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연대 김상진, 인간이 아냐…유족 기절도"

극우단체가 고발하면 검경이 나서 언론사 탄압

유족 2차 가해자가 공익 목적 명단 보도 고발해

관변단체 일방 주장이 그대로 압수수색 영장에

신자유연대 대표 김상진 씨. 2023.1.27. 신자유연대 홈페이지 갈무리
신자유연대 대표 김상진 씨. 2023.1.27. 신자유연대 홈페이지 갈무리

<시민언론 민들레>의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 보도를 고발한 단체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모욕하며 2차 가해를 일삼는 극우단체라는 사실이 민들레 압수수색 이후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이태원 참사 부실수사 비판을 받는 경찰은 공익 보도를 한 민들레에 대해서만 압수수색을 하고 유가족에게 2차 가해를 한 극우단체는 압수수색은커녕 이들의 요구에 장단을 맞춰 수사하는 모습이다.

신자유연대 대표 김상진 씨는 지난해 11월 15일 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 등과 함께 이태원 희생자 명단을 보도한 <민들레>와 <더탐사>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당시 언론들은 이들이 극우단체라는 사실을 주목하기보다는 시민단체의 공익 목적의 고발처럼 보도했다.

민들레와 더탐사를 고발한 신자유연대는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극우단체로, 홈페이지 대표 인사말에서 "지금도 윤석열 대통령을 흔들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민주노총과 촛불행동 그리고 민중행동에 맞서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지역에서 대규모 집회를 '봉쇄'하는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이들은 홈페이지 주요 연혁에 '윤석열 후보 유세 현장 응원' '박근혜 대통령 재심 청구 청원 기자회견' '여성가족부 해체 촉구 집회' '문재인·이재명 구속 맞불 집회' '전두환씨 조문' 등을 자랑처럼 소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삼각지역 이태원 사고 희생자 추모 집회'를 목록에 추가했다.

그러나 참사 희생자를  추모했다는 이들이 벌인 행동은 시민 사회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신자유연대 등은 지난달 성탄절에 열린 희생자 추모 미사 때 유가족 옆에서 캐럴을 틀고 확성기로 고성을 질렀고, 단체 대표인 김 씨는 유튜브를 통해 유가족들에게 '선택적 시체팔이'를 한다며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내뱉었다.

아울러 이들은 '아이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 '시체팔이 한다' 등 2차 가해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분향소 주변에 걸고, 분향소 바로 앞에 설치된 신자유연대 텐트에 수구보수 유튜버들이 드나들게 했다. 유튜버들은 카메라를 여러 대 설치하고 유가족 얼굴을 의도적으로 확대 촬영하는 등 위압감을 조성하며 2차 가해를 했다.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10·29 참사 시민분향소 주변에 신자유연대 등 극우보수단체들이 내건 현수막들이 여러 개 붙어 있다. 2022.1.2. 김성진 기자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10·29 참사 시민분향소 주변에 신자유연대 등 극우보수단체들이 내건 현수막들이 여러 개 붙어 있다. 2022.1.2. 김성진 기자

이들의 2차 가해는 점점 극에 달해, 지난달 고 이지한 씨 어머니 조미은 씨가 기절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이지한 씨 아버지 이종철(유가족협의회 대표) 씨는 다른 유가족들과 함께 지난달 20일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을 만나 이들을 "현장에서 없애달라"고도 애원했지만, 극우단체 지원을 받는 여당은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이씨는 당시 주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거기에 신자유연대라는 김상진, 이 작자는 인간이 아니다. 저희한테 계속 도발을 하시길래 저희는 참았는데, '탤런트 지한이 새끼 엄마가 시체 팔아서 돈 벌려고 한다'고 그런 얘기를 해서 지한이 엄마가 기절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신자유연대 철수시켜 달라. 그게 사람이냐"고 분노하며 "주호영 원내대표님 힘이 있으시지 않느냐. 저희 소원 들어달라. 그 사람들 그 현장에서 없애달라. 우리 지한이가 무슨 죄가 있어 죽어서도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느냐"고 애원했다.

고 박가영 씨 어머니 최선미 씨는 "우리 분향소에는 앉을 자리도 없다. 밤새 서서, 찬바람을 맞으면서 유족들이 지킨다"며 "왜 지키는 줄 아느냐. (여당)의원들을 지지하는 분들이 오셔서 우리 아이들 영정에다 대고 '개딸X들' '이 새끼 저 새끼' 욕을 한다. 그러면 그 소리를 온전히 듣다가 우리가 기절을 한다"고 통분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간담회에서 눈물 흘리는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를 위로하고 있다. 2022.12.20 [공동취재]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간담회에서 눈물 흘리는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를 위로하고 있다. 2022.12.20 [공동취재] 연합뉴스

결국 유가족들은 이들의 만행을 참지 못하고 지난달 29일 김 씨와 신자유연대에 대해 분향소 출입과 접근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김 씨와 신자유연대는 법원 심리에서 도리어 유가족을 모욕하거나 비방한 적이 없다면서 이를 보도한 <MB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더탐사 강진구 기자가 지난 26일 공개한 녹취록에서도 김 씨는 명백히 2차 가해를 했음에도 "내가 뭐라고 모욕을 했는지 읊어보라"며 "이번에 저기(유가족 측) 변호사들이 써놓은 거 보니까 구체적인 건 하나도 없고 맨 거짓말만 써낸다"라고 주장했다. 또 "유가족들에게 예의를 잘 지키고 있다"며 "이종철(유가족협의회 대표) 씨와 따로 대화가 되는 사이"라고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가 노골적으로 이어지고 있음에도 경찰은 이를 방조하고 있다.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경찰은 눈앞에서 극우단체 회원들과 보수 유튜버들이 유가족을 모욕하고 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하거나 인지해서 직접 수사를 진행하지도 않고 있다.

오히려 경찰은 극우단체들의 요구에 맞춰 수사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망자에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적용되지 않지만 경찰이 민들레와 소속 기자들을 전방위 압수수색하면서 제시한 영장에는 김 씨가 민들레와 더탐사를 고발할 당시 밝힌 일방적인 개인정보보호법 관련 주장들이 토씨만 조금 바뀐 채 그대로 담겼다.

관변단체 성격의 극우단체가 정부 비판적인 언론사나 기자를 고발을 하면, 경찰은 이를 그대로 인용해 피의자, 참고인 구분 없이 광범위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도록 영장을 신청하고, 검찰은 이를 법원에 청구해 수사가 진행되는 것이다. 극우단체가 주문하면 경찰과 검찰이 맞춤형 수사를 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진 셈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 수사팀이 26일 오전 시민언론 민들레 편집국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2023.1.26. 시민언론 민들레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 수사팀이 26일 오전 시민언론 민들레 편집국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2023.1.26. 시민언론 민들레

윤석열 대통령 퇴진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촛불행동은 논평을 내고 민들레의 압수수색에 대해 "희생자 명단 공개는 공익적 차원의 작업이었으며 유족들에게도 매우 큰 위로가 되었다는 것이 나중에 입증된 내용"이라며 "정부 당국이 사회적으로 공지해야 할 뿐만이 아니라 유족들 간의 소통과 연대를 위해서도 신속하게 알려졌어야 했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촛불행동은 "이번 압수수색은 이태원 참사 유족들을 모욕한 보수단체 신자유연대의 고발장에 근거해 수사에 착수한 것"이라며 "이런 식의 무차별 압수수색이 묵과되면 언론의 자유는 극도로 위축될 뿐만 아니라 한국 민주주의의 근간이 무너져내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민언론 민들레에 대한 윤석열 정권의 탄압은 시민들의 분노와 반발을 더욱 드높게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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