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전 5·18부상자회 복지사업본부장
5·18공로자회민주화추진협 대표에게 12시간 폭언
2022년에는 9차례 명예훼손 고소해 괴롭히기도
5·18 공로자와 부상자들에게 욕설·폭행 다반사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을 성희롱한 혐의로 최근 피소된 이정호 전 5·18부상자회 복지사업본부장이 또다시 사이버 스토킹(불법정보의 유통금지) 등의 행위로 5·18공로자회민주화추진협의회 김종길 공동대표에게 고소당했다.
김 공동대표는 5일 경북 구미경찰서에 이정호 전 본부장을 포함, 정성국 5·18공로자회 회장 등 모두 10명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김 공동대표는 특히 이정호 전 본부장에 대해 사이버 명예훼손과 함께 부모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두 손주에 대한 초상권·인격권·생명권 침해 등도 고소장에 포함시켰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경북 구미에 거주중인 김 공동대표는 지역의 여론 주도층 200~250명이 참여하고 있는 한 단톡방의 멤버다. 그런데 지난해 1월 단톡방 멤버인 김 아무개 전 구미시 의원이 5·18민주항쟁에 대해 ‘근거 없는 비방’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5·18 유공자인 김 공동대표에게 모욕적이며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도 했다. 김 전 시의원은 3선 출신으로 시의회 부의장까지 역임한 사람이다.
김 전 시의원은 지난 2월 24일 이정호 전 본부장을 단톡방에 초대했다. 김종길 공동대표가 구미시청 열린나래에서 ‘5·18공법단체 정상화를 위한 자정운동’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지 이틀만이었다. 김 공동대표는 성명에 “5·18 ‘가짜 유공자’가 있다”며 ‘가짜 유공자’로 이정호 전 본부장을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이정호 전 본부장은 단톡방에서 곧 나갔지만 김 전 시의원은 다음날인 25일 다시 그를 초대했다. 김 전 시의원과 이 전 본부장은 앞서거니 뒤서거나 정성국 회장을 비롯해 백OO, 심OO 씨 등을 단톡방으로 초대했다.
이정호 전 본부장 등은 25일 오전 10시 51분부터 오후 11까지 무려 12시간 동안 김종길 공동대표에게 ‘사이버 테러’를 가했다. 김 공동대표는 “인격살인에 버금가는 언어적 테러였다”고 주장했다. “공포심과 불안감을 유발하고, 불쾌감을 넘어 좌절과 분노에 이르렀다”는 말도 덧붙였다.
욕설 등 언어 폭력은 차마 입에 올리기 곤란한 수준이었다. 김 공동대표는 69세, 이 전 본부장은 62세로 7세나 나이차가 났지만 상관 없었다. 김 공동대표는 “심지어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하여 차마 적시할 수 없는 단어와 허위사실로 사자에 대한 명예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김종길 공동대표는 여전히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김 공동대표는 “심각한 우울상태가 지속되고 자살충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정신적으로 심각한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고 호소했다.
이정호 전 본부장의 ‘괴롭힘’은 이뿐 아니었다. 이 전 본부장은 지난 2022년 김종길 공동대표를 명예훼손으로 9차례 고소했다. 결과는 모두 무혐의였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김 공동대표는 심신이 피폐해졌다.
김종길 공동대표는 정성국 5·18공로자회 회장에 대해서도 “5·18단체의 회장임에도 불구하고 이 전 본부장 등의 사이버 테러에 동조하고 오히려 가세했다”고 주장했다.
이정호 전 본부장에 대한 고소 건은 이밖에도 많다. 사연은 대개 엇비슷하다. 5·18 공로자인 장일승 씨는 5일 용인동부경찰서에 이 전 본부장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다. 부상자회 김준영 씨도 지난달 31일 광주서부경찰서에 욕설 등 모욕으로 이 전 본부장을 고소했다. 그런가하면 5·18 부상자인 한광진 씨는 지난달 17일 광주남부경찰서에 이전 본부장을 폭행으로 고소했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5일 저녁 이정호 전 본부장의 반론을 듣고자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았다. 다시 문자를 보냈더니 밤 10시쯤 “언제부터 민들레가 5·18의 아픔에 관심을 가졌느냐. 앞으로 민들레의 취재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답신을 보내왔다.
이에 앞서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지난달 24일 이 전 본부장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통신매체 이용 음란) 등으로 고소했다. 이 전 본부장은 지난 1월 11일 카톡을 통해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주는 메시지 수십 건을 김 관장에게 전송한 혐의다. 경찰은 이 전 본부장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으며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5·18공로자회 회원 33명 ‘엄벌 탄원서’를 법원 제출
5·18공로자회 회원 33명은 지난 3일 ‘폭행 사건’으로 피소된 이정호 전 본부장에 대한 ‘엄벌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회원들은 지난 2022년 광주 동구 중앙로 4·19혁명 공로자회 광주지부에서 발생한 집단폭력 사태를 언급하며 “주동자 이정호 전 본부장을 엄중 처벌해달라”고 탄원했다.
이들은 “당시 구속부상자회 회원 50여 명이 몰려와 공로자회 설립준비위원회 회의실에 강제진입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며 “이정호 전 본부장을 비롯, 대여섯 명이 회의를 마치고 건물을 나서던 고윤근 공로자회 설립준비위원을 둘러싸고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하는 등 폭력을 가해 고윤근 위원이 뇌진탕 증세로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윤근 위원은 동부경찰서 형사과에 고발하고 수사가 진행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이정호 측 가해자가 자신도 다쳤다며 고윤근 위원을 맞고소했다”고 밝혔다. 또 “이로 인해 일방적으로 집단폭행 당했던 고윤근 위원은 오히려 자신을 구타했던 사람을 가해했다는 혐의로 처벌받게 될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내몰렸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당시 폭행현장을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면, 고령의 고윤근 위원은 일방적으로 폭행당했다”며 “이런 식으로 쌍방 가해자로 내몰려 처벌받게 된다면 힘없는 대다수 국민들은 폭력배들의 폭행에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게 되어 대한민국의 법과 정의는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특히 “당시의 폭력사태는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이 아니고 이정호 전 본부장이 공로자회 설립준비위원회 회의를 방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부상자 회원 50여 명을 동원하여 집단폭력을 행사한 사건”이라며 “합법적인 업무활동을 불순한 의도에서 고의로 방해한 업무방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와 같이 폭력과 협박공갈, 업무방해 등 불법행위를 반복적으로 저질러 5·18회원들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심각한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가하고 있는 이정호를 엄벌에 처해 주시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탄원서 속의 이정호 전 본부장 관련 협박 및 폭행 사건들
▲2022년 4월 1일=부상자회 이정호 전 본부장의 지시로 부상자회 노◯◯ 회원이 5·18기념문화센터(광주시 서구 내방로 152-5)에 소재한 구속부상자회와 부상자회 칸막이 패널을 불법 파손하여 부상자회 사무실로 확장 사용하는 바람에 공로자회는 이곳에 입주하지 못하고 현재 동구 대인동 삼호빌딩을 유료 임대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공로자회의 피해가 상당함. 이 사건은 건물주 광주시청의 형사고발로 이정호가 검찰에 송치되었음.
▲2022년 4월 4일=이 전 본부장은 공로자회 이사회가 열리는 사무실 1층 입구에서 공로자회 서울시지부 사무국장 임태향의 멱살을 잡고 욕설과 함께 상처를 입혔음.
▲2022년 5월 27일=이 전 본부장은 공로자회 박시영 사무총장에게 전화로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협박과 명예훼손 발언을 하여 박 사무총장이 정신적 충격으로 2일간 사무실 결근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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