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는 사우디 절반, 천연가스는 70%쯤

개발 성공 땐 한국·일본 자원부국 전환

돈과 기술 없던 1978년 한국 50년짜리 개발협정

판례 바뀌며 일본 개발 외면, 속절없이 허송세월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제7광구의 경제적 가치가 주목을 받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55년 전인 1960년대 말이다. 유엔 아시아극동위원회(ECAFE)는 1968년 10월 에머리(Emery) 보고서를 발표해, 대만과 일본 사이의 대륙붕(동중국해)에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석유 매장 추정량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매장량 10배라는 주장까지도 있었다.

제7광구에 매장된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구체적 추정치는 없지만, 동중국해의 매장량 추정치를 원용할 경우 막대한 추정치가 산출된다. 제7광구는 동중국해의 일부이다. 제7광구의 넓이는 8만2천km²로 한반도의 37%(남한의 80%)에 해당된다. 반면 제주도 이남, 오키나와 제도 서북부를 차지한 동중국해의 넓이는 130만km²로 제7광구의 16배에 근접한다. 단순한 가정으로 동중국해에 석유 광물이 균등하게 매장돼 있다면, 제7광구에 존재하는 석유 매장량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매장량의 절반이 넘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미 우드로윌슨센터의 보고서 표지
미 우드로윌슨센터의 보고서 표지

 

보다 나아가, 2005년 발행된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의 보고서는 동중국해의 잠재적 석유 매장량이 1천억 배럴(사우디아라비아 확인가능 매장량 2,617억 배럴, 미국 220억 배럴)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동중국해의 가스 추정매장량은 175조~210조 입방피트(사우디 아라비아 확인가능 매장량 21조8천억 입방피트. 미국 117조4천억 입방피트)라고 중국측은 추정했다는 것이다. 동중국해의 예상 매장량은 석유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의 절반, 천연가스의 경우 10배가 넘는다는 추정치이다.

그럴 경우 제7광구 예상매장량은 천연가스의 경우 동중국해 전체에 균등하게 분포한다면 사우디아라비아 매장량의 63% 정도라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이 보고서는 또 동중국해의 대륙붕 가운데 7광구가 위치한 동쪽이 가장 유망하다는 중국 석유관리의 견해를 소개했다. 이런 견해를 반영하면, 제7광구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적어도 사우디아라비아 매장량의 70%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어쨌든, 석유와 천연가스를 전적으로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일본으로서는 눈이 번쩍 띄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1970년 박정희 대통령은 선제적으로 제7광구 영유권을 선포했다. 그러나 해저 자원을 개발할 돈과 기술이 없었다. 결국 한·일 양국이 7광구를 공동 개발하기로 1978년 50년짜리 협정을 맺었다. 지금은 돈과 기술은 있지만, 일본의 교묘한 술수에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지난 1973년 서울 외교부 회의실에서 열린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을 위한 실무회의 모습. 지금 일본은 이런 회의마저 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973년 서울 외교부 회의실에서 열린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을 위한 실무회의 모습. 지금 일본은 이런 회의마저 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7광구가 한국과 일본의 노다지가 될 것인가 해상 각축전의 쟁점으로 될 것인가. 민주당 소속 박영순 의원은 “제7광구는 한국 일본 모두에게 자원빈국을 자원부국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 가치가 상당하다”며 “오히려 이 때문에 제7광구는 독도보다 훨씬 심각한 영토분쟁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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