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높은 1분기 때 봄옷 선구매 기저효과"
"7월 비 많이 와 레저·여행 등 소비 줄어"
"민간소비 0.5%↓…날씨 영향 빼면 0.2%↑"
"날씨 좋아지면 민간소비 회복흐름 재개될 것"
최근 기상악화로 인해 식료품물가가 크게 오르고, 민간소비도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상기후로 인한 국제식량가격 상승으로 국내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에 영향을 주고, 이로 인한 식료품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 경제전망보고서의 '국내외 식료품물가(food inflation)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을 보면 최근 집중호우와 폭염, 태풍 등 기상 여건 악화로 채소·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전월 대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흑해곡물협정 중단, 일부 국가의 식량수출 제한 등 대외 요인까지 겹쳐 식료품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지난 3월 영국의 식료품 물가가 19.2%나 올라 4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주요국들에서도 지난해 이후 식료품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식료품으로 인한 물가 불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외 식료품물가의 높은 상승세는 각국의 작황 등 수급 상황이나 인건비 등 국별 여건과 함께 팬데믹에 따른 공급 병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비료공급 차질, 각국 식량 수출 제한, 이상기후 등 글로벌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이 50개국 데이터를 이용해 식료품물가 상승요인을 글로벌 공통요인과 국별 고유요인으로 분해해 본 결과 글로벌 공통요인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원재료 수입의존도가 높은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여타 품목에 비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향후 국내외 식료품물가 오름세가 쉽게 둔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엘니뇨, 이상기후 등이 국제식량가격의 가장 큰 상방리스크로 잠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통상 엘니뇨 발생 이후에는 국제식량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 왔고, 이는 시차를 두고 국내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시차는 대체로 가공식품은 11개월, 외식물가는 8개월 정도인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보고서는 "가계지출 중 식료품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부담이 증대하고 실질구매력이 축소될 수 있는 만큼 후 식료품물가의 흐름과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또 지난 2분기(4~7월) 민간소비 부진의 원인으로 기상악화를 꼽았다.
한은이 내놓은 '민간소비 회복 모멘텀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7월 국내 민간소비는 1∼3월보다 월평균 0.5% 안팎 감소했다. 특히 대면 활동과 관련된 의복·신발 등 준내구재 재화 소비와 음식·숙박, 육상 여객 등 서비스 소비가 두드러지게 줄었다.
한은은 대면 활동 관련 소비 부진의 원인으로 펜트업(코로나19로 지연된 소비 재개) 수요 둔화뿐 아니라 기후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진단했다. 올해 1분기 평균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봄 의류를 미리 구매했고, 그 결과 2분기 이후 기저효과 탓에 의복 등 준내구재 소비 감소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5월 이후, 특히 7월의 경우 평년 수준을 웃도는 강우로 의복, 음식·숙박, 레저, 여행 등 대외활동 관련 품목을 중심으로 재화·서비스 소비가 위축됐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날씨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 품목을 제외하면 2분기 국내 민간소비는 1분기보다 월평균 0.2% 내외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날씨 등 일시적 요인이 사라지면 민간소비의 회복 흐름이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호한 고용 상황, 물가 상승세 둔화, 축적된 가계의 초과저축, 최근 소비심리와 주택경기 개선,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에 따른 자영업자 소득 증가 등이 소비 회복에 긍정적 요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신규 가계대출 금리와 달리 기존 대출까지 고려한 잔액 기준 금리는 아직 고점 수준이기 때문에 가계의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소비 여력을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은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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