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언론에 남긴 양씨 유서 입수해 보도
일부 언론의 악의적 보도에 책임 물은 것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노조탄압에 항의해 분신한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씨가 사망하기 전 언론에도 ‘윤석열의 노조탄압을 중단시켜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MBC가 입수해 23일 저녁 보도한 뉴스에 따르면, 고 양회동씨는 분신현장에 타고 갔던 승용차에 가족, 노조, 야당 앞으로 쓴 3통의 유서 이외에 노트에 YTN 기자에게 보내는 유서를 남겼다. 양씨는 분신 전 YTN 기자에게 현장에 와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 씨는 유서에 “YTN기자님 시간이 없어 주소(두서)없이 마구 쓰니 이해해주세요”라고 글을 시작한 뒤 “민주노총 건설노조 탄압에 저 하나의 목숨으로 그만 중단하였으면 합니다. 윤석열의 건설노조 및 화물노조, 금속노조까지 노동자 죽이는 노조 탄압 중단하라고 전해주세요.”라고 썼다. 유서의 뒷부분에서도 재차 “제발 노조탄압 중단시켜주세요”라고 적었다.
양 씨의 이런 ‘마지막 호소’는 최근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과 이에 맞춘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의 도를 넘는 노조 비난·혐오 보도에 대해 항의하고 언론에도 책임을 묻고자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일보>는 올해 들어 “무법자 건설노조 1685억원 뜯어갔다”(1월20일), “조폭 그 자체인 건설현장 노조 횡포, 5년 방치된 무법천지”(같은날 사설), “건설사 협박해 300억 뜯은 건설노조 35명 입건”(2월11일), “건설현장 건폭 잡고보니 진짜 조폭”(3월9일) 등 건설노조를 ‘건폭’으로 몰아가는 악의적 기사와 칼럼을 수십건 쏟아냈다.
그러나 <조선일보> 기사와 관련해 미디어 전문매체 <미디어스>는 “건설노조 기사와 칼럼에 언급된 사례의 대부분은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관련이 없음에도 기사 제목에서 ‘건설노조’라고 특정하여 정부발표를 그대로 받아썼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양 씨 유서에 등장하는 YTN은 <조선일보>처럼 “조폭이 노조행세...‘건폭’ 특별단속 2,800여명 적발”(3월9일) 등 정부의 발표를 받아 보도하면서 한편으로 건설노조의 정부규탄 집회 관련 뉴스로 보도했다.
다음은 MBC 뉴스에 보도된 양 씨의 유서 전문.
"YTN기자님 시간이 없어 주소(두서)없이 마구 쓰니 이해해주세요
민주노총 건설노조 탄압에 저 하나의 목숨으로 그만 중단하였으면 합니다
윤석열의 건설노조 및 화물노조, 금속노조까지 노동자 죽이는 노조 탄압 중단하라고 전해주세요.
저도 정당한 노조활동을 한 것 뿐인데 구속 영장 청구까지하고 더는 탄압을 견딜 수 없습니다.
많은 노조 간부가 구속되고 또 경찰조사까지. 사무실 압수수색, 법을 집행하는 사람도 이건 아니다 라고 싶은 분들도 있을 겁니다.
어떡해(어떻게) 노동자가 천대받는 세상을 만들련지 지켜보기 힘듭니다
우리 건설 노동자는 80년대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이제는 죽지 않고 일하고 힘든 일 하면서 천대받지 않고
이곳저곳 현장을 옮겨 다니면서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건설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현장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제발 노조탄압 중단시켜 주세요.
그리고 죄없이 구속된 동지를 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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