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공산당 같고…도서관엔 공산당 책 가득" 색깔론

5·18 비하에 성소수자 조롱, 청년 기초수급자 모욕도

노동계 향해서는 "쌩양아치, 또라이들, 암적인 존재들"

자신에게는 관대한 모습…부동산 23억, 세금은 억울?

이태원 참사 유족들 퇴출 요구…"절망스런 정치 행태"

 

이태원 참사 유족과 이태원참사경남대책회의가 9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시의회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정부 사과와 유족과 고인에 막말한 김미나 창원시의원에 대한 퇴출을 요구했다. 2023.2.9.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유족과 이태원참사경남대책회의가 9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시의회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정부 사과와 유족과 고인에 막말한 김미나 창원시의원에 대한 퇴출을 요구했다. 2023.2.9.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유족 6명과 이태원참사 경남대책위는 지난 9일 창원에서 유족에게 막말을 한 국민의힘 김미나 창원시의원의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창원시 의회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김 의원에 대해 국민의힘은 어떤 책임 있는 조치도 취하지 않고, 창원시의회는 유급휴가 30일 처분이라는 징계를 결정했다”며 “김 의원 발언을 개인적 소신이라 옹호했는데 이는 절망스런 정치 행태”라고 규탄했다.

이 회견을 기사로 내보낸 이른바 ‘메이저 매체’는 없었다. 연합뉴스의 경우 사진 기사만 내보냈다. 경남 등 지역의 몇몇 매체들만 다뤘을 뿐이다.

 

18일 경남 창원시의회 앞에서 국민의힘 김미나 시의원 퇴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김 의원 제명 촉구와 국민의힘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8.연합뉴스
18일 경남 창원시의회 앞에서 국민의힘 김미나 시의원 퇴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김 의원 제명 촉구와 국민의힘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8.연합뉴스

유족들의 김미나 의원 퇴출 요구는 이번이 두 번째다. 유족들은 지난해 12월 15일에도 창원시의회 앞에서 김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도대체 김 의원의 막말이 어느 정도길래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의 유족들이 창원까지 내려가 두번씩이나 사퇴 요구를 하는 걸까.

잘 알려진대로 김 의원은 ‘이태원 참사 막말’로 유명해진 인물이다. 9~10일 이틀간 시민언론 민들레가 김 의원이 과거 SNS에 올렸던 글들을 무작위로 뒤져보니, 조롱 대상은 이태원 참사 유족들 뿐만이 아니었다. 김 의원은 전라도민, 노동계, 성수수자 등을 거의 무차별적으로 조롱하고 있었다.

 

“자식 팔아 장사한다”

“시신 사진 공개하고 사고 사망자 명단 공개 하고 이러는 이유가 뭘까요? 이런 악의적인 짓을 스스럼 없이 저지르는 개자식들은 돌돌 말아서 악어밥으로 던져줘야겠어요!“

김 의원이 언급한 ‘시신 사진 공개’는 이태원 참사 초기 일부 유튜버들이 무분별하게 관련 장면을 방송한 행태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타당한 비판이다. 그런데 ‘사망자 명단 공개’는 시민언론 민들레가 처음했고 정의구현사제단 등이 뒤이어 동참했다. 새삼스럽지만, 민들레가 왜 희생자 명단을 공개했는지는 아래 관련 기사들을 참조하면 된다.

김 의원의 다른 게시글들을 보면 ‘악어밥’ 정도는 약과다. 유족까지 들먹이며 모욕하는 글들을 보면 망연자실해지고 만다.  “꽃다운 젊디 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들을 두 번 죽이는 유족들! 우려먹기 장인들. 자식 팔아 장사한단 소리 나온다.”

이밖에도 김 의원의 막말은 “누굴 위해 희생한 건지?” “놀러 간 것도 즐기러 간 것도 희생이냐? 강요해서 갔냐고!” “자식 팔아 한몫 챙기자는 수작”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심지어 “술과 마약이 참사의 원인”이라는 ‘허위사실’도 유포했다.

 

뉴스타파 갈무리
뉴스타파 갈무리

“전라도, 사이비 교주 뽑았네! 공산당 같으니라구!”

지난해 6월 1일 치러진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호남권 광역의원 선거에서 115석을 차지하는 등 완승을 거뒀다.

선거 다음날인 2일, 김 의원은 호남권의 선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전라도 혐오 글을 쏟아냈다. “투표율이 특히 저조한 이 와중에도 즐라도는 과학이다. 아주 그냥 사이비 교주를 뽑았네! 득표차가 저게 뭐냐? 공산당 같으니라구!”라는 글이었다. 즐라도는 일베들이 전라도의 멸칭으로 쓰는 말로 알려져 있다.

다시 3일, 이번에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 것이 분했는지 또다시 막말을 쏟아냈다. “인천 계양을은 호구로 밝혀졌다. 영기리(송영길)가 시부지기 내놓고 서울시로 가는 바람에 재명이가 낼름 먹어버렸네. 멍청이 또는 양아치에게 순서 바꿔가며 뺏지 달아주는 계양을 주민들은 그냥 똑같이 뇌가 없다고 보면 되겠다.” 유권자들은 ‘호구’로, 이재명 후보는 ‘양아치’로 표현하고 있다. 잘 알려진대로 인천 계양 지역에는 호남 사람들이 많이 산다.

김 의원의 전라도 혐오 발언은 또 있다. “전라도가 북한처럼 너무 낙후되어 있어서 피해의식에 찌들어 있는가? 했는데...좌파 정권 때 저것들이 나랏돈을 지역 발전에 안 쓰고” 같은 게시글이다. 그런가 하면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댓글도 눈에 띈다.

 

“노동계는 암적인 존재들”

김 의원은 노동계를 향해서는 “쌩양아치 집단” “또라이들” “암적인 존재들”이라는 극단적인 말을 써가며 비난하고 있었다. 특히 김 의원은 지난 겨울 화물연대 파업이 한창 진행 중일 때 거친 말을 써가며 노동자들을 조롱했다.

“화물연대 금속연대 전교조 민주노총 탈퇴하면 상 줍시다! 노벨 평화상 추천합시다!(민노총 탈퇴에 혁혁한 공로ㅋ)” “어중간히 아는 것들이 되도 않게 신념을 가져서 완장 차니 뭐라도 된 줄 알고 반기를 드는 가당찮은 또라이들!” “내가 진짜! 민주노총 안 미우면 사람이 아니다. 만만한게 국민이지! 결국에는 국민을 볼모로 레전드 땡깡작전을 시전하는 쌩양아치 집단! 사회악의 축! 암적인 존재들!”

지난해 11월 29일에는 더팩트의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의 사진과 함께 “인간아, 인간아, XX먹게 생겨가꼬 면허증은 우예 하나 따서 식솔들 밥술 좀 뜨게되니 눈이 뒤집히던가봐”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 의원은 관공서 공무원, 은행과 우체국 직원들의 점심시간도 못 마땅했는지 이런 글도 올렸다. “관공서, 은행은 24시간 근무하는 곳도 아닌데 점심시간은 교대근무를 해줘야지! 우체국에 갔다가 점심시간에 셔터 내리는 것 보고 깜놀! 시청 군청 구청도 마찬가지로 점심시간 휴식시간 보장하라고... 노조 것들한테 못된 것만 배웠네.” 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점심시간마저 ‘노조것들한테 배운 못된 것’으로 표현하고 있으니 충격적이다.

 

“청년 기초수급자가 벼슬이냐?”

김 의원은 형편이 어려운 청년들에게도 말화살을 날렸다. 청년들에 대한 정부의 각종 지원 정책 때문에 청년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는 망언이다. “한창 경제 활동을 해야 할 청년들을 되도 않게 지원금 배급 줘가며 멍청하게 길들이더니... 청년 기초 수급자가 급격이 늘었답니다.”

김 의원은 청년들을 향해 “X신 같은 것들!”이라는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기초수급자가 벼슬이냐”며 청년들을 개돼지에 비유한 다른 사람의 글에 공감 표시를 하기도 했다.

“노비는 노비스럽게 살아야 편안”

김 의원의 관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무한테나, 닥치는대로 악담을 퍼붓고 비웃고 있었다. 가히 전방위적이다.

누군가 기득권자들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니 김 의원은 “노비는 노비스럽게 살아야 편안~하지!”라는 댓글을 달았다. 지난 2016년 7월 “민중은 개돼지”라는 망언으로 비난을 샀던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얼굴과 겹친다.

김 의원의 막말은 마침내 성 소수자에로 향한다. “와~ 아무리 밤이지만 이런 춘구석에 남자끼리 손깍지로 잡고 흔들며 지나가는 못볼 꼴을 봤다! 마산 신세계 앞... 열두시...우웩~ 소름끼친다!”

우연히 성 소수자를 목격하고 쓴 글로 보인다. 누군가가 “꼴불견”이라는 댓글을 다니 다시 거기에 다시 “꿀 떨어지는 시선이 더 가짢은!”이라는 대댓글을 달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진보단체에 대한 적개심도 날것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색깔론도 등장한다.

“좌파들 보조금 도둑질한 좌파단체들 예산 전부 끊겠다.” 시의회 차원의 사무감사를 앞두고 올린 글이다. 누군가가 “좌파들 청소할 때 박수나 치자고”라고 지지하는 글을 올리자 김 의원은 “저도 지금 좌빨 청소 중”이란 댓글을 달기도 했다. “도서관에 공산당 책 차고 넘쳐 좌경화 돼”라는 글에서는 색깔론이 여과없이 표출되고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자신에게는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관련 세금을 낸 것이 억울했는지 “낼 때마다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 낸다”는 글을 올렸다. 경상남도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한 ‘공직자 재산 내역’에 따르면 김 의원과 배우자는 토지와 건물 등 23억여 원에 이르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김 의원 SNS 폐쇄국민의힘 경남도당 윤리위 안 열어

김미나 의원의 페이스북은 10일 오후 현재 폐쇄 상태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또다시 퇴출을 요구하고 나선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의원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시의원에 당선된 뒤 ‘이태원 막말’로 유족과 시민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김 의원은 유족들의 퇴출 요구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8일 '출석정지 30일'이라는 가벼운 징계만 받았다. 특히 400만 원에 이르는 의정비를 모두 받을 수 있어 '유급휴가'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지난해 12월 ‘이태원 막말’을 문제삼아 김 의원을 자체 윤리위원회에 회부했지만 징계 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김미나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김미나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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