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적정성지수(ARA) 97%…IMF "100~150% 적정"

"달러화 초강세 맞서 원화가치 방어하는데 소비한 탓"

한미 통화스와프 재가동 필요엔 시장-당국 의견 엇갈려

"IMF 탄력대출제도 등 감안한 금융안전망은 양호" 평가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국제통화기금(IMF)가 권고하는 수준의 하한에 못미치는 97%를 기록했다. 권고 수준을 미달한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3년째이다. 사진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2023. 4. 5. 연합뉴스
지난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국제통화기금(IMF)가 권고하는 수준의 하한에 못미치는 97%를 기록했다. 권고 수준을 미달한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3년째이다. 사진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2023. 4. 5. 연합뉴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 수준을 3년째 미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미 통화스와프 재가동 등 금융위기 대비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있지만, 금융당국은 부인하고 있다.

26일 IMF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IMF 외환보유액 적정성 평가지수(Assessing Reserve Adequacy·ARA)는 97.0%로 집계됐다.

IMF는 매년 각국의 단기외채, 통화량, 수출액, 포트폴리오 및 기타투자 부채 잔액을 평가해 국가별 외환보유액 적정 수준을 산출하는데, ARA는 적정 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보조지표이다. 통상 100~150%를 적정한 수준으로 권고한다.

우리나라의 IMF ARA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61.5%, 1999년 86.4%로 IMF 권고 수준에 미달했지만, 그 이후 2000년(114.3%)부터 2019년(108.1%)까지 계속 100%를 넘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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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20년 98.9%로 떨어진 뒤 2021년(99%)과 2022년(97.0%)까지 3년째 권고 수준 하단 인 100% 밑으로 내려갔다.

IMF가 우리나라의 적정 외환보유액 규모를 2020년 4480억 달러, 2021년 4677억 달러, 2022년 4362억 달러로 평가했는데 이에 못 미쳤다는 의미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해 아시아 주요국들이 글로벌 달러화 초강세에 맞서 자국통화 가치를 방어하느라 외환보유액이 감소해, 일부 국가들은 (IMF) 권고 수준 하단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IMF ARA를 구성하는 여러 지표 중 통화량 커버율이 낮아 IMF 권고 수준 하단인 100%를 밑돈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당국은 여러 지표 중 하나인 IMF ARA가 권고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만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위험 수준에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국제 외환시장에 불필요한 부정적인 인상을 심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센터는 주요 10개국(G10)에 포함되지 않는 아시아 9개국(중국·한국·대만·싱가포르·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의 금융안전망 현황을 비교해, 한국을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높게 평가했다.

 

IMF는 금융위기 상황에 가동할 수 있는 대외 금융안전망을 외환보유액과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 지역금융협정, 범세계적 자금 지원제도 등 4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국제금융센터는 아시아 9개국의 외환보유액과 통화스와프,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IMF 탄력대출제도(FCL) 등을 합한 규모를 금융안전망으로 정의해 점검했다.

CMIM은 아세안+3개국(한중일) 간 지역금융협정으로, 위기 시 회원국에 외화 유동성을 지원하는 다자간 통화스와프다.

IMF FCL은 필요할 경우 IMF가 회원국에 요구조건 없이 즉시 사용 가능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지만, 낙인효과 등에 대한 우려로 아직 아시아 내 사용국은 없다.

점검 결과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중국이 외환보유액 3조 3790억 달러, 통화스와프 3166억 7000만 달러, CMIM 136억 8000만 달러, IMF FCL 2364억 8000만 달러 등 총 3조 9458억 3000만 달러 규모의 금융안전망을 구축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인도 7394억 6000만 달러, 한국 5922억 1000만 달러, 대만 5602억 8000만 달러, 싱가포르 4083억 3000만 달러, 인도네시아 2815만 90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금융안전망은 외환보유액 4260억 7000만 달러, 통화스와프 842억 달러, CMIM 153억 6000만 달러, IMF FCL 665억 8000만 달러 등으로 구분됐다.

금융시장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 재가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스위스, 캐나다, 호주, 중국 등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상태지만, 한미 통화스와프 재가동이 충격 대비에 가장 효과가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4일 "우리나라는 현재 채권국으로, (통화스와프가) 현재 우리에게 왜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우리가 계속 이런(통화스와프 체결) 얘기를 하면 밖에서 볼 때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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