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기준…OECD 평균 33.7%의 절반 못미쳐

10년 전보단 6.2%p 상승…최하위는 일본 13.2%

코로나 영향 없어지면 꼴찌 일본과 경쟁할 수도

세계여성의날을 나흘 앞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여성노동연대회의가 주최한 2023 여성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여성차별의 상징인 유리천장을 깨고 나가자는 의미로 투명한 천을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 3. 4 연합뉴스
세계여성의날을 나흘 앞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여성노동연대회의가 주최한 2023 여성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여성차별의 상징인 유리천장을 깨고 나가자는 의미로 투명한 천을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 3. 4 연합뉴스

우리나라의 여성 관리자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35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이 출산과 육아 휴직으로 인한 경력 단절로 여성이 고위직 관리자에 오르는 데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나라임이 확인되는 셈이다.

8일 OECD 홈페이지에 나타난 여성 관리자 비중을 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는 16.3%로 뉴질랜드·콜롬비아를 제외하고 관련 수치가 있는 OECD 36개 회원국 중 35위였다. 꼴찌는 13.2%인 일본이다.

OECD가 규정한 여성 관리자 비중은 기업 임원과 정부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대학 총장, 초중고교 교장 등 관리직 취업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여성 관리자 비중에서 한국과 일본, 튀르키예(18.2%) 3개국만 20% 선을 밑돌았다.

라트비아가 45.9%로 1위였고 스웨덴(43.0%), 폴란드(43.0%), 미국(41.4%), 에스토니아(41.2%), 코스타리카(40.2%), 호주(40.0%)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2021년 수치가 없는 호주 등 4개국은 가장 최근 연도 수치를 인용했다.

한국의 여성 관리자 비중은 OECD 비회원국인 브라질(38.7%), 인도네시아(32.4%), 남아프리카공화국(31.6%)보다도 낮다.

한국의 여성 관리자 비중은 2016년 9.8%에서 2017년 12.3%, 2018년 14.5%, 2019년 15.4%, 2020년 15.6%, 2021년 16.3%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지난 2021년 비중은 10년 전인 2011년(10.1%)과 비교하면 6.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OECD 평균이 31.2%에서 33.7%로 2.5%포인트 오른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상승 폭이 두 배가 넘었다.

그러나 2021년 기준 OECD 회원국의 평균 여성 관리자 비중은 33.7%로, 한국은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10년 전인 2011년 한국이 10.1%로 OECD 평균(31.2%)의 3분의 1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서는 다소 개선된 수준이다.

최근 한국의 여성 관리자 비중이 상승한 데는 코로나 사태에 일시적으로 남성 관리자의 숫자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관리자로 분류되는 취업자 43만 6000명 중 여성은 6만 4000명으로 14.7%에 그쳤다. 전년보다 1.47%포인트 하락했다.

남성 관리자 수는 2019년 34만 5000명에서 코로나 유행기인 2020년 33만 4000명, 2021년 32만 9000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37만 3000명으로 4만 4000명(13.4%) 늘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여성 관리자는 2019년 6만 3000명에서 2020년 6만 2000명으로 줄었다가 2021년 6만 4000명으로 다시 증가한 뒤 지난해에는 현상 유지에 그쳤다.

다른 나라들의 여성 관리자 비중에 큰 변화가 없다면 한국은 2022년 기준으로도 최하위권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일본과 꼴찌를 놓고 불명예스러운 경쟁을 벌이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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