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주정값 인상에 원·부자재 가격도 큰 폭 상승

맥주값은 세금이 주원인…2년새 리터당 50원 올라

출고가 85원 오르면 최종 소비자 부담 1천원 커져

올해 안에 음식점 가격표에서 ‘소주 6000원’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몇 년 전만해도 일부 고급 음식점이 아니고는 소주 한 병 가격은 대부분 3000원이 일반적이었지만, 지난해부터 4000원부터 5000원 하는 곳까지 생겨났다. 주류회사들이 출고가를 크게 올렸기 때문인데, 올해도 출고가 인상을 이어갈 태세다.

19일 주류업계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에 따르면 소주와 맥주 등 서민이 즐기는 주류의 출고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술에 부과되는 세금 주세가 큰 폭으로 오르고, 원재료와 부자재는 물론 물류비의 상승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류회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소주의 출고가를 올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음식점 들에서 '소주 6000원'이란 가격표를 보게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주류회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소주의 출고가를 올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음식점 들에서 '소주 6000원'이란 가격표를 보게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에 기록된 지난해 주류 가격은 전년 대비 5.7% 상승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11.5% 이후 24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주류 가격은 1998년 이후 2003년(4.7%), 2009년(4.2%), 2013년(4.6%), 2017년(4.8%)에 4%대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2%대 이하의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6% 가까이 치솟았다.

주류 가운데 특히 서민들이 주로 찾은 소주와 맥주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소주는 7.6% 올라 2013년 7.8%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고, 맥주는 5.5% 상승해 2017년 6.2%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소주와 맥주 가격 상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세가 작년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는 데다 원재료·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오름세도 계속되고 있어서다.

주류회사들이 2년 연속 출고가 인상을 결정할 경우 마트나 음식점의 소주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오르게 된다.

맥주는 세금, 소주는 원부자재가 가격 상승 주원인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작년보다 리터(L)당 30.5원 올라 885.7원이 된다. 작년에 리터당 20.8원 오른 것보다 더 많이 오르는 것이다. 맥주 세금 인상은 통상 주류회사의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전기료 등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도 맥주 출고가 인상 요인이다.

소주는 주세가 인상된 것은 아니지만, 원가 부담이 출고가 상승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소주는 주정(에탄올)에 물과 감미료를 섞어 만든다. 10개 주정회사가 공급하는 주정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작년에 10년 만에 주정값을 7.8%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정회사들은 지난해 영업이익 줄었다고 울상이다. 주정 원재료인 타피오카 가격과 주정 제조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공시된 주정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진로발효가 66.6%, MH에탄올은 6.0% 감소했다. 이에 따라 소주의 주 원료인 주정 가격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제병업체의 소주병 공급 가격도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올랐다. 소주 출고가 상승 원인에 원가 부담 상승도 한몫을 하게 될 전망이다.

출고가 85원 오르면 소비자는 500∼1천원 더 낸다

주류업체들은 지난해 이미 소주와 맥주 출고가를 일제히 인상했다. 3~6년 동안 동결했던 가격을 원가 상승 등 인상 요인을 반영해 한꺼번에 올렸다. 문제는 주류업체들이 원가 부담 상승이 여전하다며 올해도 출고가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맥주에 부과되는 주세를 지난해 리터당 20.8원 올린 데 이어 올해에도 4월부터 30.5원 인상한 885.7원으로 결정해 맥주 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정부가 맥주에 부과되는 주세를 지난해 리터당 20.8원 올린 데 이어 올해에도 4월부터 30.5원 인상한 885.7원으로 결정해 맥주 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주세, 병 가격, 원재료 가격,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이 모두 겹쳐 인상 요인이 상당하다"며 "지난해에도 인상 요인에 비해 인상률을 높게 가져간 것이 아니라 부담이 쌓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류업체가 출고가를 인상하면 유통 과정을 거쳐 소비자가 사는 술 가격은 더욱 비싸질 수 있다.

지난해 소주 한 병의 출고가는 85원가량 올랐는데 마트와 편의점 판매 가격은 100∼150원 올랐다. 음식점들은 다른 원가 부담까지 술값에 얹는 경향이 있어, 가격 인상 단위가 500원 또는 1000원이어서 최종 소비자의 부담은 1000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등 주류업체들이 올해 출고가 인상을 검토 중에 있고, 롯데칠성음료는 작년 11월에 맥주 출고가를 올렸기 때문에 추가 인상은 최대한 자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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