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오늘 이재명 체포동의안 '찬성' 재확인

당원들 반발 쇄도 "검찰권력과 한통속으로 가"

탈당 공개 줄이어…"기본소득당보다 훨씬 못해"

"내년 총선서 폭망할 것…바닥 민심 확인 참담"

촛불행동 "중대한 정치적 위기에 처할 것" 경고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2.27. 연합뉴스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2.27. 연합뉴스

정의당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은 폐지해야 한다는 당론에 근거해 표결에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예정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때 찬성 투표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 정의당 당원들의 거센 내부 반발도 빗발치고 있다. "어떻게 윤석열 정치검찰의 표적 수사를 믿고 국민의힘과 함께 찬성 투표를 할 수 있냐" "민주당 2중대가 아니라 국힘 2중대꼴 아니냐"는 비판과 항의다. 촛불행동도 논평을 내고 "정의당은 중대한 정치적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 회의에서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는 중대 결단의 날이 되어야 한다"며 "이미 여러 번 말씀드렸듯이 정의당 의원들은 '불체포특권 폐지'라는 당론에 입각해 표결에 임할 예정"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소위 민주당식 개혁이 결국 국민적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은, 결정적인 순간에 항상 상황 논리로 개혁을 스스로 좌절시켰기 때문임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오늘 국회와 정치개혁의 소중한 한 발을 내딛는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미 지난 24일 정의당 인터넷 홈페이지에 '특별공지'를 올려 이 같은 입장을 당원들에게 분명히 전달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당론 표결과 관련해) '어떻게 윤석열 검찰의 수사를 믿고, 이재명 대표 구속에 찬성할 수 있냐'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며 "분명히 할 것이 있다. 체포동의안 찬성이 곧 이재명 대표 구속 찬성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국회가 사법부는 아니기 때문에 체포동의안 처리가 범죄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형식론으로 당원들의 찬성 투표 반대론을 반박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 당의 방침이 아쉽고 못마땅한 당원동지들이 계시다는 것 잘 알고 있다"면서 "당은 잠시 더 외로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정의당의 길을 간다면 국민들도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오는 27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집니다. 정의당과 일각의 정치인들은 불체포특권이 '특권'이기에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재명 대표에게 '불체포특권을 스스로 내려놓으라'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저는 불체포특권을 폐지해야 할 부당한 특권으로만 바라보는 태도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2023.2.24. 연합뉴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오는 27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집니다. 정의당과 일각의 정치인들은 불체포특권이 '특권'이기에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재명 대표에게 '불체포특권을 스스로 내려놓으라'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저는 불체포특권을 폐지해야 할 부당한 특권으로만 바라보는 태도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2023.2.24. 연합뉴스

그러나 이 '특별공지'에도 당원들의 신랄한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댓글을 보면 이번 지도부 결정에 대한 당원들의 답답함과 절망감이 절절하게 드러난다.

"이래서야 귀족노조 타령하는 검찰권력과 다를 게 뭔가요? 노조 압수수색에 무차별 구속해도 원칙 타령하실는지?" "검찰을 앞세워 정치 탄압과 노동 탄압을 하는데 거기에 동조한다구요? 그렇다면 정의당이 추구하는 노란봉투법 등 여러 현안은 국민의힘과 함께 관철시킬 건가요?" "민주당 아류를 벗어난다는 명분으로 국힘당 아류가 되시는 건 아닌지?" "당원들은 현실을 말하고 있는데 지도부는 가치 지향점을 가리키며 시민들을 가르치려 합니다. 김건희‧곽상도를 수사하는 검찰과 사법부를 신뢰하는 시민은 윤석열 지지자뿐일 겁니다." "고인이 된 노회찬 의원 언급 안 하려고 해도 아~ 이래서 노 의원이 돌아가셨구나 싶습니다. 검찰보다 동지라 믿었던 이들의 고지식함이 손가락질로 돌아오는 것이 더 두려우셨을 겁니다."

끊임없는 당세 위축으로 정당 지지율 3%대에 비호감도는 원내 정당 중 가장 높은 60%대를 기록하는 정의당이 이번 체포동의안 찬성으로 결정적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결국 내년 총선에서 존립 자체가 어렵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이번 결정은 정의당이 폭망하는 길입니다. 내년 총선에서는 지역구에서는 물론이지만 비례 의석도 2석도 얻기 힘들지 싶네요." "국회의원 한 명 있는 기본소득당보다 못하다. 아니 비교할 수조차 없다. 비례대표는 이제 기본소득당이 얻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하는 길인 것 같다." "이대로는 절대로 살아남지 못합니다. 자기들끼리만 놀려면 그냥 동호회 해야죠." "지금 정의당 지도부가 망하는 길로 가고 있는 것이 바닥 민심에서 확인되어 더 참담합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미련을 접고 탈당한다는 글도 계속되고 있다.

"제가 바라던 정의당이 아니라는 생각에 저는 이만 탈당합니다." "오늘부로 탈당합니다. 정의당 희망의 끈을 놓을 수밖에 없음에 유감입니다." "윤석열 검찰통치 정권에 맞서야 할 정의당이 같은 편 한통속처럼 흘러가는 모습에 실망하여, 오늘 날짜로 탈당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개검의 칼끝이 정의당을 향해도 강 건너 불구경할 건가요. 정의당 권리당원 한 것이 너무 후회됩니다. 탈퇴할게요." "이제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판단이 너무 늦었지요. 슬프네요.-일산동구에서 마지막 편지." "탈당 신청한 지 4일 지나도 소식이 없네요. 빨리 탈당 처리나 해주세요. 시간이 갈수록 왜 빨리 탈당하지 않았나라는 생각만 나는군요." "지금 탈당하고 난리가 났는데 지도부는 독재를 자행하고 있다."

 

25일 28차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광화문 사거리 인근을 행진하고 있다. 2023.2.25. 사진 이호 작가
25일 28차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광화문 사거리 인근을 행진하고 있다. 2023.2.25. 사진 이호 작가

촛불행동(상임대표 김민웅)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정의당에 강력히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정의당의 선택이 윤석열 정권에 '부역'하는 결과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하며 촛불시민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줄 것을 간곡히 요구했다.

촛불행동은 논평에서 "전당적으로 체포동의안 가결에 나선 정의당은 결과에 관계 없이 중대한 정치적 위기에 처하리라 본다"며 "정의당의 방침은 제1야당에 대한 윤석열 검찰독재의 탄압에 공모 내지는 부역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 불체포 권한은 어느 특정 정치인을 위한 특권이 아니라 독재권력에게 의회정치를 보호하기 위한 헌법적 권리다. 지금과 같이 정치검찰이 주도하는 파시즘에 대항하라고 만든 법"이라며 "부패한 특권과 정당방위에 따른 방어권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강조했다.

촛불행동은 특히 "윤석열 체제가 들어선 이래 우리 사회 도처에서 진보세력에 대한 부당한 탄압, 압수수색, 구속 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의당만은 예외"라며 "그럴 이유가 있는 행적이 없어서 그러하겠지만 파시스트 독재권력에 맞서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그건 이미 진보정당이 아니지 않을까"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촛불시민들은 정의당도 촛불에 합류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속으로는 할 말이 많지만 참고,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지키며 윤석열 체제 해체에 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민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를 요청한다. 부당한 수사, 정적 제거라는 정치공작을 용납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라고 정의당의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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