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주묘지 5·18 기념식 펼침막 침묵시위
식중 눈길은 물론 식후 오월 어머니회에만 인사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유가족 만나지 않아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인 18일 광주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침묵 시위'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철저히 외면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유가족들은 윤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는 동안 준비한 휴대용 펼침막을 들어 올리고 침묵 시위를 했다. 펼침막에는 '특별법 제정하라' '성역없는 진상규명' '대통령은 사과하라'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대통령실경호처 직원들은 유가족들이 침묵 시위를 하는 과정에서 이를 강압적으로 막으려고 했다.
광주에 방문한 송진영 유가족협의회 부대표(고 송채림씨 아버지)는 <시민언론 민들레>와 통화에서 "경호처 직원들이 내려달라고 강압적으로 빼앗으려고 했는데 소란이 날 거 같으니까 한발 물러섰다"면서 "유가족들은 침묵하며 피케팅만 했다"고 전했다.
유가족들은 비가 오는 날씨에 우의까지 입고 대통령에게 호소했으나, 윤 대통령은 결국 이들을 외면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을 마친 뒤, 오월의 어머니회에만 인사를 하고 행사장을 떠났다.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유가족에게 전혀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5·18 기념사에서 오월의 어머니회를 언급하며 "사랑하는 남편, 자식, 형제를 잃은 한을 가슴에 안고서도 오월의 정신이 빛을 잃지 않도록 일생을 바치신 분들이다. 애통한 세월을 감히 헤아릴 수 없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시는 분들의 용기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유가족의 슬픔에도 기준이 있고 등급이 있는 것인지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한편 유가족 30여 명은 5·18 기념행사에 초대받아 전날인 1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했다. 유가족들은 17일 민주평화대행진과 전야제에 참석하고, 이날 기념식 참석 뒤 망월동 구묘역에 참배했다. 저녁 7시부터는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43주년 문화제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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