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 친형과 동문

IT 기업에 근무했지만 재무·구조조정 전문

KT 내부 거부감 해소·경영 정상화 과제

김영섭 KT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 2023.8.04. 연합뉴스
김영섭 KT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 2023.8.04. 연합뉴스

KT가 차기 대표이사(CEO)에 김영섭 전 LG CNS 대표가 선임됐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이승훈)는 김 전 LG CNS 대표와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등 3인을 상대로 심층 면접을 진행한 뒤 김 전 대표를 단수 후보로 4일 최종 확정했다. 김 전 대표는 이달 말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정식으로 KT 사령탑에 오른다. 앞서 CEO 후보들이 정부와 여당의 압력을 받고 줄줄이 사퇴하며 오랜 경영 공백 끝에 선임됐다는 점에서 큰 이변이 없으면 이번에는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임기는 2026년 3월 말까지 2년 7개월이다.

김 전 대표가 낙점될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됐다. 박 전 사장은 KT 기업사업부문장을 역임하는 등 정보통신기술(ICT)에 대한 이해도에서 다른 후보에 비해 우위에 있지만 KT 내부 인사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KT 대표 경선에서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 사장은 ‘내부 카르텔’이란 이유로 정부와 여당의 공격을 받고 스스로 사퇴한 바 있다.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인 차상균 교수는 KT의 미래 사업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전문가지만 KT 같은 큰 조직을 맡아본 경험이 없다는 게 단점이었다.

김 전 대표도 재무통이라는 점에서 적격자인지는 의문이다. 1959년생으로 경북 문경 출생인 그는 럭키금성 시절 LG에 입사한 정통 LG맨이다. KT와는 인연이 없는데도 이번에 지원했다. 정보기술(IT) 기업인 LG CNS 경영관리본부와 하이테크 사업본부, 솔루션 사업본부를 거쳐 대표이사로 근무했지만 재무와 구조조정 업무에서 성과를 냈다. KT의 경쟁사인 LG유플러스로 2014년 자리를 옮겼을 때도 최고재무책임자로 근무했다.

이런 이력에도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그를 최종 후보로 선출하자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그는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의 친형과 경북대 사대부고 동문이다. 이런 인연으로 지난달 KT 차기 CEO 3인이 선정됐을 때도 업계에서는 그를 가장 유력 후보로 봤다.

KT는 구 전 대표의 연임이 여권 반대로 좌절되고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8개월째 경영 공백 상태에 있었다. 구 전 대표를 비롯해 전·현직 임원들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KT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KT의 기업 가치도 많이 떨어졌다. KT 내부에서는 정부와 여당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앉히려고 이런 무리수를 둔 것이냐는 볼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대표는 KT 경영을 정상화하고 조직을 안정시켜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조직 개편과 인사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의 외풍을 차단하지 못하면 KT에 대한 국민 불신은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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