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러 전 미 국방대행, 국방예산 절반 삭감 주장
군산복합체, 지도자들 부추겨 글로벌 위협 과장
“8580억불 국방비 절반도 세계 2위 중국 두배”
‘중국 악마화’ ‘중국과의 전쟁 기정사실화’ 비판
“야수를 굶겨야 한다.”
크리스토퍼 C. 밀러 전 미국 국방장관대행의 말이다. 밀러 전 대행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골방에서 나와 창조적으로 생각하게 하기 위해서”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여기서 야수는 미국의 군산복합체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미 육군 특수부대 대령에서 예편한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말기에 국방장관대행을 지냈다.
밀러 전 미 국방대행, 국방예산 절반 삭감 주장
밀러는 자신의 회고록 ‘군인 장관’(Soldier Secretary) 출간에 즈음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국방비 지출을 정당화하고자 경제적으로 위기 창출에 초점을 맞춘 하나의 완결된 기업을 만들었다”면서 미 국방예산의 절반 삭감 필요성을 주장했다.
회고록에서 그는 “우리의 거대한 군대조직은 냉전 시대 승리에 필수적이었지만, 냉전이 끝난 지 30년이 넘었다”며 “다음 세기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미국의 모험주의를 끝내고 우리의 군대를 개편하고자 한다면 국방비 지출을 40~50% 삭감해야만 한다”고 썼다. 이와 관련해 그는 더 새롭고 효율적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기존 무기체계의 단계적 폐기를 제안했다.
안보‧국방예산을 담은 미국 국방수권법안(NDAA)에 따르면, 2023년도 미 국방예산은 8580억 달러이다. 2021년 7.25% 늘어난 것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요구보다 450억 달러가 더 많은 수치다. 민주, 공화를 불문하고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국방비 증액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밀러 전 대행은 군산복합체가 지속 불가능한 수준에까지 도달했고, 군과 정치 지도자들을 부추겨 글로벌 분쟁들을 과장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내비쳤다고 CBS 방송은 전했다.
특히 그는 중국과의 잠재적 전쟁 가능성을 강조해선 안 된다면서 워싱턴 당국에 중국 악마화 중단을 촉구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군산복합체, 지도자들 부추겨 글로벌 위협 과장
그는 “나는 지속해서 중국이 새로운 위협이고 언젠가 중국과 전쟁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되풀이해 말할 경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공산당의 손에 놀아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인민의 분노와 주의를 돌릴 적을 필요로 한다. 나는 우리가 중국이 미국에 최대 위협이라고 사실을 지속적으로 반복함으로써 그들에게 그런 기회를 준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만해협에서 전쟁이 터질 가능성이 높다고 발언하는 미 고위 인사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2025년이다 2027년이다 연도까지 거론하기까지 한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마이클 미니헌 미 공중기동사령부 사령관이 휘하 장병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미·중이 2025년 전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고, 마이클 길데이 해군 참모총장도 유사한 발언을 했다.
앞서 작년 10월 정통 외교관 출신인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시 주석의 ‘2027년 이전 대만 침공 지시’ 정보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8580억불 국방비 절반도 세계 2위 중국 두배”
현재 미국의 국방비는 세계 최대이다. 중국이 약 3000억 달러로 2위에 올라 있다.
밀러는 회고록에서 “우리는 국방예산을 절반 삭감할 수 있고, 그렇게 해도 여전히 중국 국방예산의 2배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40~50% 삭감해도 9‧11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라며 “(국방비를 줄어야 한다는) 속삭이는 소리들이 있지만, 용기와 경험을 가진 누군가가 나서서 국방예산 삭감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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