽기 각오하고 죽으려 하면 반드시 이겨"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지난 24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핵 폐수 해양투기가 시작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장외 투쟁을 하며 정부·여당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25일 오전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투기 중단 국민행진'을 시작했다.
이재명 대표는 행진에 앞서 연설을 통해 "일본은 2차 대전으로 전세계 인류에게 총칼로 위협을 가했다"며 "이번에 다시 그 돈 몇푼 아끼겠다고 온세계 환경을 해치고 세계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작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범죄라고 한다. 돈 몇푼 모아가지고 유흥업소 한 번 가보겠다고 사람의 목숨을 뺏는 걸 우리는 살인강도라고 한다"며 "일본의 행태가 딱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핵 오염수 해양투기는 인류에 대한 범죄이자 제2의 태평양 전쟁"이라며 "범죄 행위를 반드시 막고 깨끗한 바다, 생명의 바다를 지켜야 한다. 우리 어민들의 생계와 수산업을 지켜야 한다. 바로 이게 정부가 할 일이고 국민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들이 해야할 일"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까지 핵 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해서 무슨 말하는 것을 들어봤는가"라며 "오히려 정부에서 해양투기가 문제 없다, 안전하다는 해괴한 괴담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국민들을 현혹하고, 이 영상은 대통령실 예산이라고 하는데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차라리 가만히 있으면 입장이 그래서 그런가보다 이해라도 하겠지만 어떻게 국민을 상대로 핵 오염수 문제 제기하는 걸 괴담이라 비난하고 오히려 일본에 대변인실보다 앞서서 아무 문제 없다, 안전하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것은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은 대통령이,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정부·여당이 어떤 일을 해야되는가를 지금 이자리에서 단단하게 가르쳐 주자"고 외쳤다.
그는 "앞으로 30년 동안 계속 투기하겠다는데, 그 30년이 지나면 끝난다는 보장있나.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어떤 피해가 생길지도 모르고 대책없이 이대로 망연자실하게 쳐다보고만 있어야 하겠나"라며 "마지막 할 수 있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 할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순신 장군에게 부끄럽지 않은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은 13차례 왜군 물리쳤다. 사즉생(死則生·죽기로 마음먹으면 산다) 각오로 싸웠다. 죽기를 각오하고 죽으려 하면 반드시 이긴다"며 "핵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드시 철회시키고 국민과 함께 이기는 싸움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 85%가 반대하고, 일본 국민들이 반대하고, 일본 어민들이 결사반대하고 주변국들이 반대하는 이 환경범죄를 우리가 그대로 두고볼 수 없다"며 "이 반인륜적이고 반문명적이고 환경파괴적 범죄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본 행사인 국민행진에는 의원들과 보좌진, 당직자, 수도권 시·구의원, 권리당원, 일반 시민 등 1000여 명(민주당 추산)이 참석했다. 행진 과정에서 당원과 시민들이 합류해 2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참가자들은 이순신 동상 앞에서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약 5㎞ 구간을 약 1시간 30분 동안 행진하며 "윤석열을 탄핵하라" "해양투기 중단하라" "윤석열 정부는 해양투기를 막아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의원들은 용산 대통령실 맞은편 전쟁기념관 앞에서 오염수를 상징하는 노란색 대형천을 찢는 상징 의식을 하고, 양이원영 의원의 결의문 낭독을 끝으로 행사를 마쳤다.
민주당은 결의문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국민 뜻 전달하는 말 한마디 못하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윤 대통령,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를 시작해도 일본에도, 국민에게도 직접 말 한 마디 못하는 비겁한 윤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무시하면서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 침묵에 경고한다"면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 방사능 물질이 바다에 버려질지 모든 게 불확실한 지금, 윤 대통령에 부여된 책임을 방기하고 침묵한다면 국민의 분노라는 거대한 파도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뜻에 따라 국제 해양법 재판소 제소, 런던협약 의정서 총회에서 해양투기 중단 요구, 유엔인권이사회 진정 등 국제법적 모든 조치를 취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정부의 책무를 다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지난 23일부터 오는 26일까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반대 투쟁 1차 '100시간 긴급행동'에 돌입한 상태다. 26일 오후 4시부터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일대에서 오염수 투기 철회 범국민대회를 열고, 시민들과 함께 대규모 장외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아울러 입법 투쟁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24일) 4개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오염수 노출 수산물 수입 금지 및 수산업 진흥 등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방사성 물질 노출 우려가 있는 수산물 수입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외에도 △원산지 표기 시 국가 외에 지역도 포함해 후쿠시마 수산물의 국내 유통을 차단하는 법안 △방사능 피해를 어업 재해로 인정하는 법안 △어업인과 횟집, 수산물 가공·유통업자 피해 지원 기금 마련 및 기금 조성을 위해 일본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법안 등이 4개 법안에 포함됐다.
한편 이날 행진 과정에서 극우단체의 방해도 있었다. 신자유연대 대표 김상진 씨는 전쟁기념관 후문 쪽에 대형 스피커가 설치된 차량을 세워두고 경로를 막았다. 김 씨는 이재명 대표에게 "사과해, XX야"라고 욕설을 하고 민주당원들과 시민들을 향해 "시체팔이" "반일팔이"라고 막말성 발언을 퍼부었다.
행진 대열은 극우단체를 피해 전쟁기념관을 통과해 대통령실 앞으로 행진했지만, 김 씨 등 극우단체 회원들은 대열을 쫓아와 스피커가 설치된 차량을 세워두고 집회를 방해했다. 일부 시민들이 반발하기도 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관련기사
- 후쿠시마 핵 오염수 '정부 괴담' 10가지에 답하다
- 캠프 데이비드가 부를 후쿠시마 핵오염수 재앙
- “이토록 세게?”…중국의 수산물 전면금수에 당혹한 일본
- ‘오펜하이머’를 영화로만 즐길 수 없는 이유들
- 핵폐수 투기 최대 피해국은?… ‘제n차 조선전쟁’ 터졌다
- 주권 포기한 윤석열 정부…"존재 이유 없다"
- 기억하라! 2023년 8월 24일…일본의 '반인류 범죄의 날'
- 조선일보가 오염수 방류를 지지하는 섬뜩한 이유
- "핵 폐수 투기, 저강도 핵테러…제2의 독립운동해야"
- 벌거벗은 권력 앞의 호모 사케르
- 국민적 저항의 폭풍전야이길 바란다
- 탄압 뚫고…이재명 대표 1년 “권력은 잠시, 우리가 심판”
개의 댓글
댓글 정렬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