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광구 5㎞ 밖 상업 생산, 파이프라인까지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 구조물 18기 설치
해양과학조사 명분으로 제7광구 향해 동진
제7광구 전체를 중국 대륙붕이라고 이미 주장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동중국해의 제7광구는 한국과 일본의 협의사안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남중국해에서 주변국가들와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도 제7광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중국은 이미 제7광구 서쪽 밖에서 독자적인 채굴과 상업 생산을 실시하고 있으며, 한일 양국의 의사를 무시한 채 동쪽을 향해 시추시설을 옮기고 해양과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은 2022년 6월 중일 중간선의 서쪽인 중국 측 해역에서 가스전 개발을 위한 해상 구조물의 토대를 운반했다고 일본 NHK가 보도했다. 일본 외무성은 중간선 부근에서 목격된 해상 구조물의 토대는 18기째라며 중국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문제가 되는 중국 해상 구조물은 2013년 4월 4기째였지만, 일본의 거듭된 항의에도 중국은 이를 계속 설치하며 일방적 개발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은 자신의 영해쪽에 보다 가까운 수역에서 천연가스 생산의 개발을 마친 상태이다. 중국은 일본이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인 중국측 해역에서 상업 생산을 하는 천연가스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동중국해 가스전은 핑후 가스전, 룽징 가스전, 돤차오 가스전, 춘샤오 가스전, 텐와이텐 가스전 등이다. 이 가운데 핑후 가스전은 1999년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이어 중국은 2005년 9월 하순 텐와이텐 가스전, 2006년 1월 춘샤오 가스전에서 본격 생산을 시작했다.
중국은 이들 수역에서 상하이까지 해저 파이프라인을 가설한 상태이며, 1998년부터 생산된 가스를 상하이 시내로 운송하고 있다. 중국은 동중국해 가스 개발을 상당히 진척시켜 놓은 상태이다.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가스를 어느 정도 생산하는지는 전체 규모가 정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 에너지 정보청의 자료에 따르면, 핑후 가스전은 단독으로 2005년에 하루 약 6천만 입방피트(약 170만 ㎥)를 생산해 자체 최고 수준의 생산량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국제 석유 가스 관련 국가와 기업들로 구성된 CEDIGAZ는 2003년 춘샤오, 톈와이텐, 찬쉐, 된차오 등 4곳 가스전의 확인 매장량을 1조7천억 입방피트(약 482억5천만 ㎥)로 집계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2018년 천연가스 수입량(518억8800만 ㎥)과 맞먹는 규모이다.
중국의 동중국해 석유자원 집착은 시추와 생산에만 만족하고 있지 않다. 생산과 시추의 전단계이며, 생산과 시추를 위한 해양과학조사도 빈번하게 실시하고 있다. 해양과학조사는 해양 영유권 분쟁의 전주곡이기도 하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남중국해의 경우에도 중국의 해양과학조사가 이뤄진 이후 본격적인 중국의 진출이 시작되었다. 또 동중국해의 핑후 가스전도 1980년대에 들어선 이후 중국 지질광산부의 해양과학조사를 거쳐 1980년대 중반에 펑후-1호정을 시험 굴착해 천연가스와 석유를 산출하는 단계를 거쳤다.
그리고 이러한 해양과학조사는 일본측과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도 다수이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기간 일본 영해 또는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서 직접 관측한 중국 해양조사선의 '특이 행동'(사전 신청 등이 없는 조사나 사전신청 등의 내용과 다른 조사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행동)의 건수는 16건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건수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5년 기간의 ‘특이 행동’ 11건에 비해 늘어난 것이다. 2005~2011년 기간 일본 해상보안청이 일본 영해 또는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서 직접 관측한 중국 해양조사선의 수는 71척이었다.
중국의 시추, 생산, 해양과학조사는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점이 우리나라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해양과학조사의 수역은 중일 중간선을 넘어 일본(제7광구)쪽으로 계속 동진하고 있다. 중국측은 자신들의 영해와 떨어진 동쪽 지역에 석유와 가스의 매장량이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 조사선 룬지앙1호가 발견된 위치는 오키나와 제도의 구메지마 서북쪽 287㎞ 해상으로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 내이기도 하지만, 제7광구에 근접한 것으로 보여 주목되고 있다.
사실, 중국의 가스전 탐사와 채굴의 동진은 예정된 사안이다. 가스 생산중인 춘샤오 가스전의 채굴 시설은 중일 중간선을 불과 5km 정도 앞두고 있다. 추가 생산을 위한 탐사활동은 중일 중간선을 넘고 제7광구로 근접해야 한다.
일본도 제7광구에서 860m 떨어진 수역을 중국과 공동 개발구역으로 합의한 사실이 있다. 일본과 중국이 합의한 구역은 제7광구 가운데 2소구와 제4소구에 가까운 구역이다. 이곳 제2소구와 제4소구는 자원 매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해양 석유자원에 대한 고려 사항과는 별도로 제7광구에 대한 영유권을 선포한 상태이다. 중국은 2012년 12월 14일 유엔 대륙붕한계 위원회(CLCS)에 오키나와 해구까지를 자신들의 관할권이 미치는 대륙붕 경계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주장하는 대륙붕에는 제7광구가 모두 포함된다. 양자 문제였던 이어도와 제7광구는 다자간 분쟁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제7광구가 한중일 3국이 협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제7광구의 주변국가들이 서로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제2의 남중국해가 될 것인가. 현재로서는 안타깝게도 후자의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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