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양 씨의 '야당 앞으로 보낸 유서' 일부 공개

"정당한 노조 활동 했더니 사람 죽고 죄 없이 구속된다"

민주당 등 야당에게 "무고하게 구속된 사람들 풀어달라"

"죽은 어머니, 남의 눈 피눈물 나게 하면 돌 맞는다 했다”

 

노동절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분신해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모 씨가 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을 수신인으로 남겨둔 밀봉 유서를 3일 강릉경찰서에서 열람한 각 당 관계자가 일부 내용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임명희 정의당 강원도당위원장,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 김석원 진보당 강원도당 사무처장, 서태성 기본소득당 용혜인의원실 비서관. 2023.5.3. 연합뉴스
노동절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분신해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모 씨가 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을 수신인으로 남겨둔 밀봉 유서를 3일 강릉경찰서에서 열람한 각 당 관계자가 일부 내용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임명희 정의당 강원도당위원장,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 김석원 진보당 강원도당 사무처장, 서태성 기본소득당 용혜인의원실 비서관. 2023.5.3. 연합뉴스

지난 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분신, 다음날인 2일 사망한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모 씨가 4개 야당 앞으로 보낸 유서 일부 내용이 공개 됐다.

유서 수신인은 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 등 4개 야당이다. 4개 야당 관계자들과 유가족들은 3일 오전 10시쯤 강릉경찰서에서 이 유서를 함께 열람했다.

양 씨는 먼저 개인사에 대해 언급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하면 본인은 돌에 맞아 죽는다고 했다. 하지만 먹고 살려고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열심히 살았다.”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던 상황에 대해서는 “억울하고 창피하다”며 “정당한 노조 활동을 한 것뿐인데 윤석열 검사 독재정치의 제물이 되어 지지율을 올리는 데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하고, 또 죄없이 구속되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양 씨는 유서에서 “무고하게 구속된 사람들을 풀어달라”라는 호소도 빼놓지 않았다. “간곡히 부탁드린다. 무고하게 구속된 분들을 제발 풀어달라. 진짜 나쁜 짓 하는 놈들이 많다. 그놈들 잡아들이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달라.”

마지막으로 그는 “저의 하찮은 목숨으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아마 국민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적었다.

각 당은 이날 유가족들을 고려해 유서의 일부 내용만 공개했다. 원본은 당 대표들에게 전달하고, 각 당은 조만간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 씨가 분신 전 남긴 유서. 사진=민주노총
지난 1일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 씨가 분신 전 남긴 유서. 사진=민주노총

아래는 언론에 공개된 유서 일부다. 몇몇 표현은 원본과 약간 다를 수 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의 눈에 피눈물을 나게 하면 본인은 돌에 맞아 죽는다고 했습니다. 먹고 살려고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그런데 오늘 제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억울하고 창피합니다.

정당한 노조활동을 한 것 뿐인데 윤석열 검사 독재정치의 제물이 돼 자신의 지지율을 올리는데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하고 죄없이 구속돼야 했습니다

당 대표님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무고하게 구속된 분들을 제발 풀어주십시오. 진짜 나쁜 짓 하는 놈들이 많습니다. 그놈들 잡아들이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주십시오. 저의 하찮은 목숨으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아마 국민도 같은 생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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