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의 고단한 책임 벗어난 대리만족과 위로

소박하고 진솔한 삶에서 느끼는 자유와 성찰

발버둥 치는 도시인과 극명한 대비에 안도감

체면 따위 내던지고…♬자연인이 되고 싶다!♬

'자연인'에 관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중년 남성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산 속에 들어가 홀로 생활하는 사람(주로 남성)들을 찾아가 이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이죠. 이런 프로그램들이 왜 이토록 특정 나잇대의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까요?

 

자연인의 삶을 꿈꾸는 평범한 도시인의 자화상. Thomas Kim 시민기자
자연인의 삶을 꿈꾸는 평범한 도시인의 자화상. Thomas Kim 시민기자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겠지만, 한국 사회는 '보여주기'와 '체면치레' 문화가 정말 강합니다. 어릴 때부터 남들보다 더 좋은 학벌, 더 좋은 직장, 더 좋은 차, 더 넓은 집… 끊임없이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갑니다. SNS를 보면 다들 행복하고 멋진 삶을 사는 것 같고, 가족 행사나 모임에 가면 은근히 서로의 경제력이나 자녀의 성공을 비교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이런 문화 속에서 중년 남성들은 특히 더 큰 부담을 느끼는 듯합니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사회생활에서의 경쟁, 그리고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보여줘야 할 '이상적인 모습'까지. 숨 막히는 현실의 연속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인에 관한 프로그램은 그들에게 마치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 분석해 보니, 많은 분들이 제가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1. 팍팍한 현실에서 얻는 '대리만족'과 '마음의 위로’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대리만족'입니다. 도시의 아파트 숲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스스로 집을 짓고, 밭을 일구고, 직접 잡은 물고기로 밥상을 차리는 자연인들의 모습은, 많은 중년 남성들이 꿈꾸지만 현실에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삶이죠.

인터넷 게시판이나 커뮤니티를 보면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살고 싶다"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는 댓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획일화한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자연인들의 모습은, 어쩌면 사회가 강요하는 틀에서 벗어나고 싶은 중년 남성들의 내재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아닐까요?

특히 자연인들은 돈이나 명예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삶에 집중합니다. 비싼 옷을 입지도 않고, 값비싼 외제차를 타지도 않습니다. 그저 자연이 주는 대로 순응하며 소박하게 살아갑니다. 이런 모습은 끊임없이 경쟁하고 비교하며 살아야 하는 한국 사회의 중년 남성들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저렇게 살아도 괜찮구나" "행복은 돈이나 성공에만 있는 게 아니구나"라는 메시지를 주는 거죠. 이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선, 깊은 공감과 위로를 선사하는 지점입니다.

2. '보여주기'와 '체면치레' 문화에 대한 '성찰적 질문'

두 번째 이유는 조금 더 심층적입니다. 바로 한국 사회의 '보여주기'와 '체면치레' 문화, 그리고 그로 인해 겪는 중년 남성들의 내면적 갈등과 맞닿아 있습니다. 물론 모든 가정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파트 평수, 명품 소비, 해외여행 등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 신경 쓰는 경향이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러한 모습들이 남편들에게는 때로는 부담감으로, 때로는 피로감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우자와 자녀의 소비 생활이 부담스럽다"거나 "가족의 체면을 위해 과도하게 지출하는 것에 지쳤다"는 중년 남성들의 푸념 섞인 글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글들에서 중년 남성들의 복잡한 심경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자연인들은 이런 세속적인 가치들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갑니다. 자연에서 나는 재료로 소박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옷은 대충 걸치고, 명품은커녕 TV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자연인들의 모습은 중년 남성들에게 "저렇게 살아도 아무 문제 없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아등바등 살아야 할까?"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나아가 현대 사회의 물질주의적 가치관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단순히 자연의 삶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한국 사회의 특수한 문화, 특히 중년 남성들이 겪는 내면의 갈등과 불만을 간접적으로 해소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속 자연인들의 소박하고 솔직한 삶은 어쩌면 중년 남성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자유롭고 진솔한 삶'의 투영일지도 모릅니다.

3. '자유'에 대한 갈망과 '내려놓음'의 미학

마지막으로, '자연인'이 중년 남성들에게 어필하는 또 다른 중요한 지점은 바로 '자유'에 대한 갈망과 '내려놓음'의 미학입니다. 도시에서의 삶은 정해진 스케줄,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끊임없이 지켜야 할 규칙들로 가득합니다. 직장에서는 상사의 지시를 따르고, 가정에서는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런 삶 속에서 중년 남성들은 진정한 '나'를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연인들은 다릅니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고, 원하는 대로 하루를 보냅니다.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습니다. 오직 자연의 리듬에 맞춰 살아갈 뿐입니다. 이런 모습은 억압되고 통제된 삶을 살아가는 중년 남성들에게 '진정한 자기 결정권'이 주는 자유로움을 시사합니다.

자연인들은 또한 물질적인 욕심을 내려놓습니다. 돈이나 소유에 연연하지 않고, 자연이 주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이는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소유하려 하고, 남들보다 더 잘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도시인의 모습과는 극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이러한 '내려놓음'의 미학은 물질만능주의에 지친 중년 남성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마치 "네가 움켜쥐고 있는 것을 놓으면,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 줍니다.

마무리: 한국 중년 남성들이 자연인에 관한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히 재미있어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그들이 겪고 있는 현실의 고단함, '보여주기'와 '체면치레' 문화에 대한 피로감, 그리고 진정한 자유와 자아를 찾고 싶은 내재된 욕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그들에게 현실의 답답함을 잠시 잊게 해주는 '대리만족'을 제공하고, 더 나아가 팍팍한 삶에 지친 마음을 위로해 줍니다. 동시에, 한국 사회의 강압적인 문화에 대한 성찰적 질문을 간접적으로 던질 수 있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궁극적으로 이런 프로그램은 한국 사회가 중년 남성들에게 부여하는 과도한 부담감을 되돌아보게 하고, 진정한 행복과 삶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어쩌면 이 프로그램은 중년 남성들에게 "너의 삶도 괜찮아", "네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대로 살아도 돼"라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단순한 프로그램을 넘어선 하나의 '심리적 안식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가 개인의 삶의 질과 행복을 어떻게 보장해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화두를 던져줍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의견을 나눠주세요! 감사합니다!

노래 "자연인이 되고 싶어라"  (https://youtu.be/zb9mrdEYMz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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